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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의 중국과 한반도] 2017년 중국 10대 유행어 4위, 10대 신조어 1위는? 슝안신구(雄安新区)

2017년 4월 1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슝안신구(雄安新区)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시진핑 집권 2기를 준비하면서 야심차게 준비한 국가 개발계획이다. 중국은 슝안신구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천년대계 국가대사(千年大计 国家大事)’라고 표현할 정도로 정치적, 정책적으로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이다.

슝안신구는 1980년대 덩샤오핑 시기 개혁·개방의 핵심 지역으로 경제발전을 이끈 션젼(深圳)경제특구, 1990년대 장쩌민 시기 상하이 푸동(浦东)신구 이후 국가 최고 지도자가 직접 심혈을 기울여 건설하는 세 번째 국가급 특별개발 구역이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이 슝안신구를 시진핑의 도시라고 부르기도 한다.

슝안신구는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시 지역에 있는 슝셴(雄县), 롱청(容城), 안신(安新) 등 3개 현과 그 주변지역에 조성될 예정이다. 이 지역은 위치상으로 베이징(北京)의 남쪽으로 105km, 톈진(天津)의 서쪽으로 105km, 스쟈좡(石家庄) 북쪽으로 150km 떨어져 있는 농촌지역이다. 시진핑 집권과 함께 베이징(京), 텐진(津), 허베이(冀)의 균형적인 발전을 일컫는 이른바 징진지(京津冀) 균형발전 계획의 핵심이 바로 슝안신구 개발계획이다.

덩샤오핑의 션젼특구, 장쩌민의 푸동신구 이어
최고지도자가 심혈을 기울이는 세 번째 특구

슝안신구 개발계획
슝안신구 개발계획ⓒ中国雄安官网

중국은 슝안신구 개발을 통해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 베이징의 기능을 분산시키고자 한다. 특히 베이징의 비(非)수도적 기능의 분산시킴으로서 중국의 ‘대도시병’의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다. 베이징의 대표적인 비수도적 기능으로 행정사업부서, 대규모 국영기업의 본사, 핵심 금융기관, 대학교를 비롯한 고등교육기관, 과학기술연구원 등이 이에 속한다. 이런 기능들을 수행하는 핵심 기관들의 이전과 유치를 목표로 슝안신구는 개발 초기 100㎢ 규모를 시작으로 중기 200㎢ 규모를 거쳐 2035년까지 최종 1,770㎢의 규모로 확대 개발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면적이 605㎢임을 감안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천년대계의 국가대사가 발표된 지 1년이 지났다. 중국 정부는 슝안신구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선(先)계획 후(后)건설 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1년여간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준비해 왔다. 그리고 계획 발표 1년후인 지난 4월 21일 ‘슝안신구 규획요강(雄安新区规划纲要)’을 발표하고, 이어 5월 28일 중국 외교부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 왕동펑(王东峰) 허베이성 당서기, 쉬친(许勤) 허베이성 성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시대의 중국:슝안, 인류발전의 미래도시에 대한 탐색(新时代的中国:雄安 探索人类发展的未来之城)’이라는 제목으로 대규모 설명회를 진행했다.

‘슝안신구 규획요강’은 크게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①설립배경, 목표 등을 정리한 총괄 개요, ②생태보호, 녹색발전, 자연친화적인 국토개발 등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공간 배치, ③중국전통문화의 우수성과 서양 문화의 장점을 결합한 신시대 새로운 도시 모델 개발, ④바이양디앤(白洋淀) 호수 수질 보호, 산림 면적 확대 등 자연을 존중, 보호하는 자연생태환경 조성, ⑤최첨단 하이테크 산업 집중 발전, ⑥교육, 의료, 문화, 체육 등 공공서비스 시설 건설, ⑦고속철도, 고속도로, 공항 등 효율적인 교통망 건설, ⑧녹색 저탄소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스마트 도시 건설, ⑨재난 예방과 공공안전 시설 구축으로 현대화 도시 안전 시스템 구축, ⑩허베이 자유무역시험구 지원, 외자 진입 규제 철폐 등 단계적이고 효과적인 개발 보장 등이 주된 내용이다.

이런 구체적인 계획하에서 중국 정부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교통 인프라 구축과 첨단기술 및 IT 기업들의 유치 그리고 대학교를 비롯한 고등교육기관의 유치이다.

올해 2월 28일, 베이징과 슝안신구를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이미 착공됐다. 베이징시의 남쪽 지역인 리잉(李营)역을 시발역으로 베이징 신공항을 경유해 슝안신구까지 운행되는 이 노선은 총 길이 92.4km로 2020년 개통 예정에 있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베이징에서 슝안신구까지는 30분만에 도착하게 된다. 2020년에 완공하게 되는 슝안신구 기차역은 또한 동쪽으로 텐진, 남쪽으로 스쟈좡 등 주변 대도시들과의 고속철도망 연결이 확정되어 있는 상황으로 슝안신구를 화북지역 교통 허브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고속철도 착공, 베이징서 슝안신구까지 30분

슝안신구 철도망 계획
슝안신구 철도망 계획ⓒ中国雄安官网

또한 작년 9월 텐센트(腾讯)를 시작으로 11월 알리바바(阿里巴巴), 12월 바이두(百度) 등 중국 3대 인터넷 업체가 슝안신구에 입주를 결정했다. 또한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3대 이동통신사 역시 이곳에서 5G 모바일 인터넷망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과학원, 베이징대, 칭화대, 인민대, 베이징 사범대 등 베이징에 본교를 두고 있는 중국 최고 명문대학들이 잇달아 슝안신구 캠퍼스 건설에 동참하고 있다.

