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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철도민영화 반대 파업 조합원 자녀 휴대폰까지 털었던 ‘박근혜 경찰’

2주 전 헌법재판소는 수사기관의 실시간 휴대폰 위치추적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판결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니 2013년 철도파업 기억들이 새롭게 떠올랐다.

2013년 12월 9일 철도노조는 박근혜 정부와 철도공사(사장 최연혜)가 수서발 KTX를 별도 법인에게 넘기는 것에 맞서 ‘철도민영화 저지’ 총파업에 돌입했다. 철도공사는 파업 돌입 직후 지도부를 업무방해로 고소고발했다. 경찰은 기다렸다는 듯이 형식적으로 3번 연이어 출석요청을 했고, 이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신청하여 발부받았다. 이 과정은 미리 짜 놓은 작전처럼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모든 것이 철도공사의 업무방해 고소고발로 인한 일이었다.

하지만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업무방해 요건을 강화하여 사용자가 알 수 없는 시기 ‘전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때만 업무방해 해당된다고 판결하였다. 철도공사의 업무방해 고소고발은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며 파업을 예고했던 우리의 싸움에서 처음부터 성립되지 않는 일이었다. 우리는 이 점을 수도 없이 주장했다.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의 체포를 위해 민주노총을 침탈했던 지난 2013년 12월 22일 민주노총 강제진입에 항의하던 시민들에게 최루액을 쏘고 있다.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의 체포를 위해 민주노총을 침탈했던 지난 2013년 12월 22일 민주노총 강제진입에 항의하던 시민들에게 최루액을 쏘고 있다.ⓒ양지웅 기자

그러나 결국 짜 놓은 듯 ‘체포영장’이 발부되었고, 철도공사는 체포영장 발부가 파업의 ‘불법성’을 증명한다며 파업 참가 조합원들에게 복귀를 종용하고 불법파업 참여에 대한 처벌을 운운하며 협박했다. 경찰의 철도노조 중앙과 5개 지방본부에 대한 엄청난 병력을 동원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은 철도노조 범법자화에 일조했다.

급기야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지도부를 잡겠다고 7천 병력을 동원하여 민주노총을 침탈했다. 하지만, 언론사 건물을 쑥대밭을 만들고도 단 한 명의 지도부를 검거하지 못했다.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지 못했고 이를 숨긴 채 체포영장 만으로 침탈한 것이다.

파업이 마무리되고 김명환 위원장과 나를 비롯한 4명의 지도부는 구속되어 업무방해 재판을 받았다. 한 달 반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고, 불구속 재판을 이어온 끝에 1심 전원 무죄, 2심, 대법원에서도 무죄를 받았다. 얼마 전에는 압수수색 영장 없이 체포영장만으로 민주노총을 침탈한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경찰 수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우리는 수사기관이 지도부에 대한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실시간 취득하고 위치 추적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관은 자신의 폰을 보여주며 30분 간격으로 나의 핸드폰 위치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문자메시지를 보여주었고 ‘어디, 어디에 있지 않았냐?’ 며 추궁하기도 했다. 아내의 핸드폰 실시간 핸드폰 위치, 신용카드 실시간 사용내역, CCTV 자료 등을 추적해 나를 검거하려 했던 정황도 확인했다. 지도부 중에는 경찰이 건강보험 공단으로부터 병원 이용 내역을 제공받아 위치를 추적하고, 자녀 핸드폰 위치도 파악한 경우도 있었다.

철도민영화 반대 총파업으로 인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철도노조 최은철 전 사무국장이 경찰들과 경찰서로 향하고 있다.
철도민영화 반대 총파업으로 인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철도노조 최은철 전 사무국장이 경찰들과 경찰서로 향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차마 가족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던 일은 고모와 작은삼촌의 차량까지 도로 CCTV를 통해 확인했던 사실이었다. 나로 인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 감시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왕래가 거의 없는 고모와 삼촌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

이번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통신비밀 보호법’은 피해자들의 인권이 보호될 수 있게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법이 바뀌면 끝나는 것인가? 지난시 기 공안기관에 의해 피해를 당한 이들과 가족의 고통은 어떻게 할 것인가?

2013년 철도파업과 관련해 민주노총을 강제 진입한 경찰 책임자들은 승진하며 승승장구했고, 최연혜 사장은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금배지를 달았다. 정당한 법적 판결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보상뿐 아니라 가해자들이 처벌받는 것이 촛불 정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전 철도노조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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