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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청년, 문재인 정부 취업대책에서도 소외”

정부가 발표한 청년 일자리 대책이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거나 부양가족이 없는 청년에만 혜택이 집중돼 정책 효과가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책임연구위원은 월례 정책포럼에서 “정부가 발표한 중소기업 청년 지원 혜택 중 세금 감면 혜택은 상대적으로 소득보전 필요성이 적은 계층에 더 많은 혜택이 집중된다”고 지적했다.

지금도 부양가족이 있거나 의료비, 기부금, 교욱비 등의 지출이 많아 공제항목이 많은 청년은 세금을 전혀 납부하고 있지 않거나 아주 적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어 실제 혜택이 크지 않다.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청년들의 소득 수준인 총급여 2천500만원 근로소득자의 약 68%만 세금을 1원 이상 납부하고 있고 나머지 32%는 세금을 한푼도 내고 있지 않다.

이 위원은 “세금감면 혜택은 부양가족이 없거나, 기부금, 의료비 등의 지출이 적은 청년위주로 혜택이 집중 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청년들에게 혜택이 더 늘어나게 되는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얼마 전 발표한 중소기업 지원 혜택 중 세금감면 최대액은 45만원이지만 실제 정책 대상인 ‘2천500만원 청년 노동자’의 평균 소득세 납부액은 13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부가 주장하는 “45만원 세금감면 혜택”은 큰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대책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대책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이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의 청년 지원정책중 가장 많은 논란이 된 저축 매칭 ‘내일채움공제’ 역시 “여유가 있는 청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저축한 금액에 정부와 기업이 자산을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3년간 600만원을 저축하면 기업이 600만원, 정부가 1천800만원을 보태줘 3천만원의 목돈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이 위원은 “혜택을 받으려면 저축 여력이 존재해야 하는데 2천500만원 가량의 수입을 올리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이 주거비와 생활비를 빼고, 학자금 대출 상환까지 감안하면 정부가 생각하는 ‘저축여력’에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기존 부채가 없거나 적고, 부양가족이 없거나, 부모님과 함께 살아서 주거비 부담 등이 없는 청년이 저축 여력을 가질 수 있는데 이처럼 상대적 여유가 있는 청년위주로 정책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3년간 취업한 기업에 근무하며 저축해야 한다는 조건도 문제다. 2년 동안 근무하다 좋은 조건으로 이직할 경우 지원금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1년간 근무하다 창업을 하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한 국책연구기관은 최근 “중소기업 핵심인력 근속유지 지원제도의 사업논리에 해당되며, 청년고용촉진이라는 청년공제제도 본연의 목적과는 상충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연구위원은 “업무 이해도나 숙련도가 높아질 즈음 이직하는 것이 중소기업의 가장큰 고민인데
‘3년 근로’ 조건은 이같은 중소기업 고용난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청년이 더 나은 일자리나 창업을 위한 퇴직을 가로 막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 청년이 취업 게시판에 적힌 공고 문구를 바라보고 있다.
한 청년이 취업 게시판에 적힌 공고 문구를 바라보고 있다.ⓒ제공 : 뉴시스

이 연구위원은 “청년실업률 감소를 보장해 줄 수 있는 획기적이고 새로운 대책은 찾기 힘들다”고 단언했다. 마치 야구에서 희생번트가 아무런 통계적 뒷받침 없이 ‘중요한 작전’처럼 여겨지고 경기에서 수차레 반복되는 것처럼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행동편향을 지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청년실업률 감소를 위한 대안으로 “현재의 제도를 보다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상위계층의 소득보전 제도인 기존 근로장려세제(EITC)와 두루누리 사업(10명 미만 사업장에 보험 혜택)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이 위원은 “EITC나 두루누리사업은 특정 경제적 행위(번트)를 유도하지 않아 정부의 정책으로 사회적 손실이 발생(사중손실)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EITC제도를 두리누리 사회보험지원사업, 국민연금 크레딧 등을 연계하고 최저임금, 생활임금의 기준선을 통합적으로 재설계 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합해 복잡한 복지제도를 단순화하고 복지의 중복적용과 사각지대를 막는 큰 틀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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