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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대북 사업 7대 독점권’ 지금도 유효할까?

“금강산‧개성관광, 개성공단은 물론 향후 7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까지 남북경협사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말이다. 2008년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 2016년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남북경협 중단 직격탄을 맞은 현대그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 회장은 지난 8일 자신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남북경협TF’를 출범시켰다. TF에는 현대아산 대표와 그룹 전략기획본부장, 각 계열사 대표들이 포진했다. 현대아산 남북경협 담당 부서와 현대경제연구원 남북경협연구부서, 전략기획본부, 그룹의 홍보실이 배치됐다. 현대그룹의 경협 전문가와 핵심 역량이 망라된 것이다.

현 회장은 “TF가 현대그룹의 핵심 역량과 의지를 하나로 모아 남북경협사업의 구심점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남북경협사업 선도기업으로서 지난 20여년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중하면서도 주도면밀하게 사업재개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 등 현대아산 관계자들이 지난 2014년 12월 2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출경에 앞서 방북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 등 현대아산 관계자들이 지난 2014년 12월 2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출경에 앞서 방북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현 회장이 언급한 “7대 사회간접자본 사업”은 이른바 ‘7대 사업 독점권’을 말한다. 현대그룹은 2000년 8월 북한과 ‘경제협력사업권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북한 내 대형 SOC 배타적 사업권을 확보했다. △남북 철도연결 △통신사업 △전력이용 △통천 비행장 건설 △금강산 저수지의 물 이용 △관광명승지(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종합개발 △임진강댐 건설 관광 등 7개 사업이 합의서에 담겼다. 합의서엔 현대가 이들 분야에서 30년간 개발, 건설, 설계, 관리, 운영과 이에 따른 무역 등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업 논의를 위해 당시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두차례 만났다. 북측은 대외 경제협력을 담당하는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가 협상 파트너로 나왔다. 현대 아산은 사업권의 대가로 5억달러(약5천350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사업 독점권이 여전히 유효한지는 두고 봐야 한다. 앞서 북한은 2011년 4월, 아태 대변인 담화를 통해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 독점권을 취소했으며 같은 달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발표해 금강산지구에 금강산국제관광특구를 설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발표 두 달 뒤인 6월, 금강산 관광 사업에서 현대아산의 독점적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금강산 국제관광특구법’을 제정했다. 당시 특구법에는 ‘국제관광특구에는 다른 나라 법인, 개인, 경제조직이 투자할 수 있다. 남측 및 해외동포, 공화국의 해당 기관, 단체도 투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합의서에는 현대와 북측 사이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조정 절차도 명시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분쟁 발생시 쌍방이 협의하에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30일 이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관계기관 인사를 포함, 남북 각 3명씩 참여한 조정위워회를 구성하고 만약 조정위에서도 협의가 되지 않으면 30일 이후 중국 베이징의 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하게 된다.

현대아산측은 아직 ‘독점 사업권’에 대한 언급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천문학적인 금액 투자로 확보한 독점권이 무효화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없지만 아직 북미 정상회담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리고 남북경협까지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에서 독점권부터 주장하기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대외적 환경이 조성되고 본격적인 경협 논의가 들어가면 그때 되어서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철저히 점검하고 완벽하게 준비해 나가자는 것 말고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율곡로 현대아산 본사에서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자료사진)
서울 종로구 율곡로 현대아산 본사에서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자료사진)ⓒ제공 : 뉴시스

홍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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