중국은 슝안신구 개발을 통해 베이징으로 집중되어 있는 ‘대도시병’을 치유하고 이를 미래형 도시개발을 위한 중국식 모델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슝안신구를 중심으로 위치하고 있는 주요 도시의 인구는 베이징이 2,100여만명, 텐진 1,560여만명, 허베이성의 성도인 스쟈좡은 1천만명 수준이다. 그러나 이 대도시들의 중심인 현재 슝안신구 계획 구역의 인구는 불과 100여만명에 불과하며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거리상으로는 크게 멀지 않지만 인구 대다수가 도시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그럼 잠시 여기서 한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절대적인 수치와 면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현재 수도권으로 집중되어 있는 한국의 ‘대도시병’ 역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핵심적인 수도행정 기능뿐만 아니라 경제, 교육, 문화, 교통 등 거의 모든 기능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최근 지역소멸, 수도권 부동산 과열, 지방대학 폐교, 의료 복지 사각지대 발생 등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 역시 그동안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들을 모색해 왔다. 가장 적절한 예가 바로 세종시 출범이다. 수도권 과밀 현상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러 논란 끝에 2012년에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했다. 중앙정부 주요부서가 정부세종청사로 이전을 했지만, 수도권 과밀 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행정기구의 이전 이외에 다른 기능들이 전혀 이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정치체계와 사회적 배경은 다르지만 중국의 슝안신구 계획에 눈을 돌려 볼 필요가 있다. 중국 특색의 정치체계와 션젼 특구, 푸동 특구의 발전 양상으로 볼 때 슝안신구 역시 굉장히 빠른 속도로 그 위용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 된다. 슝안신구 개발 계획의 핵심은 베이징의 비수도 기능의 분산에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이 점에 착안해야 한다. 행정중심도시 이전 효과가 미비 하다면, 이제는 교육, 문화, 차세대 과학 기술 등 비수도 기능의 이전으로 ‘대도시병’을 치유해야 한다.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주요대학들의 이전, 첨단 과학단지 건설, 문화거점도시 건설, 생태환경 도시 건설 등 한국형 실험 모델을 추진해 볼 시점이다.

한반도의 슝안신구가 될 수 있는 개성공단
대륙으로 가는 물류허브에 제조업 외 첨단산업, 교육·문화·관광 발전 가능

최근 한반도에 불어오는 평화와 번영의 훈풍과 함께 통일한반도형 슝안신구로 개발 할 수 있는 지역이 있다. 바로 개성공업지구(이하 개성공단)이다. 개성공단은 남쪽의 수도인 서울에서 60km, 북쪽의 수도인 평양에서 1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남과 북의 균형개발을 위한 최적의 위치이다. 남과 북의 철도 연결이 이미 고위급 회담을 통해 물위로 올라오고 있고, 육로는 이미 개설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지난 6일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의 정회원으로 의결되면서 대륙철도의 꿈은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또한 서해안으로 눈을 돌리면 남쪽의 인천항과 북쪽의 해주항이 근접해 있으며 한강하구를 개발할 경우 서해로의 직접 진출 역시 용이하다. 개성이 한반도의 교통, 물류의 핵심 허브로 발전하기 위한 조건들은 이미 조성되어 있는 것이다.

개성공단 개발 계획
개성공단 개발 계획ⓒ통일부

개성공단은 이미 개발 시기부터 1단계 100만평, 2단계 250만평, 3단계 550만평까지 확대 개발해 나가기로 구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개성공단 내에는 공장구역 이외에 상업구역, 생활구역, 관광구역 등 여러 분야의 구역들이 이미 계획되어 있다. 이전에 상상해 왔던 제조업 위주의 공장지역에서 벗어나 첨단과학기술, 의료, 교육, 문화·체육·관광, 국제컨벤션센터 분야 등으로 유치 범위를 확대하고 남과 북의 명문대학들의 캠퍼스 이전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서울과 평양에 집중되어 있는 과밀 현상의 해소를 추진하고 남북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볼 가치는 충분하다.

올해 4월 27일에 판문점에서 진행된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개성공단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으며, 6월 8일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이 개성으로 출발했다. 정치적인 의미에서 커다란 행보로 평가할 수 있다. 이를 시작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함께 개성공단이 정상화 되고, 더 나아가 본래의 개성공단 개발 계획의 확대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모형의 통일한반도 특구를 만들 수 있다. 통일한반도형 개성특구의 발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2019년 한국의 10대 유행어 1위에 ‘개성특구’가 선정되길 바란다.

김택연 중국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원 국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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