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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선위,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시누락’ 검찰 고발…핵심 쟁점 판단은 유보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권선물위원회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권선물위원회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제공 : 뉴시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핵심사안’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새로운 감리를 금융감독원에 요청했다. “정치적 부담을 금감원에 미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 공시를 누락한 것은 ‘고의’라고 보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명백한 회계기준을 중대하게 위반했고 그 위반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증선위는 금감원의 지적사항 중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미국 바이오젠사에 부여했지만 이를 공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고의 누락이라고 본 것이다.

증선위는 고의 공시 누락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담당 임원 해임권고, 감사인 지정 3년 및 검찰 고발 등의 제재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누락한 재무제표를 감사하면서 회계감사 기준을 위반한 회계법인 및 소속 공인회계사에 대해서는 감사업무 제한,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홍순탁 실행위원은 “일각에선 증선위가 공시 누락까지 고의가 아닌 과실로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고의라는 당연한 판단을 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증선위 관계자는 “고의 공시 누락이기는 하지만 ‘주석미기재’의 경우 검찰 고발을 하더라도 상장폐지 심사 대상 요건은 아니”라고 밝혔다. 증선위의 ‘검찰 고발’ 의결은 상장폐지 심사 대상 요건이 되지만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에 미치는 영향이 없으므로, 즉 재무재표상의 숫자에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회계처리기준 위반행위에 따라 이날 오후부터 13일 오전 9시까지 장외거래를 중지시켰다.

증선위는 핵심 사안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부당하게 변경했다는 금감원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새로운 감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핵심적인 혐의에 대한 금감원의 판단이 유보되어 있어 조치안의 내용이 정정처분의 명확성과 구체성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됐던 2015년 회계처리를 지배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을 지적하면서 어느방법이 맞는지 금감원이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용범 위원장은 “처분결정을 하지 못한 사항에 대해서는 추후에 명확하고 구체적인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며 “금감원의 감리 후 새로운 조치안이 상정되는 경우 신속한 시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선위의 결정은 핵심 쟁점에 대한 판단을 금감원으로 미룬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선위의 고의공식 누락, 검찰 고발 결정은 너무나 당연한 상식의 승리”라면서도 “나머지 혐의를 사실상 금감원에게 다시 미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핵심 쟁점을 판단하지 않고 콜옵션 공시누락만 단순한 ‘고의 주석미기재’로 본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시누락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강화, 즉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기 때문이다.

‘콜옵션’ 공시가 누락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의 자회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제일모직의 계열사였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당시 두 회사의 합병 비율은 1:0.35였는데 이 합병 비율 산정에서 바이오에피스의 주식가치가 ‘콜옵션 행사 여부’로 재평가 되고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분식회계’ 된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보면 단순한 ‘공시누락’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홍 실행위원은 “공시누락은 합병과 연결고리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합병 당시 4조5천억이라는 이익이 사라져 버리면 자본잠식 상태가 되고, 이러면 2015년 ‘상장심사’ 자체에 못들어가게 되는데 이 주요한 사안을 판단하지 않은 증선위는 책임을 회피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권선물위원회 긴급 브리핑을 마치고 인사를 하고 있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증권선물위원회 긴급 브리핑을 마치고 인사를 하고 있다.ⓒ제공 : 뉴시스

홍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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