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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네 모습 그대로 사랑해” 성소수자와 부모들의 ‘커밍아웃 스토리’
책 ‘커밍아웃 스토리’
책 ‘커밍아웃 스토리’ⓒ한티재

성소수자들을 향한 우리 사회의 태도는 배타적이다. 과거에 비해서 많은 부분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성소수자들이 마주 치는 현실은 여전히 힘겹기만 하다. 배타적이고, 편견으로 가득한 현실 속에서 성소수자로, 성소수자의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건 상상하기조차 힘든 고통을 요구한다.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들과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책 ‘커밍아웃 스토리’가 출간됐다. ‘성소수자부모모임’이 펴낸 이 책은 자녀의 커밍아웃을 받은 부모들과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성소수자부모모임’은 2014년부터 성소수자와 그 가족들을 돕고, 우리 사회에 성소수자의 존재와 인권에 대해 알리기 위해 활동해 왔다. 매월 정기모임에는 자녀의 정체성을 알게 되어 혼란과 갈등을 겪고 있는 성소수자 부모들과, 가족에 대한 커밍아웃을 고민하는 성소수자들이 찾아온다. 정기모임이 50회를 넘었지만 성소수자의 부모들과 당사자들의 발걸음은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소수자와 그 가족들에게는 도움이 되고, 성소수자에 대해 잘못된 정보와 편견을 가진 우리 사회에는 변화를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책 1장엔 자녀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래서 서로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받았는지, 성소수자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찾는 것이 관계를 회복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면서 자신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이야기하는 12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부모들조차, 한때는 게이인 아들을 이성애자로 ‘바꾸기’ 위해 병원을 찾아다니던 엄마였다. 그런 부모가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가 되기까지, 자녀와, 스스로의 편견과, 그리고 편협한 사회와 어떤 갈등을 겪었는지를 진솔하게 들려준다.

2장에선 성소수자 당사자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장 가깝고 어쩌면 그래서 더 힘든 존재인 ‘가족’. 부모와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남들보다 조금 더 어려운 성소수자들도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부모에게 커밍아웃하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 혹은 여전히 부모에게만은 커밍아웃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커밍아웃을 하고 나서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이들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커밍아웃이 갖는 위험성을 알고 있지만,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더더욱 자신을 숨기고 싶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해받고 싶다고 말한다. ‘커밍아웃’이 정확히 무슨 의미를 갖는지 모르는 이들이라도, 가족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숨겨야 하는 괴로움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2장에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젠더퀴어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성소수자들의 이야기 14편이 담겨 있다.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이 책을 완성하는 데 힘을 보탰다.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Rainbow Connection Project)로 성소수자들이 겪는 사회적 환경과 건강에 대해 연구해온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승섭 교수는 성소수자들의 건강이 사회적 혐오와 갖고 있는 깊은 상관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성소수자를 당연한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세계적인 추세와 반대로 가고 있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환기시키고 있다.

책 마지막 부분에는 성소수자 부모와 당사자들의 좌담을 실었다. 성소수자 당사자들과 성소수자 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그 생생한 목소리를 책에 담았다. 좌담을 통해 자신의 자녀에게, 또는 자신의 부모에게 직접 묻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었다.

이 책에서는 글쓴이들이 직접 쓴 자기소개글 또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글쓴이들의 소개글은 독자들에게 성소수자와 그 가족들이 평범한 내 친구, 친지, 이웃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줄 것이다. 부록에는 성소수자 관련 용어, 성소수자 인권단체·상담소·자료에 대한 정보를 담아,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했다.

이 책에 담긴 성소수자 부모들의 목소리는 성소수자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도록 있다. “저는 제 아들과 같은 성소수자들의 존재는 하느님이 창조한 이 세상의 놀라운 다양함의 귀한 일부라고 믿습니다. 풍성한 피조물들의 꽃밭의 한 부분에는 제 아들과 같은 성소수자들도 당당하게 자신의 색깔과 향기를 발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의 삶은 하나하나가 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것입니다. 누구도, 어떤 제도나 힘도, 그 삶의 신비로운 빛을 함부로 가리거나 꺼뜨려서는 안 됩니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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