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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인들의 ‘위대한 귀향행진(#GreatReturnMarch)’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1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미국의 대사관 이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하면서 60여명이 숨지고 27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2018.05.16.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1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미국의 대사관 이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하면서 60여명이 숨지고 27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2018.05.16.ⓒAP/뉴시스

편집자주/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을 하루 앞두고 미국의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날이었던 지난 14일은 이 지역에 거주해왔던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학살의 날’이었다. 이날 평화적 시위를 벌인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해 이스라엘 보안군은 실탄 사격을 감행했고, 이날 하루에만 58명이 숨졌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는 ‘위대한 귀향행진(Gaza’s Great Return March)’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졌는데, 이 시위를 제안했던 아흐메드 아부 라티마(Ahmed Abu Ratima)는 뉴욕타임스에 보낸 기고에서 이번 시위의 배경과 문제의식을 설명했다. 원문은 I Helped Start the Gaza Protests. I Don’t Regret It.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자지구의 ‘위대한 귀향행진’의 씨앗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며칠이 지난, 작년 12월 9일에 뿌려졌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오랫동안 예루살렘을 자신의 수도로 삼거나, 혹은 적어도, 모든 이들의 동등한 권리를 보장해 주는 국가에 포괄되어 있는 공동의 수도로 만들려는 꿈을 지니고 있었다. (트럼프의 발표에 따른) 가자지구의 배신감과 고통은 명백했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 나는 나의 친구 핫산과 여느 때처럼 장벽을 따라 걸었다.

나는 우리의 길을 막는 철조망 담장 건너편의 나무를 보면서, “저기 우리 땅이 있어. 여기에서 몇 킬로밖에 되지 않아,”라고 핫산에게 말했다. 그러나 저 담장과 그것을 지키는 군인들 때문에, 나의 고향은 너무나 멀리 있다. 이집트가 남쪽의 출구를 막고 있고, 이스라엘이 바다와 공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북쪽으로의 접근도 막고 있기 때문에, 내 나이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자지구를 떠나 본 적도 없다.

이런 생각이 내가 페이스북에 나의 소망을 기록한 계기가 되었다.

그 글은 가자지구의 사람들의 대단한 공감을 얻어 지난달 내내 벌어졌던 역사적 항거를 낳은 (위대한 귀향행진) 운동을 촉발했다. 이스라엘이 벌인 세 개의 전쟁을 겪은 나의 예상을 뛰어넘어, 이스라엘은 시위에 대해 훨씬 더 난폭하게 대응했다.

최근의 추산에 따르면, 월요일(14일)에만 50명이 사망하였고, 전체적으로는 104명의 시위자들이 죽임을 당했으며, 수천 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사람들은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왔다.

경계선에 대한 혐오는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는 감정

경계선에 대한 나의 혐오는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는 감정이라는 점에서 보편적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 개인적인 면도 있다. 나의 조부모와 조부모의 조부모들은 지금은 이스라엘의 중부지방이 된 람라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산보를 하면서, 나는 집안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그 땅에 대해 상상해보았다.

그러나 나는 또한, 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경계선의 파괴적인 영향을 경험했다. 나는 이스라엘이 시나이반도에서 철수하면서,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에 있는 나의 고향 라파를 둘로 나누어 놓은 지 2년이 지난 1984년에 태어났다.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라파시의 중심부를 둘로 나누어 완충지대로 만들었고, 내 가족을 포함한 가족들을 철조망으로 나누었다.

