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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당성도 실효성도 없는 미국의 시리아 공습

미국이 14일 시리아 내 화학무기 관련시설로 지목한 연구시설과 물류시설 등 3곳을 전격적으로 공습했다. 이 장소가 각각 화학무기의 연구 개발과 저장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게 미국의 설명이다. 미국은 총 10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영국과 프랑스도 이 공격에 참여했다. 미국은 1년 전에도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이유로 시리아를 공습한 바 있다.

시리아를 지원해 온 러시아는 미국의 공습에 반발했다.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이번 화학무기 공격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몇몇 구호단체가 사진 등을 공개했지만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이 사진이 연출된 것이며, 해당 지역에서 화학무기 사용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 정부는 자체의 정보를 통해 화학무기 사용을 확신하며, 그 주체로 아사드 정부를 지목한 상태다.

사실 관계가 분명히 드러나자면 중립적 기구의 조사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미국이 사실 여부가 확정되기 전에 군사 공격부터 실시한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다. 더구나 유엔 안보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아무런 결의안도 마련하지 못했다. 미국의 군사 공격이 국제법적 뒷받침 없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정당성도 약하지만 실효성도 매우 의심스럽다. 미국은 이미 1년 전 똑같이 양상을 거쳐 시리아의 공군기지를 공격한 바 있다. 설사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또 사용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미국의 공격이 이를 중단시키지 못한 것이다. 미국이 이번에 감행한 공격 역시 아사드 정권에 치명상을 입혔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공격 직후 아사드 정부는 오히려 여유를 보이기도 했고, 러시아도 미국의 로켓을 격추시켰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트럼프 정부가 정당성도 실효성도 없는 공습을 감행한 데는 국내 정치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본다. 미국의 정치권은 시리아에 대해 강경책을 펴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임 오바마 정부를 비난해왔고, 이를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공습을 결정했다. 하지만 미국은 자신들의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전면적 군사개입은 매우 꺼리고 있다. ‘제한된 공격’으로 정책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이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은 재삼 확인할 필요도 없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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