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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만장 ‘친박’ 두고 볼 수 없다” 김성태의 선전포고, 자유한국당은 어디로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임화영 기자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앞둔 자유한국당의 내부 갈등이 수습불가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갈등의 중심에 서있는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 겸임)은 13일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당내 세력을 향해 "기고만장한 모습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그동안) 정치적 이해관계와 정략적 목적만을 위해 당내 갈등을 야기하는 행위에 대해 국민들께 싸우는 모습을 보이기 민망해 대응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친박(친박근혜)계를 향한 선전포고다.

김 대행은 '친박', '비박'(비박근혜) 계파갈등의 존재를 숨기지도 않았다. 그는 "자유한국당에 '잔류파'라는 건 저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친박'이라는 표현에 대해 당에서 강력한 항의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고 없는 '잔류파'라는 걸 만들어서 친박의 흔적을 애써 지워주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표면적으로는 '더 이상 계파가 없다'며 언론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에 언론에서는 상황에 따라 '비박'과 '복당파', '친박'과 '잔류파'라는 표현을 써왔다. 그만큼 복잡하게 얽힌 당내 역학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 대행은 '친박을 숨겨주지 말라'며 감정적인 대응에 나섰다.

또 김 대행은 "혁신비대위로 가는 길은 중단 없이 계속 갈 것"이라며 "그 약속은 5번의 의원총회를 겪으면서 끊임없이 약속한 사안이다. 이제와서 비대위 출범을 뒤엎으려는 작태에 대해선 납득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친박계가 정략적 의도를 갖고 자신의 앞길을 막아서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누드사진 막아준 게 누군데!" 막장까지 간 싸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심재철 의원이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 겸임)의 퇴진을 요구하는 의사진행발언을 하려고 하자 김 대행이 이를 막아서고 있다.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심재철 의원이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 겸임)의 퇴진을 요구하는 의사진행발언을 하려고 하자 김 대행이 이를 막아서고 있다.ⓒ뉴시스

앞서 김 대행은 전날 5시간 가까이 이어진 의총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들을 향해 벌컥 소리를 지르는 등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나를 이렇게 정략적으로 흔드는 이유가 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 대행은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는 중진 심재철 의원을 향해서는 "2013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성의 누드사진을 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노출됐을 때 (내가 출당요구를) 막아주지 않았느냐. 나한테 그럴 수 있느냐"며 "당의 혜택으로 국회부의장을 하면서 받은 특수활동비로 밥 한 번 산 적이 있느냐"고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목소리가 의총장 밖으로 새어나올 정도로 고함을 쳐댔다.

김 대행은 자신을 말리는 동료 의원을 향해 주먹질하는 시늉까지 해보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의 이러한 모습에 일부 의원들은 의총이 진행 중임에도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장우 의원은 "도저히 못 봐주겠다"고 혀를 찼다. 김 대행은 의총이 끝난 뒤 질문세례를 쏟아내는 취재진을 향해 "의총 얘기하지 말라. 누가 의총을 얘기하냐"고 신경질을 내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도 "호가호위 세력들의 정략적인 의도에 더 이상의 인내는 사치스러운 위선일 뿐"이라며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멀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우리는 더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심재철 의원은 새벽 시간에 입장문을 내고 김 대행의 문제제기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김 대행은 '당의 혜택을 받아 국회부의장을 하면서'라고 표현했지만, 당의 혜택이 아니라 정당한 당내 경선 과정을 통해 부의장이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자신의 '누드사진 파문' 당시에 출당요구는 없었다며 김 대행의 주장에 대해 "어불성설"라고 주장했다.

'비대위원장이 선출된들…' 앞날 안 보이는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임화영 기자

자유한국당은 당초 이번 주말까지 비대위원장 최종 후보를 선출한 뒤 오는 17일 전국위원회 인준을 통해 비대위 구성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자유한국당은 전날 김성원·전희경 의원과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박찬종 아세아경제연구원 이사장,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전 중앙대 총장) 등 5명을 비대위원장 후보로 발표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비대위 구성이 일정대로 착착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주말까지 비대위원장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전국위가 열리는) 17일 오전 11시 전에만 결정되면 된다"며 "16일에도 의총이 있으니까 어떤 식으로든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날 회의에서 "국회의원들도 우리 당의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의견을 모아주시면 더욱 고맙긴 하지만, 혹시 모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600~700명 정도 되는 고위당직자들이 전국위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전국위에서 결정하는 게 합법성·정당성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속의원들의 합의가 없어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오는 16일 의총을 다시 열고 비대위 구성을 비롯한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비대위원장이 최종 선출되더라도 당내 갈등이 제대로 봉합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내홍에 감정싸움 양상까지 보이면서 당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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