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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베 총리, ‘사학 스캔들’로 흔들...대국민 사과에도 여론마저 싸늘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일본 언론 캡쳐

일본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일본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각을 둘러싼 이른바 ‘사학 스캔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지지율이 빠르게 하락하는 모양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국내 여론은 싸늘하다. 지난 주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한달 전보다 6%p 하락한 45%를 기록했고 집권여당인 자민당의 지지율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작년 10월 중의원 선거 압승 이후 내각 지지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재무성은 전날인 12일 작년 2월부터 4월까지 국회에 제출한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매각 관련 문서 중 14건에 대해 조작이 있었다고 공식 시인했다. 이번 조작 논란은 사학재단 모리토모 학원이 초등학교 부지로 국유지를 감정가인 9억 3천400만 엔보다 8억 엔이나 싼 1억 3천400만 엔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와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번 사건은 의혹제기 수준에 머물러있었다. 재무성에선 그동안 함구하다가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 자살하고, 국유지 매매 계약 당시 담당 책임자인 사가와 노부히사 국세청장이 사퇴하고 나서야 문서 조작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문제가 커진 건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와 관련된 내용이 삭제된 것이 드러나면서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4년 4월, 재무성과의 협의도중 모리토모 학원 측이 “국유지를 함께 찾던 아키에 여사가 ‘좋은 토지이기 때문에 이대로 추진하면 되겠네요’라고 밝혔다”라고 한 부분이 당초 문서엔 있었지만 국회에 제출된 문서엔 삭제돼 있었다. 또 모리토모 학원의 전 이사장과 아키에 여사가 직접 학원을 방문해 함께 찍은 사진도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불리는 아소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도 개입한 것이 알려지면서 야당의 내각 총사퇴 요구는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더구나 아베 총리가 “행정 전체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행정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들께 사죄한다”고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아키에 여사나 아소 부총리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비난을 더욱 사고 있다. 아베 총리는 사퇴론이 제기된 아소 부총리에 대해 “조직을 다시 세우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유임시켰다. 사가와 국세청장의 사퇴를 끝으로 사태를 일단락시키려는 생각으로 보인다.

그러자 야당에선 국회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아키에 여사의 국회 소환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전날 야당은 아키에 여사와 사가와 전 청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고 합의한 상태다. 현직 총리의 부인이 청문회에 서야 할 처지인 상황에서 문서 조작이 추가로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아베 총리에게 현 상황은 악재와 같다. 아베 총리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여권의 각 파벌 사이에서는 아베 총리가 아닌 다른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작년 2월 “나나 부인이 (모리토모학원의 국유지 매각과) 관계했다는 것이 드러나면 총리와 국회의원을 그만두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일본 언론들 조차도 “아베 총리의 정권 운영이 날로 불투명 해지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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