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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시리아에서 할 수 있는, 하지만 실패할 게 분명한 세가지 선택
8일 의료진이 전날 저녁 동구타의 두마에서 화학무기 공격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이 사진은 시리아의 민간단체 화이트 헬멧이 제공한 것으로,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는 이 사진이 연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8. 4. 8.
8일 의료진이 전날 저녁 동구타의 두마에서 화학무기 공격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이 사진은 시리아의 민간단체 화이트 헬멧이 제공한 것으로,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는 이 사진이 연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8. 4. 8.ⓒAP/뉴시스

편집자주/미국의 시리아 폭격이 임박했다. 시리아의 알 아사드 정부가 반정부군이 장악한 지역의 주민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물론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이를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대 시리아 군사작전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뉴욕타임스에 국제 문제 칼럼을 연재해 온 맥스 피셔는 트럼프 행정부의 ‘제한된 공격’이라는 정책은 아무런 효과를 낼 수 없으며, 단지 미국내 정치적 효과를 위한 선택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정책결정 공동체는 일종의 컬트(cult)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원문은 America’s Three Bad Options in Syria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황상,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다시 많은 미국인들은 워싱턴의 정치인들이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리아 정부에 대한 징벌적 공습(punitive airstrikes)이 하나의 선택지로서 또 다시 가장 많이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논쟁들은 논쟁 참여자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의 시사점을 우리에게 던져 준다.

미국인들이 이렇게 빈번하게 제한적 공격(limited airstrikes)이라는 똑같은 정책적 결론에 도달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시리아 문제가 그렇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 이유에 대해, 그리고 또 미국의 대외 정책의 난맥상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얻게 된다.

미국인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화를 잘 들어보면 무엇인가 기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사이에서 논의되는 내용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이다.

버락 오바마가 (시리아 내전의 초기였고 아사드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혐의를 받았던) 2013년에 징벌적 공격을 수행했더라면, 시리아가 미래에 다시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막았을 것이고, 전쟁의 경로를 바꾸었을 것이며, 아마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전복했을까? 아마 2017년 이전에는 이렇게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 해군 소속 구축함 USS 포터호에서 2017년 4월 7일 새벽(현지시간)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시리아 정부군 소속 알 샤이라트 공군기지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미국 해군 소속 구축함 USS 포터호에서 2017년 4월 7일 새벽(현지시간)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시리아 정부군 소속 알 샤이라트 공군기지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AP/뉴시스

그러나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예전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구되었던 정확히 그러한 징벌적 타격을 수행했다. 하지만 시리아에서 변한 것은 명백히 거의 없다. 또 한가지 놀랍게도 미국에서도 변한 것이 별로 없다. 제한적 공격에 대한 믿음은 여전히 확고하다.

조지 워싱턴 대학의 중동 연구 교수인 마크 린치는 트위터에 “트럼프가 시리아의 비행장을 포격한 것이 완전히 무의미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가 2013년에 시리아를 공격했더라면 모든 것이 변화했을 것이라는 잘못된 통념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은가”라고 썼다.

사실 지금의 미국에서는 또 다시 그런 공격을 가하라는 압박이 증가하고 있으며 트럼프는 그러한 공격을 다시 수행할 것처럼 보인다.

저비용-저위험의 해결책은 없다

냉전 이후 짧은 기간 세계의 헤게모니를 잡은 미국은 ‘저비용-저위험’의 해결책(low-cost, low-risk solutions)에 점점 익숙해졌다. 그러나 원하든 원하지 않든, 미국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이 해법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편 미국인들은 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미국인들은 대통령의 의지나 결의의 부족을 문제의 원인으로 돌리고 있다.

카토 연구소의 분석관 엠마 애쉬포드는 트위터에서 이렇게 물었다.

“군사적 대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이것(추가적인 화학무기에 의한 공격)을 예방할 수 있는, 그러나 전면적인 침공에는 못 미치는, 현실적인 대응 방법이 있는가?”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이 질문에 대해 미국인이 할 수 있는 응답을 세 가지로 나누는 것이 좋겠다. 각각은 시리아 전쟁에 구조화되어 있는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대응으로서 제기된 것들이다.

첫번째 선택지는 오바마가 수행하라는 압박을 받았고 트럼프가 지난해에 수행한 제한적인, 징벌적 공격이다.

이런 조치는 아사드에게 적절한 수준의 대가를 치르게 하거나, 혹은 미래의 화학무기의 사용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낼 의도로 취해진 것이다. 동시에 이 조치는 전쟁을 예기치 않은 방향, 즉 미국을 더 큰 규모의 분쟁에 끌어들이거나, 시리아 정부가 붕괴되고 정국의 혼란이 확대되어 수백만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지도 모르는 그런 방향은 피하겠다는 의도로 취해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공격을 통한 과거의 노력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실패하였다.

첫째, 그런 공격이 아사드의 셈법을 변경시키지는 못했는데, 왜냐하면 아사드에게 이 전쟁은 개인적인, 그리고 국가적인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화학무기가 필요하다고 믿는다면, 그는 화학무기가 주는 이득보다 더 큰 생존의 위협에 직면할 때만 화학무기를 포기할 것이다. 그것은 ‘존재에 대한 위협(existential threat)’이라고 할 것인데, 미국은 그것이 초래할 위험성(이를테면 더 큰 규모의 분쟁과 같은) 때문에 그 정도의 위협은 가하려 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아사드의 동맹국인 러시아와 이란은 미국의 제한된 공격에 의해 발생한 비용을 해결하는데서 큰 어려움 없이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만약에 미국이 다른 시리아의 비행장을 포격한다면 러시아의 도급업자들이 아사드에게 새 비행장을 깔아줄 것이다. 그런 식의 공격은 아사드에게는 전혀 결정적 한방이 아니다.

