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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앞에 중립 없다” 경찰의 방관 비판한 극우단체 폭력 피해자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마련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고 김주중씨 추모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지난 3일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추모하는 분향소 설치 과정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의 침입 시도와 폭행이 이어졌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마련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고 김주중씨 추모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지난 3일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추모하는 분향소 설치 과정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의 침입 시도와 폭행이 이어졌다.ⓒ임화영 기자

"2009년 쌍용자동차 공장 옥상이 이랬다"

국가폭력 피해자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지난 3일 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를 지키며 극우단체 회원들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함께 있었던 활동가에게 한 말이다. 분향소를 지키던 해고노동자들은 2009년 공장 점거 농성 중 건물 옥상에서 경찰특공대에게 폭력적인 진압을 당하던 그때의 고통스런 기억을 떠올리고 말았다.

윤지선 손잡고 활동가는 그 말을 듣고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귀마개를 공수해 와 노동자들에게 나눠 주었다. 윤 활동가는 그날 20시간 넘게 120데시벨에 가까운 방송용 차량의 군가, 북소리, 폭언과 음담패설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폭언을 듣다가 귀에서 피가 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견디다 못한 쌍용차지부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12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3일 대한문 앞 고 김주중 조합원 분향소에서 폭언과 폭행 등 테러를 가했던 극우단체 회원들을 경찰에 고소·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극우단체의 폭행 등 범죄행위를 '신고된 집회'라는 이유만으로 묵인, 방치하고 있는 경찰을 규탄하며 "인권 앞에 중립 없다. 극우 테러 막아 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들은 극우단체들의 테러행위에 대한 엄중한 수사와 해고 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안전과 평화로운 집회를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대한문은 2012년 4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22명 해고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하며 분향소를 세웠던 곳이다. 금속노조는 지난 3일 30번째 쌍용차 해고자 희생자인 고 김주중 조합원을 추모하고, 해고노동자의 복직 등을 촉구하기 위해 대한문 앞에 다시 분향소를 설치했다. 고 김주중 조합원은 6월 27일 경찰 폭력 트라우마와 복직 문제 등으로 고통을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는 극우단체 회원들의 폭언과 폭행이 있었다. 이러한 폭력행위 등은 오늘까지 열흘째 이어지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자치부 등 피해자들은 12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7.3 대한문 앞 분향소에 대한 범죄행위 관련 고소·고발 및 경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에 항의 방문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자치부 등 피해자들은 12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7.3 대한문 앞 분향소에 대한 범죄행위 관련 고소·고발 및 경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에 항의 방문했다.ⓒ민중의소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 선 쌍용차 해고노동자들과 시민들의 외침
"극우 세력은 분향소에 대한 폭력·모욕 행위를 중단하고, 경찰은 이를 방관하지 말라"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3일 분향소에서 일어났던 폭력사건 피해당사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윤지선 활동가는 지난 3일 분향소를 지키며 겪었던 극우단체 회원들의 폭언과 폭행, 이를 방관하는 경찰의 모습을 폭로했다.

윤 활동가는 분향소 설치 당시부터 밤샘 농성까지를 떠올리며 "극우단체 한 명이 분향소 천막 기둥을 붙들고 흔들자, 전의경이 도와주려고 했다. 그러자 경찰 관계자가 '도와주지마! 천막에서 손떼'라고 얘기했다"며, "도와달라고 하자 경찰은 '도와줘봤자 양쪽에서 다 욕먹는데 다치지만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말해 할 말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윤 활동가는 그날 현장에서 극우단체 쪽 사람들에게 태극기로 맞았다.

이어 그는 다른 활동가의 피해 사실도 대신 전했는데 "마이크를 잡은 극우단체 회원이 '우리가 폭력을 당했는데, 맞았다고 얘기하는 젊은 X, X구멍을 찢어 발기겠다"라는 등 당사자가 기자회견에 직접 나설 수 없는 정도의 강도 높은 협박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윤 활동가는 극우단체 회원들은 전·의경들이 보는 앞에서 "(분향소) 안에 여자도 있네. 너네 몸 팔아도 괜찮아?"라고 말하며 음담패설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상주복을 입은 사람을 향해 의자를 집어던지려는 한 극우단체 회원을 보면서 놀랍기도 하고 서럽기도 해서 눈물 나왔다"라며, "국본에서는 '니 애비가 죽었냐 왜 우냐!'는 소리도 들었다"고 당시의 참담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경찰의 통제로 20시간 동안 화장실도 못 가고 물 조차 먹을 수 없었던 상황을 토로하며 "감금 아니냐?"며 "경찰이 나가라고 했는데 저희가 못 나간 것이었냐?"며 따져 물었다. 그는 당시 분향소를 나가면 경찰의 제지로 분향소로 돌아갈 수 없었고, 분향소를 나간 사람들은 극우단체 회원들에 둘러싸여 집단 폭행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연 변호사도 피해자로서 발언했다. 윤 변호사는 지난 3일 현장 활동가의 도움 요청으로 대한문 앞 분향소를 찾아갔다. 그는 이날 폭언과 폭행의 증거를 남기기 위해 휴대전화로 채증 영상을 찍다 극우단체 회원이 부은 가래침을 섞은 커피를 뒤집어썼고, 구겨진 종이컵과 깃대, 우산으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피해자인 자신이 가해자의 허위 폭행신고로 피의자 신분이 되어 경찰 조사를 받고 나왔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첫날의 범죄 행위를 그대로 내버려 둔 뒤로 분위기는 더 과격해지고 위협적으로 변했다"라며 "경찰이 방관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개입한다면 양측 다 안전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정리해고 국가폭력 사법살인 쌍용자동차 30번째 희생자 김주중 조합원 분향소 설치를 하자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정리해고 국가폭력 사법살인 쌍용자동차 30번째 희생자 김주중 조합원 분향소 설치를 하자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3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정리해고 국가폭력 사법살인 쌍용자동차 30번째 희생자 김주중 조합원 분향소 설치를 하자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정리해고 국가폭력 사법살인 쌍용자동차 30번째 희생자 김주중 조합원 분향소 설치를 하자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피해자들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태우 금속노조 법률원장은 ▲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폭행·협박·손괴·상해 ▲ 시체팔이 운운하는 각종 모욕행위 ▲스피커의 고음과 괴성 등 업무·집회 방해를 언급하며 "이대로 계속 참는 것은 상대방에게 더 큰 잘못을 인지시키지 못하고 더 큰 폭력을 유발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고소 고발을 결정했다"고 고소·고발의 취지를 밝혔다.

인권단체 공권력감시대응팀 소속 랑희 활동가는 "폭력을 당하고 항의를 했을 때 경찰이 와서 '참으세요'라고 말했다"며 "1차적으로는 폭력 행위를 한 사람들이 문제겠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건 경찰의 탓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극우단체에게 '당신들의 행위는 처벌당할 수 있다'고 분명하게 경고해야 한다"며 "2개의 집회를 평화적으로 공존하도록 하는 것은 경찰의 책무이며, 금지와 방관 두 가지 중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이후 쌍용차지부 집행부와 변호인 등 5명은 서울지방경찰청장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휴가 중인 청장을 대신에 당시 집회 현장 책임자인 경찰 측 관계자와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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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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