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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농구] “어디가 이겼으면 좋겠어요?” 한마디에 웃음꽃 활짝 핀 류경체육관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된 남북통일농구경기가 모두 끝난 뒤 남측 임영희 선수와 북측 로숙영 선수가 포옹하고 있다.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된 남북통일농구경기가 모두 끝난 뒤 남측 임영희 선수와 북측 로숙영 선수가 포옹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어디가 이겼으면 좋겠어요?"

장내아나운서 박종민의 한 마디에 장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북측 관중들에게는 남도 북도 모두 '우리팀'이었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남북통일농구 둘째날인 5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 1만2천 관중석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꽉 들어차 있었다. 북측 관중들은 '열풍'이라고 적힌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막대풍선을 들고 열렬히 응원에 나섰다. '열풍'은 '통일의 열풍'이라는 뜻을 담고 있었다. 경기장에는 '우리의 소원'이 울려퍼졌다.

이날은 남측의 '청팀'과 북측의 '홍팀'이 맞붙었다. 여자 선수들이 첫 경기에 나섰다. 전날 혼합경기보다는 한층 치열해졌다. 남북 선수들은 서로 부딪히고 뒤엉켜 넘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내 팀, 네 팀이 따로 없었다. 남측이 골을 넣어도, 북측이 골을 넣어도 관중들은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누구라도 골에 실패하면 안타까운 탄성이 나왔다. 남측 김한별 선수가 5반칙으로 퇴장당했을 때에도 관중들은 박수로 격려했다.

박종민 아나운서가 "홍팀이 뒤집었으면 좋겠다, 박수 한 번 주세요"라며 분위기를 띄우자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호응했다. "청팀이 계속 이겼으면 좋겠다, 박수 주세요"라는 말에도 열렬한 박수가 쏟아졌다. 박종민 아나운서가 "이걸 진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제가"라고 눙치자 관중들은 함박 웃음을 터뜨렸다.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가 열렸다. 경기장을 찾은 평양 시민들이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가 열렸다. 경기장을 찾은 평양 시민들이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여자 경기는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남측의 청팀이 81대 74로 이겼다. 경기가 끝나자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박종민 아나운서가 최다득점을 기록한 북측 로숙영 선수의 이름과 성적을 언급하자 큰 박수가 나왔다. 로숙영 선수는 32득점을 기록했다.

이어 펼쳐진 남자 경기에서는 북측의 홍팀이 82대 70으로 이겼다. 북측의 가드 리철명이 30득점으로 활약했다. 북측은 전국대회 상위권 3개팀에서 우수 선수를 뽑아 대표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에서는 이승현이 21득점, 귀화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18득점으로 분전했다.

경기가 끝난 뒤 남자 국가대표팀 허재 감독은 "승패를 떠나 남과 북 선수들 모두 좋은 경기를 펼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 감독은 "15년 만에 평양에 왔고 15년 전엔 선수로, 지금은 감독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항상 긴장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9월 서울에서 북측 선수단을 초청해 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땐 이번보다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승현 선수는 "이렇게 15년 만에 평양에서 농구를 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며 "남과 북 모두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쳤다. 경기 결과를 떠나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친 것 같다"고 감회를 전했다.

또한 이 선수는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가 한민족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북측 선수들이 서울에 온다면 우리가 평양냉면을 대접받은 것처럼 최선을 다해 환영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파울로 쓰러진 홍팀(북측) 김철명 선수를 청팀(남측) 박찬희, 이승현 선수가 일으켜 세워주고 있다.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파울로 쓰러진 홍팀(북측) 김철명 선수를 청팀(남측) 박찬희, 이승현 선수가 일으켜 세워주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가 열렸다. 남측 이승현 선수가 북측 김청일 선수의 돌파를 막고 있다.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가 열렸다. 남측 이승현 선수가 북측 김청일 선수의 돌파를 막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가 열렸다. 남측 박지현 선수(왼쪽 두번째)가 북측 선수들과 볼을 다투고 있다.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가 열렸다. 남측 박지현 선수(왼쪽 두번째)가 북측 선수들과 볼을 다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가 열렸다. 남측 박혜진 선수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가 열렸다. 남측 박혜진 선수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동취재단 최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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