제한적 공격이 미국의 결의와 강인함을 보여줄 것이라는 알 듯 말 듯한 주장은 국내 정치에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그런 메시지가 적대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

공습당한 시리아 정부군의 샤리아트 공군기지. 이 위성 영상은 공습 직후에 촬영된 것이다. 2017.4.7
공습당한 시리아 정부군의 샤리아트 공군기지. 이 위성 영상은 공습 직후에 촬영된 것이다. 2017.4.7ⓒ미국방부/AP/뉴시스

오바마의 해법은 역효과만 낳았다

두번째 선택지는 오바마가 선호했던 정책으로, 예를 들어 반정부 세력을 무장시킴으로써 아사드가 전쟁에 대한 비용을 더 많이 지불하게 하여 결국 미국의 요구에 따르게 하는 정책이다.

오바마는 반정부군에게 대전차 토우미사일을 제공했고, 그들은 그들이 “아사드 조련사(Assad tamers)”라고 부른 그 미사일을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정부군을 후퇴하게 하였다.

이 전략의 문제점은 아사드의 동맹국인 러시아와 이란이 미국의 대응에 상응하거나 이를 넘어서서 반대의 효과를 낼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총을 보내면 이란은 전투 여단을 보낸다. 미국이 미사일을 보내면 러시아는 포병부대를 배치한다. 러시아와 이란은 그저 추가 조치를 취하기만 하면 되는데, 이는 소위 “확장의 사다리(the escalation ladder)”에 대한 통제권을 그들에게 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어떤 분석가들은 반군에게 지급한 토우 미사일이 아주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위협을 느낀) 러시아가 2015년에 시리아에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오바마 식의 접근은 실패했을 뿐 아니라 끔찍한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더많은 피를 흘리는 전쟁에서 더 많은 시리아인이 고통받는 것, 그러나 아사드의 셈법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것. 이것이 오바바의 접근이 남긴 결과다. 계속되는 대응과 맞대응은 계속 똑같은 위험을 가져올 것이다.

세번째 선택지는 러시아와 이란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는 공격인데, 그것은 시리아 정부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완전한 개입, 혹은 공격일 것이다.

이러한 공격은 미국이 회피하려 애써왔던 두 개의 위험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낼 때에만 충분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첫 번째의 위험은 시리아 정부의 붕괴가 초래할 위험이며, 그것은 수백만의 삶을 혼란 속으로 밀어 넣고 아마도 전쟁을 연장시킴으로써 시리아인의 고통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두 번째 위험은 중동과 동유럽에서 적대행위를 급속히 증가시킬 능력을 가진, 핵무기로 무장한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군사적 대결이며, 그것은 수백만의 비 시리아인들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그래서 애쉬포드는 이렇게 다시 트위터에 썼다.

“결론:아사드의 행위는 혐오스럽다. 그러나 여기에는 어떤 현실적인 군사적 선택지도 없다. 시리아를 사실상 붕괴시키고 내전을 다시 악화시키겠다고 마음먹지 않는 한.”

그러면서 애쉬포드는 트럼프가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할”, 그러나 국내에서의 지지를 얻을 또 한 번의 징벌적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명백히 실패할 것이 분명한, 그리고 국내 정치적 효과를 노리는 정책

그런데 명백히 실패한 정책에 대한 지지가 왜 여전히 존재할까?

코넬대와 펜실바니아대의 정치학자인 사라 크렙스와 사라 맥시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인도주의적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그리고 군사적 행동 방식으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을 갖고 있다. 바로 이러한 점이 폭탄을 떨굼으로써 전쟁 난민을 구원한다는 식의 모순된 정책을 미국인들이 지지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단지 일반 유권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워싱턴의 정계에는, 트럼프의 지난해 시리아 공습에 대한 기이한 수정주의적 해석이 생겨났다. 이 해석은 왜 이전의 제한된 공격이 눈에 보이는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는가를 설명하려 하는데, 이에 따르면 그 공격이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단지 미국이 그 공격이 제공한 “레버리지(leverage)”를 적절히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체 가설도 있다. 제한적 공격이 “레버리지”로 좀처럼 전환되지 않는 이유는 제한적 공격이 “레버리지”를 만들어 내지 않기 때문이란다. 이쯤되면 “레버리지”라는 용어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이 지점에서 논쟁이 말해주는 건 시리아 전쟁에 대한 것이 아니다. 이런 논쟁은 미국에 대해서, 그리고 특히 워싱턴의 대외 정책 공동체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제한적 공격”에 대한 숭배(cult)는 워싱턴에서 너무나 강력하다. 심지어 제한적 공격을 하고나서도 그것이 적절히 활용된 적은 결코 없다고 주장될 정도다. 그저 어른거리는 희망 만이 여전히 남는다. (시리아의) 활주로를 폭격하면 워싱턴에 거주하는 정치가의 모든 꿈이 실현될 것이라는.

때로 미국은 텅 빈 활주로를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폭격하려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것이 미국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비용과 위험 없이 얻을 수 있는 방법이며, 과거의 모든 실패는 다음번에는 잘될 것이라는 증거일 것이라고 완전히 확신하면서.

Voice of the World / 편집 : 이정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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