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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문6답 : 시리아 내전은 어쩌다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이 됐나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 북동부에 나타난 러시아군. 이 병력은 이번에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동구타의 두마로 향하고 있다. 2018.4.12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 북동부에 나타난 러시아군. 이 병력은 이번에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동구타의 두마로 향하고 있다. 2018.4.12ⓒ신화/뉴시스

다시 시리아와 화학무기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하다. 지난 8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과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이 두마 지역에 대한 정부군의 화학무기 의심 공격으로 최소한 40명이 숨졌다고 SNS에 사진과 함께 발표했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정부와 언론은 즉각 시리아의 아사드 정부의 화학무기 공격을 기정사실화하고 시리아의 ‘처벌’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반면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는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앞으로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고사하고, 일어났다는 화학무기 의심 공격에서 누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그 사실관계 조차 알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의 전개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시리아 내전이 왜 발발했는지, 어떻게 전개됐는지, 어쩌다가 미국과 러시아가 여기에 끼어들게 됐는지, 그간 미국의 시리아 정책은 무엇이었는지를 아주 간략하게 살펴 보기로 하자.

내전 이전의 시리아는?

시리아는 1946년 독립공화국이 됐지만 1949년 이후 세 번의 쿠데타가 일어났다. 1954년의 봉기로 민주정부가 세워졌고 1958년부터 아랍권의 통일 국가 수립을 목표로 3년간 이집트와 통합했다.

1961년 아랍사회주의바트당 시리아 지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다. 소수인 시아파가 다수 수니파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1970년,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가 정권을 탈취하고 2000년 사망할 때까지 이슬람교가 아닌 세속주의와 일당제를 기반으로 시리아를 통치했다. 세속주의에 대한 반발은 1982년부터 6년간 이어진 무슬림 형제단 중심의 수니파 봉기로 폭발해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리아 내전은 어떻게 시작됐나?

시리아 내전은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일어났던 시위를 정부가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발생한 무력 충돌이 2012년부터 완연한 내전으로 번진 것이다.

아버지에 이어 2000년에 대통령이 된 아사드와 영국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은 수니파인 그의 아내는 집권 초기에 국민에게 민주주의와 개혁에 대한 희망을 줬다. 그러나 일당 독재와 정부 비판자들의 투옥 등은 이어졌다.

이에 대한 반발은 2011년 아랍의 봄 때 폭발했다.

1월경에 민주주의와 개혁, 부패 청산과 이슬람주의를 외치던 시위대는 4월부터 투입된 군대의 발포로 사망자가 늘자 이내 정권 교체를 요구하며 무기를 들기 시작했다. 이것이 시리아 내전의 시작이다.

미국은 왜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나?

한 마디로 이란 때문이다. 중동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은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인데, 이에 맞서는 나라는 시아파의 종주국 이란이다. 이란과 시리아는 긴밀한 동맹관계를 가지고 있다.

국민 다수인 수니파가 시리아의 시아파 정권을 무너뜨리면, 시리아를 통해 이란의 지원을 받던 레바논의 헤즈볼라나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란이 약화될 수 있다.

이란이 약화되면 미국에게 국내 정치적으로 중요한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가장 두려운 적이 약화되는 것이고,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게 경제적으로 중요한 아랍 국가들이 중동지역을 장악하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

바로 이 때문에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반군을, 그리고 이에 맞서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시리아 내전은 미국 및 그 동맹국들 대 러시아의 대리전이 돼 버렸다.

푸틴 러시아대통령을 만난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는 2015년 10월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을 만났다.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의 최대 후원자이기도 하다.
푸틴 러시아대통령을 만난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는 2015년 10월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을 만났다.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의 최대 후원자이기도 하다.ⓒAP/뉴시스

시리아 정권이 러시아에게 왜 중요한가?

러시아와 시리아의 관계는 소련이 시리아의 현대식 군대를 만들다시피 한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도 지중해변의 타르투스에는 러시아의 해군기지가 있다. 중동에서 미국에게 가장 믿을만한 동맹국이 사우디라면, 러시아에게는 그것이 시리아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러시아를 부활시키는 것을 외교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러시아는 또한 자국을 극단적인 이슬람 테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중동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푸틴은 2015~16년 동안 중동 국가들과 정상회의를 25번이나 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오바마보다 무려 5배가 많다.

또 시리아에서는 알카에다가 내전을 틈타 세를 확장하기 위해 반군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것 역시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이유다.

오바마 정권의 시리아 내전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었나?

대대적인 군사 개입을 원했던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부 장관과 반군에게 선진 무기를 공급하려 했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당시 CIA국장에 맞서 오바마는 가급적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오바마는 CIA와 국방부를 통해 반군의 모집과 훈련, 무기 공급에 도움을 주려했다. 2015년 한 해에만 국방부가 60명을 훈련시키기 위해 2억5천만달러를 썼다. 1인당 4백만 달러가 넘는 액수다.

또 오바마는 시리아에 있다고 알려진 화학무기가 사용되면, 그때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2013년 8월, 화학무기 공격으로 1000여 명이 사망했을 때 오바마는 군사행동을 취하지 않았고 대신 러시아의 중재를 거쳐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폐기와 국제적 감찰에 합의했다.

이로 인해 오바마는 ‘유약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런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친다.

물론 오바마 정부 집권시절이었던 2014년 이후 미국은 시리아와 이라크를 공습했다. 하지만 이 때 오바마 정권의 공습 목표는 미국과 중동의 현질서에 가장 위협적인 이슬람 국가(IS)에 제한돼 있었다.

이라크 정부는 IS를 반대한다는 것이 명백했기 때문에 미국은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했다. 하지만 초기에 시리아서는 누가 IS를 반대하는지 명확하지 않았다. 반군은 정권 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은 IS와의 전투에서는 (혼란을 틈타 독립국가를 세우려던) 쿠르드와 손을 잡는다.

결국 오바마 정권은 수천 차례 시리아를 공습했고 수백 명의 특수 부대를 투입해 시리아와 이라크 사이에 있던 IS의 공급로를 차단하고 쿠르드족 민병대를 지원했다.

미국 해군 소속 구축함 USS 포터호에서 7일 새벽(현지시간)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시리아 정부군 소속 알 샤이라트 공군기지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2017.4.7
미국 해군 소속 구축함 USS 포터호에서 7일 새벽(현지시간)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시리아 정부군 소속 알 샤이라트 공군기지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2017.4.7ⓒAP/뉴시스

트럼프의 시리아 정책은 어떻게 다른가?

집권 초기의 트럼프는 오바마와는 달리 러시아나 아사드 정권에 맞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오바마 집권 시기였던) 2013년 ‘화학무기 마지노선’ 논쟁이 있었을 때, 트럼프는 “다시 한번 우리의 아주 멍청한 지도자에게 요구한다. 시리아를 공격하지 말라”라고 트윗했고 대선 캠페인 당시에는 “모르는 적보다 아는 적이 낫다”며 아사드 정권의 교체에도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이 모든 것이 2017년 화학무기 의심 공격으로 바뀌었다. 트럼프는 죽은 아이들의 사진과 동영상에 경악을 표했고 곧 보복 공습을 가했다. 미국이 처음으로 시리아 정부를 직접 공격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두마지역 화학무기 의심 공격이 일어난 것이다. 트럼프가 다시 보복 공격을 할까? 만일 그렇다면 그 보복 공격은 어떤 형태와 규모로 이뤄질까? 아직은 그 답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답이 어떻든 이번 사건이 시리아 내전에 또 한 번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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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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