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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참패’하고 붕 뜬 자유한국당 온종일 ‘패닉’
14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6.13 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사퇴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뒤로하고 당사를 떠나고 있다.
14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6.13 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사퇴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뒤로하고 당사를 떠나고 있다.ⓒ정의철 기자

6.13 지방선거에서 궤멸 수준의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이 향후 진로와 전망을 놓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시계제로' 상태에 놓이게 됐다. 당 지도부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 결정을 내리면서 당분간 어수선한 모습이 계속될 전망이다.

홍준표 대표는 선거 다음 날인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참패했고, 나라는 통째로 넘어갔다"며 당 대표직을 내려놨다. 지난해 7월 3일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지 11개월 만의 불명예 퇴진이다. 그는 지난 2011년에도 디도스 사건으로 한나라당 대표직을 사퇴한 적이 있다.

홍 대표는 정계은퇴 등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당사를 떠났다.

이로써 당분간 김성태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까지 맡게 됐다. 자유한국당은 공보실 명의의 브리핑을 통해 "금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당 대표 및 지도부가 전원 사퇴했다"며 "당헌 제30조에 따라 김성태 원내대표가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도 전혀 준비가 돼있지 않은 가운데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앞으로 당을 수습하고 보수 재건, 당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여러 준비를 지금부터 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의 진로에 대해, 또 당 체제와 관련해 성난 국민의 분노에 저희가 어떻게 답할 것인지 냉철하고 치열하게 논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오는 15일 오후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당 수습방안에 대해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보수는 죽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재창당해야"
자유한국당은 공황상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당사를 떠나기 위해서 승강기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당사를 떠나기 위해서 승강기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정의철 기자

자유한국당은 하루 종일 공황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지도부 총사퇴 직후 '자유한국당의 입' 장제원 수석대변인과 전희경 대변인도 줄줄이 사퇴했다. 주광덕 경기도당위원장과 정갑윤 울산시당위원장, 김한표 경남도당위원장 역시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직을 내놨다.

'친박'(친박근혜) 출신 김태흠 최고위원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오전에 먼저 최고위원직을 내려놨다. 그는 사퇴 회견에서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자로 홍 대표를 지목하며 "홍 대표는 측근 챙기기,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인 당 운영, 부적절한 언행으로 일관해 보수우파 품격마저 땅에 떨어뜨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기 당권주자군으로 거론되는 정우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보수는 죽었다"고 한탄했다. 그는 "철저히 반성하고 성찰하겠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하나하나 돌이켜보고 가슴에 새겨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었을까"라고 푸념했다. 그는 "자책과 한탄을 넘어 우리는 누구인지를 되돌아본다"며 "우리의 정체성과 신념체계는 시대적 흐름과 국민적 바람에 부합하는가"라고 자문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13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13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심재철 의원은 "지방선거 결과는 정부 여당의 승리가 아니라 보수의 참패"라며 "지도부 총사퇴를 비롯해 모든 수준에서 환골탈태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인숙 의원 역시 "개혁 정도가 아니라, 당이 완전히 사라지고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기초이념으로 하는 새로운 정치결사체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자는 CBS 라디오에서 "당이 환골탈태해서는 안 된다. 재창당 수준으로 가야 한다"며 '제3지대' 재창당을 언급했다.

1년여 만에 또다시 지도부 공백을 맞게 된 자유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여부를 비롯해 조직 정비하는 방안을 놓고 어수선한 모습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패배 책임론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고질적인 당내 계파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보수통합 및 '정계개편' 논의에 속도가 붙으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지방선거 후폭풍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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