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기고] 대학생 518명이 전두환을 고발하려는 이유

38년이 지났지만 5·18광주민중항쟁의 진상규명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을 향한 집단발포는 있었지만 ‘발포명령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군사작전이 펼쳐졌지만 이를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드러나지 않았다. 누구나 전두환이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전두환은 아직도 5·18을 왜곡하며 뻔뻔한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 2017년 전두환은 5·18을 왜곡하는 ‘회고록’을 출판하여 논란을 빚었다. 그는 회고록을 통해 스스로 군사작전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전두환이 이토록 뻔뻔할 수 있는 배경에는 더 이상 5·18로 자신을 처벌할 수 없다는 자신감이 있는 듯하다. 그는 1997년 이미 광주 군사진압에 대한 판결을 받았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집권 당시 ‘80위원회’ ‘511위원회’를 만들어 관련 문서를 조작하거나 폐기했다. 게다가 무기징역마저 사면으로 피해갔으니 더 이상 무서울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지난 해 드러난 새로운 증거들은 상황을 바꾸어놓았다. 헬기를 동원하여 무차별 난사를 벌이고, 폭탄을 장착한 전투기를 출격대기 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5월 21일 집단발포를 앞두고 “실탄 장전·유사시 발포 명령 하달”하라고 작성된 문서도 공개되었다. 전두환을 재수사하고 ‘발포명령자’를 밝혀내는데 한걸음 더 다가선 것이다.

5월단체, 시민사회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15일 전일빌딩 10층(당시 전일방송 영상 데이터베이스 사업부)에서 5·18 당시 계엄군이 헬기 기총소사 한 것으로 추정되는 총탄자국을 살폈다. 당시 금남로 창가쪽 천정을 비롯해 기둥에 빼곡한 총탄 흔적이 발견됐다.
5월단체, 시민사회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15일 전일빌딩 10층(당시 전일방송 영상 데이터베이스 사업부)에서 5·18 당시 계엄군이 헬기 기총소사 한 것으로 추정되는 총탄자국을 살폈다. 당시 금남로 창가쪽 천정을 비롯해 기둥에 빼곡한 총탄 흔적이 발견됐다.ⓒ김주형 기자

올해 통과된 5·18 특별법은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법에 따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권력에 의한 학살과 발포명령자 등을 규명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5·18 진상규명에 비협조적이거나 방해를 하는 세력이 남아있기도 하다. 지난해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5·18 관련 진술을 거부하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5·18 재수사를 정치보복으로 폄훼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체포권이 없다는 점은 완전한 5·18 진상규명을 루는데 한계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5·18 특별법이 가진 한계를 넘어 전두환 재수사와 처벌을 실현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나섰다. 대학생들이 ‘대학생검사’ 518명을 모집하여 직접 전두환 고발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 4월 7일, 5·18 유공자를 초청한 자리에서 전두환 재수사와 처벌을 다짐하는 선서를 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검찰에 직접 전두환 고발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헬기 사격, 실탄장전 문서 등 새롭게 드러난 증거를 바탕으로 전두환이 이를 지시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며 강력한 수사를 통해 발포명령자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고발장 작성과 함께 전두환 재수사를 촉구하는 캠페인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전두환을 처벌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목소리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97년 당시 국민이 목소리 내어 5·18 공소시효가 끝난 전두환을 처벌했다는 것과 박근혜 탄핵과정에서 국회의 탄핵안 가결과 헌재의 탄핵인용 또한 국민의 힘으로 이끌어낸 점을 그 근거로 내세웠다.

대학생들은 20사단 투입 승인 등 전두환의 쿠데타를 지원한 미국정부의 사과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생들은 “지난해 공개된 ‘닉 플랫 메모’를 통해 5월 21일 집단 발포 직후 미국의 최고위급 정책결정자들이 모여 전두환을 지원하기로 한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미국 정부도 전두환의 공범으로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시민난장에서 시민들이 전두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밟고 있다.
지난해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시민난장에서 시민들이 전두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밟고 있다.ⓒ양지웅 기자

다가오는 5월 ‘대학생검사’는 전두환 자택 앞에서 출두요구를 하는 퍼포먼스와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두환 재수사를 바라는 대학생들의 의지를 보여주고 국민들이 통쾌함을 느끼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5월 19일과 20일 광주에서 ‘대학생법정’ 문화제를 열어 전두환 처벌을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5·18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려는 대학생들의 활동이 기대된다. 올해는 더 이상 폄훼와 왜곡으로 얼룩진 5·18이 아니라 진정한 역사청산을 완성한 5·18을 맞이하길 기대해본다.

윤태은 5.18 대학생검사단 기획단, 청춘의지성 회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