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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승태 대법원에 대한 검찰 수사 촉구한 전국법관대표회의

전국 각급 법원을 대표하는 판사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검찰 수사를 포함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의결했다. 10시간이 넘는 격론과 표결을 거친 결론이다.

전국법관회의 대표판사 115명은 이날 임시회를 열고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형사 절차를 포함하는 성역 없는 진상조사와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형사 절차를 포함하는 진상조사와 책임 추궁은 애초 발의됐던 ‘수사 촉구’에 비해 다소 완화되었지만 그 의미는 같다고 본다.

이번 법관대표회의의 결론은 서울고법 부장판사 회의, 전국법원장회의를 거치면서 개혁의 의지가 퇴색되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으로 높이 평가받을만 하다. 앞서 열린 전국 33개 법원 중 21곳에서 열린 판사회의에서도 대다수가 검찰 수사를 촉구한 바 있었다. 그러니 고위 법관이라는 허울 뿐인 권위에 사로잡혀 사태를 유야무야하려던 움직임에 쐐기를 박았다고도 볼 수 있다.

법관대표회의에서 ‘수사 촉구’를 주문하지 않은 것은 대법원장이나 사법부가 형사고발 등에 직접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수사는 법원이 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 등 수사기관이 하는 것이니만큼 직접적인 표현 여부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수사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이제 공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넘어갔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대법관들의 의견까지 들은 뒤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대법관들 가운데 절반인 7명은 기존 양승태 대법원의 구성원들이기도 했다. 이들은 실제 사법농단의 상징적 사건이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에 참여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수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들에게 무엇을 묻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사법부는 선출되지 않았지만 국민으로부터 그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점에서는 다른 공직자들과 다르지 않다. 공직자가 국민의 여망을 배신하고 직업적 이익을 위해 정치권력과 부당한 거래를 시도했다면 그 자체로 탄핵감이다. 이번 사태를 ‘내부 해결’이니 ‘자체 수습’이니 하는 황당한 논리로 덮으려는 건 또 한 번 사법을 농단하는 행위다. 김 대법원장의 명명백백한 판단과 행동을 촉구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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