나의 어머니의 가족들은 이집트 쪽에서 살았는데, 라파의 분할 때문에 나의 부모들은 결국 함께 살수 없게 되었다. 나의 어머니는 돌을 던지면 닿을만한 거리에 살았음에도, 19년의 세월이 흘러서야 나는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12월의 그날, 나는 넘을 수 없는 경계선을 새들이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서, 나는 새들과 동물들이 인간보다 얼마나 더 영리한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은 장벽을 세우지 않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산다. 산보에서 돌아와, 나는 만약 어떤 사람이 새처럼 저 장벽을 넘어간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궁금하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나는 “왜 이스라엘 군인들은 마치 그가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처럼, 그에게 총을 쏘려 할까?”라고 썼다. 나의 생각은 저 나무로 가서 거기에 앉은 다음, 그저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한 달 후, 나는 다시 한 번 글을 게시했다. 그 게시글에서 나는, “내 눈을 뜨게 해줘서 고맙다, 이스라엘. 이스라엘이 점령지로 들어갈 출입구를 만들어 사람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게 해주었더라면, 그리고 젊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주었더라면, 우리는 몇 세대를 더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투쟁할 것인가 아닌가,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라고 썼다. 나는 그 게시글을 ‘위대한귀향행진(#GreatReturnMarch)’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게시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규탄하는 시위가 주 요르단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가운데 시위대가 이스라엘 국기를 태우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규탄하는 시위가 주 요르단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가운데 시위대가 이스라엘 국기를 태우고 있다.ⓒ뉴시스

우리가 우리의 고향에서 쫓겨난 날

가자지구의 젊은이들은 나의 글을 공유하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면서, 즉각 나의 글에 반응했다. 딱 일주일이 지나니, 수백 명의 사람들이 나의 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청년위원회를 결성하고 지역의 기관, 조직들과 모임을 가졌다. 우리는 또한 정당들과도 모임을 가졌다. 우리는 가자지구 내의 모든 사회부문들이 우리의 활동에 함께하기를 희망했다.

위대한 귀향행진을 시작한 이후 벌어진 일들은 우리가 희망했고 예상했던 것이기도 했지만, 희망과 예상을 벗어난 점도 있었다. 이스라엘이 우리의 행진에 극악한 폭력으로 대응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이 정도까지 잔인하게 대응하리라 예상하지는 못했다. 다른 한편, 나는 대부분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보여준 일관된 비폭력 투쟁에 크게 감동받았다.

몇 년 전이었다면, 평화적인 시위로 무엇인가 성취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평화적인 시위 이외의 어떤 다른 형태의 저항도 구체적인 성과를 낳지는 못했다. 나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우리의 저항 방식의 변화가 놀랍다. 이전의 우리의 투쟁은 무장한 팔레스타인 전사와 이스라엘의 저격수, 탱크, F-16전투기 사이에서 벌어지는 투쟁이었다. 이제 우리의 투쟁은 남녀노소가 함께 하는 평화적인 시위자들과 점령자 사이의 투쟁이다.

위대한 귀향행진은, 팔레스타인인들이 1948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기의 땅과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로 살고 있는 현실이, 지금의 갈등의 근본원인이라는 점을 세계인들에게 알려준다.

우리는 70년 전의 5월 15일(이스라엘의 건국일이다/편집자주)이 우리가 우리의 고향에서 쫓겨난 “대재앙”의 날이므로, 그날을 우리의 항쟁의 총집중일로 선택했다. 두 개의 민족이 평화롭고 동등하게 함께 살게 해 줄, 앞으로 나오게 될 그 어떤 해결책도, 반드시 이러한 잘못에 대한 인정을 그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저격수를 동원해 우리의 투쟁에 대응하지만, 나는 이 행진을 “조직하고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비폭력투쟁을 계속할 것이다. 내가 “조직하고 있는”에 인용부호를 단 이유는, 하나의 운동이 (금요일에 약 20만 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정도로) 그 규모가 매우 커지면, 그것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연에 화염병을 부착하는 것을 막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메시지가 평화롭고 동등한 공존이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다. 우리는 또한 시위자들이 이스라엘 영역으로 넘어가려 시도하는 것을 막으려 노력해왔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들을 제지할 수는 없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 중 가장 강력한 행동의 동력이라 할 자유를 갈망하는, 갇혀 사는 자들이 벌이는 행동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5월 15일 이후 그 사람들이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스라엘이, 우리가 추방당했던 고향과 땅으로 되돌아갈 우리의 권리를 인정할 때까지, 우리의 투쟁을 이어갈 열의에 넘쳐 있다.

절망이 이 새로운 세대를 추동하고 있다. 우리는 인간 이하의 삶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가자지구의 봉쇄를 끝낼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 때까지, 국제기구들과 이스라엘 간수들이 서있는 문을 계속 두드릴 것이다.

Voice of the World / 편집 : 이정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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