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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온 제품’ 방사능 비상... ‘라돈 침대’ 조사대상 전방위로 확대
대진침대 라돈 검출
대진침대 라돈 검출ⓒ방송캡쳐

최근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라돈’에 의한 피폭이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해당 제품들은 ‘음이온’이 나오는 건강제품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을 더욱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지난 1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대진침대에 대해 라돈과 토론으로 인한 연간 피폭선량을 평가한 결과, 법에서 정한 기준치(연간 1mSv 미만)를 초과한 침대 매트리스 7종 모델에 대해 수거 명령을 내리고, 행정조치를 취했다.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은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토론은 라돈과 화학적 성질이 같은 원소다.

음이온은 원자나 분자가 음의 전기(전하)를 띠는 전자를 추가로 더 가져 전체적인 성질이 음을 띠 것을 의미한다. 1900년대 전후 음이온이 세균을 죽이는 공기 정화 성능이 있으며, 사람 인체의 혈액을 중화시켜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주장이 제기돼 국내에서도 크게 유행하고 있다.

대진침대
대진침대ⓒ대진침대

대진침대 피폭선량 최대 9.3배... 17개 모델 추가로 피폭선량 분석키로

‘라돈 침대’ 피폭 논란의 시작은 지난 3일 SBS가 자체 조사를 통해 국내 중소 침대 제조업체인 대진침대가 판매한 침대에서 ‘라돈’이 대량 검출됐다고 보도하면서부터다. 다음날 원안위도 라돈이 검출된 침대에서 시료를 채취해 방사능 분석에 착수했다.

지난 10일 원안위는 대진침대에서 법적 기준치의 9.3배에 달하는 방사선 피폭선량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앞선 6일 매트리스 속커버에 대해서만 1차 조사 진행한 원안위는“라돈 피폭선량이 ‘법적 기준치 이하’”라고 밝혔다. 하지만 매트리스 구성품인 스펀지까지 확인한 2차 조사에선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피폭선량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에 관한 규정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가공제품에 의한 일반인의 피폭방사선량 기준은 연간 1밀리시버트(mSv)를 초과해선 안 된다. 하지만 '모자나이트'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 스펀지에서는 연간 피폭선량이 1mSv을 훌쩍 넘어선 7.60mSv로 확인됐다.

광물의 일종인 모자나이트는 우라늄과 토륨을 함유하고 있다. 우라늄과 토륨이 붕괴하면 공기 중에서 라돈가스와 토론으로 바뀐다. 보통 음이온이 나온다고 알려진 침대의 경우 매트리스 속커버나 스펀지 안쪽에 음이온 파우더의 원료인 모자나이트를 도포해 만든다.

2차 조사에서 방사선 피폭선량이 기준치를 초과한 대진침대 매트리스는 ‘그린헬스2’과 네오그린헬스, 모젤, 벨라루체, 웨스턴슬리퍼, 네오그린슬리퍼 등 7종이다. 그중 그린헬스2는 연간 법적 기준치를 9.35배 초과했다. 이는 흉부 엑스(X)선 촬영을 100번 할 때 피폭선량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에 원안위는 대진침대에 해당 모델에 대한 수거 명령 등 행정조치를 취하고 5일 안에 결함 가공제품의 현황과 조치방법 등을 보고하도록 했다.

또한 원안위는 대진침대 실제 사용자에게 협조받아 확보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매트리스 모델 ▲ 그린헬스1 ▲ 파워그린슬리퍼R ▲ 파워트윈플러스 ▲ 파워플러스포켓 ▲ 프리미엄웨스턴 ▲ 로즈그린슬리퍼 ▲ 프리미엄파워그린슬리퍼 ▲ 그린슬리퍼 ▲ 아이파워그린 ▲ 아이파워포켓슬리퍼 ▲ 파워그린슬리퍼 라임 ▲ 파워그린슬리퍼 힙노스 ▲ 파워그린슬리퍼 플래티넘 ▲ 아르테 ▲ 아르테2 ▲ 폰타나 ▲ 헤이즐 등 17종에 대해서도 시료 확보해 피폭선량을 평가할 계획이다. 그 결과는 원자력안전기술원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다.

모자나이트 유통 현황 추적키로...음이온 제품 ‘방사능 비상’

원안위는 음이온을 방출하는 제품 전반에 걸쳐 조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대진침대 매트리스에 포함된 ‘모나자이트’에서 라돈과 토론이 검출된 만큼 동일한 원료 사용한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원안위에 따르면 대진침대 매트리스 제조사에 모자나이트를 판매한 A업체가 총 66개 사업체에 동일한 모자나이트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모자나이트가 음이온 관련 제품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원안위는 국내 모자나이트 유통 현황 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실제 음이온 제품들은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속옷, 생리대, 정수기, 마스크 등 18만여개의 제품이 국내에서 음이온 관련 특허를 받아 판매 중이다.

하지만 원안위의 이 같은 대처에 대해 ‘사후약방문’식의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7년에도 방사능 침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2012년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이 제정됐다. 이렇듯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의 방사능 검출량을 규제하고자 시행된 법안이지만 실제로는 위험 물질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생활방사선법)’에 따르면 원안위는 천연 방사성 핵종이 포함된 원료물질 또는 공정부산물의 종류, 수량 등과 취득·판매 등 유통현황을 보고받고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혜정 원안위 비상임위원은 "라돈 침대 사태는 생활 전반에 퍼져있는 음이온 제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2014년 1월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발표한 음이온 가공제품 대상 조사에서는 마스크, 모자, 베개 등에서 모나자이트와 토르마린(광물의 일종) 등이 원료물질로 사용됐고, 토륨과 우라늄 등 방사성 물질 검출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윤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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