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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후원’ 위법 판단에 결국 낙마한 김기식 금감원장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 논란으로 사퇴위기에 처해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대표이사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자료사진.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 논란으로 사퇴위기에 처해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대표이사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자료사진.ⓒ임화영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이른바 '5천만원 셀프 후원' 의혹과 관련해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김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김 원장과 관련해 하나라도 위법 사실이 발견되면 사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던 문 대통령은 곧 그의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김 원장 임명을 재가한 지 불과 17일 만이다.

선관위 "부담 금액 명확하지 않을 때 종전 범위 초과 금액 납부하면 위법"

선관위는 이날 오후 경기도 과천청사에서 권순일 중앙선관위원장이 주재하는 전체 위원회의를 열고 청와대의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지출 적법 여부 등'에 대한 질의에 대해 최종 판단을 내렸다.

앞서 청와대는 임종석 비서실장 명의로 선관위에 ➀국회의원이 임기 말에 후원금으로 기부를 하거나 보좌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주는 게 적법한지 ➁피감기관의 비용부담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것이 적법한지 ➂보좌직원 또는 인턴과 함께 해외출장을 가는 것이 적법한지 ➃해외출장 중 관광을 하는 경우가 적법한지 여부를 질의했다.

이중 선관위는 첫 번째 질의에 대해 '유효한 정관·규약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부담 금액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을 때 종전의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는 금액을 납부하면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선관위는 "국회의원이 시민단체 또는 비영리 법인의 구성원으로서 당해 단체의 정권·규약 또는 운영관례상의 의무에 기해 종전의 범위 안에서 회비를 납부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않으나, 그 범위를 벗어나 특별회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제공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113조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은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 막판인 2016년 '선거법이 허용한 범위를 벗어난다'는 당시 선관위 답변에도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 당시 '더좋은미래' 초기 가입비로 1000만원을 내고 월회비로 20만원을 내고 있었던 김 원장이 종전의 범위를 크게 넘어선 규모를 기부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주장대로라면 선관위의 이날 판단은 김 원장에 대한 과거 답변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원장은 의원직을 마무리하면서 선관위에 잔여 정치자금의 처리 문제를 문의했고, 선관위는 '정관·규약 운영관례상의 의무에 기하여 종전 관례상...' 문구로 답했다"며 "김 원장은 당시 이를 문제가 없다고 해석했고, 더좋은미래에 5000만원을 기부하고 선관위에 신고했다. 물론 선관위는 김 원장의 신고에 당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금감원장에 임명되는 과정에서 김 원장은 민정의 검증을 받았으나 민정의 설문지에는 잔여 정치자금 처리에 대한 항목이 없었기 때문에 신고를 하지 않았고, 언론보도 이후 민정의 요청에 따라 2016년 선관위 답변서를 제출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은 그 당시 선관위 답변서가 명확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고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중앙선관위에 질문서를 보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 원장의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서 김 원장은 곧바로 금감원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는 즉각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밤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선관위 판단을 존중한다"며 "문 대통령은 선관위 판단 직후 사의를 표명한 김 원장의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뉴시스

선관위, 나머지 질의사항에 대부분 '적법' 결론

선관위는 나머지 질의 사항에 대해서는 적법하다고 결론을 내리거나, 사안별로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선관위는 가장 논란이 됐던 '국회의원이 피감기관 등의 비용부담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것'에 대해서는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의 수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답변했다. 선관위는 다만 "이러한 행위가 정치자금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해외출장의 목적과 내용, 출장의 필요성 내지 업무관련성, 피감기관 등의 설립목적 및 비용부담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상규상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국회의원 해외출장시 보좌직원을 동행시키는 것과 외유성 관광 일정을 갖는 것에 대해서는 "사적경비 또는 부정한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 한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해외출장 건에 대해서는 민정에서 검증을 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여전히 적법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선관위는 국회의원이 보좌직원에게 '정치할동 보좌에 대한 보답'과 '퇴직에 대한 위로'를 통해 통상적인 범위 안에서 금전을 지급하는 것은 정치활동을 위해 소요되는 경비에 해당되기 때문에 '정치자금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선관위 회의 결과에 대해 야당은 일제히 청와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조국 민정수석은 김 원장 사태는 물론 일 년 간 벌어진 인사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한다. 대통령은 조국 수석 역시 당장 경질해야 한다"며 "여기서 잠시라도 시간을 더 지체한다면 부도덕과 위선의 신기록, 궤변과 버티기의 신기록만 새롭게 경신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권성주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김 원장 사태는 청와대가 국민보다 '내 사람 지키기'를 우선함을 보여준 것"이라며 "'인사참사' 조국 민정수석은 사퇴하고, '국민패싱'한 문 대통령은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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