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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의 첫 번째 시선] 체불임금 달라고 하니 각종 세금 징수하겠다는 악질 사업주 대응법
체불임금 지급 요구 거절하는 사업주
체불임금 지급 요구 거절하는 사업주ⓒ국민권익위원회 블로그

2년 전부터 였을까? 임금체불 사업주에게 임금을 줄 것을 요구하면 돌아오는 주장이 있다. “체불 임금은 인정하겠지만 수년간 노동자로 지급하지 않은 각종 세금과 4대 보험료를 징수하겠다는 주장”이다.

장기간 임금체불을 해온 문제의 사업주 유형은 다양하겠지만 가장 악질적인 유형이라고 필자는 단언한다. 이러한 유형 사업주들의 특징은 ▲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다. ▲ 사업자가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 노동의 실질과 맞지 않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월 100만 원은 기본금으로 노동자이지만 나머지 급여는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라는 주장 등이 있다.)

이러한 사용자들의 주장은 최근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고 정확하게 그 기원을 알기 어려우나 이 노동문제를 잘 알지 못하면서 노동 분야를 자문하는 세무사들을 중심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노동부에 출석하는 노무사들 사이에서도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주장이다. 심지어 이러한 주장에 대하여 근로감독관도 동조하여 합의를 종용하는 일도 다반사이다.

수년간 일한 노동자들은 이러한 위협에 시달려 체불임금을 청구하는 일을 망설이고 있다. 실제 필자가 수행하는 사건에서 이러한 경우가 많았는데 퇴직금이나 각종 체불임금을 받아 가기 위해서는 그동안 지급하지 않은 각종 세금을 부담하라는 요구에 부담을 느껴 체불임금에 대한 진정이나 고소를 포기하는 노동자도 있었다.

필자는 오늘 이러한 불순한? 상황에 대하여 강력하게 대응하는 방안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노무사로서 수행하는 노동 사건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필자가 가장 좋지 못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사건의 유형이다. 먼저 이렇게 이야기 드린다. 이러한 위협을 하는 사용자 또는 그의 대리인 노무사의 말은 무시해 넘기셔도 좋다. 일단 노동부에 신고하고 꼭! 형사처벌을 요구하라.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설픈 합의 제스처를 취하지 말라는 것이다. 근로감독관에게 반드시 처벌하고 싶으니 그대로 처벌해 달라고 요청하고 이왕이면 처벌을 원한다는 내용의 서면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간단히 말씀드리면 이렇다. 노동부는 민사적 체불을 받아 주는 기관이 아니며 형사처벌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때문에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물어 처벌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임금체불 및 법 위반 여부만을 확인하여 사건을 처리한다. 각종 근로소득세 등 4대 보험료에 대한 반환청구는 민사적 사건일 뿐이다. 즉 이는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 청구로 다툴 사안이지 노동부의 형사사건 처리와 관계가 적다. (조건 없는 처벌을 요구하는 자체로 사업주들은 체불임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나아가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업자치고 실제 부당이득 반환소송을 진행할 확률은 아주 낮다. 이유는 간단하다. 부당이득 반환소송을 하기 위해서는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원천징수 하지 못한 각종 세금을 먼저 선납해야 하고 그에 따른 가산세, 그동안 내지 않은 4대 보험료뿐만 아니라 연체에 따른 각종 부담금을 전부 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사용자가 탈법적 행위를 지속하다 각종 세금을 노동자에게 청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금액을 먼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사업자는 이 카드를 위협용으로 사용할 뿐이지 실제로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노동자들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노동자들ⓒ뉴시스

그렇다면 실제로 모든 세금 문제와 4대 보험료를 사업주가 지출하고 노동자에게 이를 구상청구하는 경우는 어떠할까? 실제 이러한 경우가 있긴 했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사업주의 전부패소이다. 당시 필자는 이 사용자의 부당이득 반환소송에 대응하기 위하여 협업하는 변호사님과 소송전략을 세웠는데 첫째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세후 임금을 받기로 약정한 것이라 주장하면 된다는 것이다. 둘째 세금 등 각종 원천징수의 의무자는 사업주에게 있고 사업주는 노동자의 임금에서 원천징수를 이미 이행했다는 것이다. 셋째 사업주가 수년간 연말정산 등 노동자에게 세금 문제를 정리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는 침묵하다 퇴직금 등 체불임금을 요구하자 비로써 노동자에게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는 것임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넷째 임금의 일부에 대해 4대 보험에 가입하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즉 실제로 사용자가 원천징수한 세금 등과 관계없이 노동자에게 고정된 세후 임금이 지급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주장에 따라 법원은 넉넉하게 노동자와 사업주 사이에 그동안 임금 약정은 세후로 약정한 임금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오늘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갑작스레 퍼지고 있는 임금체불을 대응하는 사업주의 부당이득 반환 논리에 너무 심려하여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런 내용을 자문하는 이른바 노동전문직 또한 이런 일을 그만두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김승현 노무사(노무법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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