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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성 없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21시간 모르쇠

이명박 전 대통령이 21시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는 알 듯 모를 듯 한 말을 하며 포토라인을 넘었다. 아마도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생각을 에둘러 전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의 질문에 모른다와 아니다로 일관했다. 다스는 형인 이상은 회장의 것이라 주장했고, 도곡동 땅을 비롯한 차명 의심 재산도 본인과의 관련을 전면 부인했으며, 비자금이나 횡령 의혹에 대해서도 실무자 선에서 이뤄진 일로 책임을 미뤘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이나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등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더 치졸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책임을 모면하려 하는 길을 택했다. 적어도 측근들이 자백하고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일들에 대해서 만이라도 솔직한 반성을 기대했지만 말이 되건 안 되건 무조건 부인하고 자신을 위해 일했던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치보복 운운하는 이 전 대통령의 인식과는 달리 지금은 어디까지나 진실의 시간이다. 국고가 개인의 쌈짓돈처럼 쓰이고 국정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좌우됐던 과거에서 온전히 벗어나려면 거치지 않을 수 없는 시간이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했던 일을 떠올리면 적어도 ‘정치보복’이라는 말을 입에 담아서는 안 된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본인의 기준으로는 적폐청산을 바라는 민심조차 정치보복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최소한 한 때 국가의 최고지도자였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말을 조심해야 마땅하다.

21시간의 모르쇠로 이 전 대통령이 앞으로 취할 태도는 분명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최소한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마저 스스로 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원칙대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를 진행하는 것뿐이다. 이미 공범들이 줄줄이 구속되어 있는 마당에 구속수사가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 시간을 끌 이유도 없다.

검찰은 일체의 고려 없이 모든 죄를 낱낱이 파헤쳐 법의 심판을 물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의 말처럼 역사에 이런 일은 마지막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권력자가 권력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고 그 고통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오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 적폐의 뿌리를 남김없이 뽑아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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