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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성폭행·간첩조작’ 만행 등 5·18을 꿰뚫다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38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학살·성폭행·성고문·간첩조작’ 등 신군부와 계엄군의 만행을 주제별로 고발하는 특별전시가 있다.

5·18 자유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이다. 이 전시는 5·18기념문화센터(소장 임종수)에서 지난 10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미 당일 개막식에서 영화 ‘택시운전사’로 널리 알려진 독일 특파원 고 위르겐 힌츠페터씨와 그를 태우고 광주를 다녀간 고 김사복씨 이야기를 그의 아들 김승필씨가 풀어내 주목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단지 하나의 방에 담긴 이야기일 뿐이다. 모두 스물세 개인 방에는 각각 개별적인 주제로 5·18을 풀어나간다.

헌병대 사무실과 식당, 영창, 법정, 중대내무반 등을 각각 쪼개 스물세 개로 나눴는데, 신구분 쿠데타와 5·18민중항쟁 발발 배경을 담은 ‘반란의 방’부터 시작해 마지막으로 당시 고문현장인 내무반 모습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침묵의 방’으로 끝이 난다.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여섯번 째 왜곡의 방에는 당시 신군부의 음모와 만행으로 ‘가두방송’을 진행하던 전옥주(본명 전춘심)씨가 간첩 ‘모란꽃’으로 몰리고 성고문까지 당해야 하던 기록을 담고 있다. 전씨는 18일 오전 10시 제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출연해 이같은 만행을 국민들 앞에서 고발할 예정이다.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여섯번 째 왜곡의 방에는 당시 신군부의 음모와 만행으로 ‘가두방송’을 진행하던 전옥주(본명 전춘심)씨가 간첩 ‘모란꽃’으로 몰리고 성고문까지 당해야 하던 기록을 담고 있다. 전씨는 18일 오전 10시 제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출연해 이같은 만행을 국민들 앞에서 고발할 예정이다.ⓒ김주형 기자

이 가운데는 눈길을 끄는 곳이 바로 여섯번 째인 ‘왜곡의 방’과 열번 째인 ‘진실의 방’이다.

내란음모와 북한군 개입설의 진실을 밝히는 ‘왜곡의 방’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가두방송’을 담당했던 전옥주(본명 전춘심)씨에 대한 간첩조작이다. 일명 ‘모란꽃’이라는 간첩으로 몰고, 전 씨가 북한 모란봉에서 2년 동안 간첩교육을 받고 넘어왔다고 발표했지만, 경찰 출신 아버지를 둔 신원이 너무 확실해 실패했다. 계엄당국은 결국 그해 9월 ‘간첩죄’가 아닌 ‘계엄포고령 위반’ ‘내란음모’로 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전 씨에 대한 고문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고문도 고문이었지만 ‘성고문’은 심각했다. 한 월간지 1996년 9월호에 실린 고백수기(광주항쟁 가두방송의 여인 전옥주의 충격 고백수기 ‘간첩조작 성고문도 버텨냈다’)에서 전 씨는 당시 성고문을 이렇게 고백했다.

“가장 참기 어려웠던 것은 치욕스런 성고문이었다. 수사관은 내 옷을 다 벗긴 뒤 총 개머리판과 나무 자로 음부를 마구잡이로 후비고, 짓찧으면서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폭언과 만행을 저질렀다. 사흘째부터 심한 통증과 함께 하혈이 시작됐지만 성고문은 멈추지 않았다.”

증언에 따르면, 뿐만 아니라 야구방망이, 쇠파이프에 맞아 하루만에 팔이 부러졌고, 척추 뼈도 두 대가 내려앉았으며, 온몸은 부어올랐다. 열흘 동안 재우지 않고 화장실 대신 총을 겨눈 상태로 잔디밭에서 볼일을 보게 했다.

