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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낮아졌어요” 17년째 성과급제 반대하며 균등분배하는 선생님들

“선생님 성과급은 S등급입니다”

# 고등학교 선생님인 A씨는 올해 교원 성과급 중 최상위인 S등급을 받았다는 문자를 받았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았단 느낌보단 ‘넌 올해 고3 맡아서 고생했으니 S등급받아라’는 태도가 느껴진다. 지난해에는 3등급 중 최하위 등급을 받기도 했다. B등급을 문자로 통보받을 땐 자존감이 낮아졌다. 평가방식에 날로 불만이 쌓여갔다. 동료 선생님들과는 교육적 선의의 경쟁이 아닌 갈등이 생겼다. S등급을 받은 교사가 아이들을 잘 돌보고 잘 가르치는 교사가 아닐 수도 있고, B등급을 받은 교사가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A씨는 올해 동료들과 성과급을 똑같이 나눠갖기로 했다. 상위인 S등급 교사의 성과급은 515여만원, 최하위인 B등급 교사의 성과급은 257여만원. 두 배 차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2018년 성과급 균등분배 현황 및 실명 공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급 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2018년 성과급 균등분배 현황 및 실명 공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급 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교원성과급제에 항의하는 약 10만명의 선생님들이 올해 성과급을 똑같이 나눠 갖기로 했다. 전교조는 “17년 묵은 교육적폐인 교원차등성과급이 청산될 때까지 불복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교사들은 교원성과급제 반대 운동을 17년 동안 지속해 왔다. 올해 전교조는 교원성과급제를 적폐 1호로 규정하고, 성과급 폐지와 차등 없는 수당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전국 유‧초‧중‧고 4,216개교 교사 9만 5,575명이 성과급 균등분배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장과 교감을 제외한 전국 교원의 21% 수준이다. 지난해 성과급 균등분배에 참여한 교사 8만7085명보다 8,490(약 10%)명 늘었다.

또한 이들 중 교사 1만 1천명은 13일 조간신문을 통해 이름을 공개하고 성과급 균등분배에 참여한 교사임을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2018년 성과급 균등분배 현황 및 실명 공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급 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2018년 성과급 균등분배 현황 및 실명 공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급 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2018년 성과급 균등분배 현황 및 실명 공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급 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2018년 성과급 균등분배 현황 및 실명 공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급 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정부는 2001년 “교원들 간의 협력과 경쟁을 유도하여 사기를 진작”하겠다며 교원차등성과급을 도입했다. 이에 반발한 교사 8만4000여명은 350억원의 성과급을 반납했다. 이후 전교조는 17년 동안 균등분배와 순환 등급제 등을 통해 반대 운동을 진행해 왔다.

교육부는 교사의 근무·업무실적 등과 관계없이 성과급을 균등 분배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성과급 폐지 대신에 차등률을 70%에서 50%로 조정했다. 각 학교장이 성과급제 차등지급률을 최소 50%에서 최대 100%로 선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교원들의 사기가 진작되기는커녕 매년 성과급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는 민망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S, A, B 등급을 문자로 통보받을 때마다 교사들의 자존감은 점점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협력과 공동체성을 바탕으로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기본이지만, 성과급은 바로 그 근본을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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