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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5.18 성폭행 사건에 “한 여성의 모든 것 유린한 국가폭력 부끄럽다”
지난해 5월 18일 제37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념식이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가운데 묘역을 둘러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
지난해 5월 18일 제37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념식이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가운데 묘역을 둘러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양지웅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이 여성들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성폭행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5.18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은 18일 낸 성명을 통해 "한 사람의 삶, 한 여성의 모든 것을 너무나 쉽게 유린한 지난날의 국가폭력이 참으로 부끄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날 오후, 집으로 돌아오던 여고생이 군용차량에 강제로 태워졌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귀가하던 회사원이 총을 든 군인들에게 끌려갔다"며 "평범한 광주의 딸과 누이들의 삶이 짓밟히고, 가족들의 삶까지 함께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우리가 더욱 부끄러운 것은 광주가 겪은 상처의 깊이를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 알지 못하고, 어루만져주지도 못했다는 사실"이라며 "역사와 진실의 온전한 복원을 위한 우리의 결의가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성폭행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국방부와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가 함께 공동조사단을 꾸릴 것"이라며 "피해자 한 분 한 분이 인간의 존엄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선 "서로 돕고 용기를 북돋우며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이 불의한 국가폭력에 대항해 이기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역사에 남겨주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월 광주로 인해 평범한 우리들은 정의를 잊지 않을 수 있었다. 광주와 함께 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며 "촛불광장은 오월의 부활이었고, 그 힘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짓밟힌 여성들의 삶을 보듬는 것에서 진실의 역사를 다시 시작하겠다"며 "민주주의의 가치만큼 소중한, 한 사람의 삶을 치유하는 데 무심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겠다"고 다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광주라는 이름으로 통칭되었던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임을 잊지 않겠다"며 "한 사람이 온전히 누려야 할 삶의 권리, 인권과 평화, 존엄성이 일상적 가치가 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4년 만에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번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고 이낙연 국무총리를 대신 보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오해를 부를 지역방문을 최소화 하는 한편,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기념식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고 박근혜 정부 때에는 못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기념식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하며 "뜻깊은 기념사였다. 저도 마음을 다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고 공감을 표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성명 전문이다.

“짓밟힌 여성들의 삶을 보듬는 것에서 진실의 역사를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입니다. 한 세대를 넘는, 긴 시간입니다. 피를 흘리며 민주주의를 이뤄낸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저는 광주영령들을 숙연한 마음으로 추모하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돌보지 않았던 많은 시민들의 눈물을 돌아봅니다.

그날 오후, 집으로 돌아오던 여고생이 군용차량에 강제로 태워졌습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귀가하던 회사원이 총을 든 군인들에게 끌려갔습니다. 평범한 광주의 딸과 누이들의 삶이 짓밟혔습니다. 가족들의 삶까지 함께 무너졌습니다.

한 사람의 삶, 한 여성의 모든 것을 너무나 쉽게 유린한 지난날의 국가폭력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오늘 우리가 더욱 부끄러운 것은 광주가 겪은 상처의 깊이를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 알지 못하고, 어루만져주지도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역사와 진실의 온전한 복원을 위한 우리의 결의가 더욱 절실합니다.

성폭행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밝혀내겠습니다. 국방부와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가 함께 공동조사단을 꾸릴 것입니다. 피해자 한 분 한 분이 인간의 존엄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월 광주는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광주는 고립된 가운데서도 어떤 약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주먹밥을 나누고 헌혈의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총격을 무릅쓰고 부상자를 돌봤습니다. 서로 돕고 용기를 북돋우며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이 불의한 국가폭력에 대항해 이기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역사에 남겨주었습니다.

오월 광주로 인해 평범한 우리들은 정의를 잊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광주와 함께 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용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촛불광장은 오월의 부활이었고, 그 힘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짓밟힌 여성들의 삶을 보듬는 것에서 진실의 역사를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만큼 소중한, 한 사람의 삶을 치유하는 데 무심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겠습니다. 광주라는 이름으로 통칭되었던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 돌보고 서로 나누며 광주의 정신을 이뤘습니다. 그 정신이 더 많은 민주주의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한 사람이 온전히 누려야 할 삶의 권리, 인권과 평화, 존엄성이 일상적 가치가 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기념식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뜻깊은 기념사 였습니다. 저도 마음을 다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습니다.

2018년 5월 18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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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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