이처럼 한 시민을 간첩으로 만들기 위한 고문과 조작은 집요했으며, 이를 근거로 한 북한군 침투설, 개입설 등을 유포했다. 이게 바로 전두환, 지만원 등이 퍼뜨리고 있는 ‘북한군 침투설’의 실체로 볼 수 있다. 전 씨는 38주년 5·18기념식에 출연해 이를 증언할 예정이다.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열세번 째 진실의 방에는 당시 신군부의 음모와 만행으로 ‘가두방송’을 진행하던 김선옥씨가 고문 뒤 군수사관에게 끌려가 성폭행까지 당하고서야 풀려난 이후 무너진 23살 청춘의 꿈을 고발하고 있다.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열세번 째 진실의 방에는 당시 신군부의 음모와 만행으로 ‘가두방송’을 진행하던 김선옥씨가 고문 뒤 군수사관에게 끌려가 성폭행까지 당하고서야 풀려난 이후 무너진 23살 청춘의 꿈을 고발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암매장 발굴 현황과 사례를 다룬 열번째 ‘진실의 방’ 한켠에는 ‘도청 안내방송’을 했던 김선옥씨 사례를 다루고 있다. 당시 전남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 씨는 26일 밤 도청을 빠져나갔지만 그해 7월 교생실습 중 계엄사 합수부에 연행됐다.

고문은 기본이었고, 잠 안재우기 등 3일 동안 상무대에서 영찰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9월 초 기소유예 처분으로 풀려나기 하루 전, 군 수사관이 차를 태우고 나가 밥을 사먹이고 여관으로 데려가 성폭행 했다.

김 씨는 “나는 그때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극심한 무력감과 치욕 때문에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후 83년 음악 교사로 발령났지만 “5·18을 들먹이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달려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는 퇴직 압력으로 학교를 그만두게 됐고, 김 씨 교직 발령 두 달 전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등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김 씨는 여전히 당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증언과 이야기는 각 방에 하나씩 하나씩 조각처럼 흩어져 있다. 여기에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학살 희생자들 모습도 일부 볼 수 있다. 아홉번 째인 ‘통곡의 방’에 당시 총탄에 맞아 머리 반이 날아가거나 피범벅인 희생자들 얼굴을 찾아볼 수 있다. 이 방은 그 참혹함으로 해서 노약자나 임산부 등에게는 관람을 제한하고 있다.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열번 째 통곡의 방은 계엄군 학살만행에 희생된 광주시민들의 참혹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방은 노약자, 임산부 등의 관람을 제한하고 있다.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열번 째 통곡의 방은 계엄군 학살만행에 희생된 광주시민들의 참혹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방은 노약자, 임산부 등의 관람을 제한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그밖에도 당시 영창과 법정 등에서 일어난 말도 안되는 고문과 재판 등도 엿볼 수 있으며, 영화와 책, 프로야구 비사 등도 만날 수 있다. 이후 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도 해태 타이거즈는 5월18일에 홈경기를 치를 수 없었다.

아울러 당시 전남일보에 재직하고 있던 나경택 사진기자 기록사진, 촛불로 부활한 오월광주 등을 만날 수 있다.

5·18 전체를 입체적으로 조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광주를 처음 찾거나 5·18을 잘 모르는 시민들에게 압축적으로 전달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5·18영창 특별전’을 준비한 임종수 5·18기념문화센터 소장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5·18자유공원이 역사적 명소로 부각되고 왜곡된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담았다.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열두번 째 방인 영창에는 당시 모습을 밀랍으로 재현한 방이 있고, 옆방에서 빛고을고등학교 학생들이 영창 체험을 하고 있다.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열두번 째 방인 영창에는 당시 모습을 밀랍으로 재현한 방이 있고, 옆방에서 빛고을고등학교 학생들이 영창 체험을 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미리 접수받아 상무대 영창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빛고을고등학교 학생들이 당시 시민들이 받았던 가혹행위를 체험하고 있다.
5·18기념문화센터는 지난 10일부터 ‘5·18 영창 특별전 - 스물세개의 방 이야기’를 기획 전시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미리 접수받아 상무대 영창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빛고을고등학교 학생들이 당시 시민들이 받았던 가혹행위를 체험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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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기자

광주(전남·북 포함) 주재기자입니다. 작은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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