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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박근혜에 흘러들어간 국정원 뇌물’ 모두 면죄부 줬다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상납한 의혹을 받는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영장실질심사에 출석 기자들의 질문을 외면하고 들어가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상납한 의혹을 받는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영장실질심사에 출석 기자들의 질문을 외면하고 들어가고 있다.ⓒ김철수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국정원장들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죄는 무죄로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1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공여·국고 등 손실) 등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게 징역 3년,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에게 각 징역 3년6개월 및 징역 3년 6개월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에게 징역 3년, 이원종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겐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남 전 원장 등의 특활비 상납 관련 혐의 중 특가법상 국고손실 부분은 유죄로 보고 뇌물공여는 무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와 관련해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국정원장들이 지급한 특활비가 대통령 직무 관련 대가로 지급된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재판 쟁점이 된 특활비의 성격에 대해서는 “국정원 본래 목적인 국내외 보안정보 수집 등에 맞도록 사용 용도나 목적이 정해진 금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 “그런 전제 하에 국정원장에게 구체적 집행 및 재량권이 부여돼있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매월 지급했던 건 그런 목적 범위 자체를 벗어났기 때문에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인다”며 국고손실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남 전 원장 등은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매달 5000만원에서 1억원 상당의 국정원장 특활비를 청와대에 전달하는 등 총 36억5000만원을 박 전 대통령에게 상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특활비는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문고리 3인방’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 돈을 최순실씨 등과 통화하는 차명폰 및 기치료·주사 비용, 삼성동 사저 관리비, 최씨가 운영하던 대통령 의상실 비용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내 친박 계열을 당선시킬 목적으로 불법 여론조사를 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남재준·이병호 전 원장에게 징역 7년을, 이병기 전 원장에겐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헌수 전 실장과 이원종 전 실장에겐 각 징역 5년과 징역 5년 및 벌금 3억원에 추징금 1억50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정보기관 특성상 예산편성 감사가 어려운 점을 악용해 아무런 죄의식 없이 국정원 예산을 횡령했다”며 “국정원을 권력자의 사적 기관으로 전락시켰고, 국정농단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은 국정원장들에게 특활비를 뇌물로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지난 14일 징역 12년에 벌금 80억원과 추징금 35억원을 구형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다음 달 20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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