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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택시운전사’ 사례 들며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선고한 판사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선고가 이어지고 있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4단독 이승훈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1) 등 4명에 대해 지난 14일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A씨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이자 현역병 입영대상자로서 지난해 11월 평택시 자택에서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종교적인 이유로 정해진 날짜에 입대하지 않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를 비롯해 같은 혐의로 기소된 4명에 대해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또한 선고에 앞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당시 택시운전사의 사례를 들며 집총 병역 외에도 국가를 수호할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모든 국민은 대한민국을 수호해야 할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다”며 “다만 반드시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만이 국가를 수호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아님을 우리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사례로 일제 당시 민족문화수호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구성원의 외교활동과 함께 택시운전사를 언급했다.

이 판사는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쏜 계엄군이 아니라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택시운전사가 민주공화국을 수호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는 대체복무제를 조속히 마련해야 할뿐더러 병역법에서 규정하는 입영 불응의 ‘정당한 사유’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포함하지 않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법치의 혜택에서 배제하고 그들에게 존엄한 삶을 보장해 주지 않는 결과를 초래, 헌법 제1조 1항의 민주공화국 원리에 반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법원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인천지방법원 형사3단독 이동기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B(22)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결정은 또 다른 헌법적 가치인 평화주의와 생명존중에 입각한 것”이라며 “이들이 내세운 거부사유는 헌법에 의해 강력하게 보장되는 권리”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처벌하는 근거가 되는 병역법에 대한 위헌 심판을 앞두고 있다.

앞서 헌재는 병역법에 대해 지난 2004년과 2011년에 두 차례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2015년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3명이 헌법소원을 제기함에 따라 현재 3번째 위헌 심판이 예정돼 있는 상태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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