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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냉전과 분단에 기생해 온 정치세력을 퇴출시키자

북미의 새로운 관계는 평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외부적 환경의 변동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고, 우리 내부의 역동성은 세계적인 물결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당장 2016년 말의 촛불 혁명은 한반도 남측의 정권교체를 낳았고, 그렇게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지금의 평화국면을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마지막 냉전의 해체는 우리 정치에서 냉전과 분단에 기생해 온 세력의 발 밑을 허무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자유한국당으로 대표되는 냉전적 정치세력은 한마디로 혼란에 처해있다. 홍준표 대표는 남북이 만들어낸 판문점 선언에 대해서는 ‘위장 평화 공세’라며 막말을 퍼부었지만, 막상 자신들이 성역처럼 여겨왔던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자 궁색한 입을 닫았다. 자유한국당이 내세운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는 난데없이 자체 핵무장론을 들고나왔다.

이들은 안보를 중시한다고 떠들어 왔다. 하지만 진정한 안보는 결국 평화다.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 없이 안보를 내세운다는 건 전쟁의 위기를 과장하고 이를 통해 사회를 내적으로 단속하겠다는 속셈일 테다. 실제 이명박-박근혜 정부 내내 기승을 떨쳤던 ‘종북’공세가 그렇고, 국정원과 같은 공안 기구를 활용한 민주주의 파괴 행위가 그러했다. 이들에겐 진정한 안보도 평화도 안중에 없고 그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

미국에 의존하는 사대주의적 태도도 문제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주도하는 평화국면에서 미국의 매파들과 같은 입장을 취해왔다. 현실을 도외시하고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만 반복했다. 그러면서 걸핏하면 한미동맹이 위기에 처했고, 이 때문에 최대의 안보 위기가 닥치고 있다고 선동했다. 이런 모든 주장은 4월 27일의 판문점 선언과 이번의 북미정상간 합의에 의해 완전히 파산했다.

하지만 모든 낡은 것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처음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색깔론을 펼치다가 이것이 먹히지 않자 민생론으로 방향을 틀었다. 노동자, 서민을 위한 어떤 정책도 내놓지 않고, 그저 모든 어려움은 정부와 여당의 책임이니 자신들의 지지해 달라는 것이다. 다른 한 편으로는 지역주의에 기대고, 어떤 곳에서는 기득권 토호 진영을 규합해 맞서고 있다. 이들의 정치적 생명이 유지되는 한 또 다시 기회를 보아 반동의 물결을 일으키려 들 것이다.

민생을 앞세우건 지역주의의 뒤에 숨건 이들의 본질은 냉전과 분단에 기생해 온 정치세력이라는 데 있다. 국민의 힘으로 이들을 퇴출시킬 때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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