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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결정 하루 앞둔 민주노총 노동자위원들이 회의에 복귀하지 못하는 이유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개악 폐기, 임금개악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한 마트 노동자가 최저임금삭감법 폐기 촉구 발언을 하고 있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개악 폐기, 임금개악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한 마트 노동자가 최저임금삭감법 폐기 촉구 발언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참여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최저임금법 개악으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밥상을 엎고 밥그릇을 빼앗았습니다. ‘최저임금 삭감법’을 그대로 두고 최저임금위원회에 복귀할 수는 없습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을 하루 앞둔 13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불참 중인 민주노총 노동자위원들이 밝힌 입장이다. 전수찬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4명의 민주노총 노동자위원들은 “업종별 차등 적용 주장과 함께 사용자 단체들이 최저임금 동결을 최초요구안으로 제출한 상태에서 노동계의 역할이 더욱 크다”면서도 “아무런 담보 없이 최임위에 복귀하는 것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밥상을 엎고 밥그릇을 빼앗은 악법을 그대로 인정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노동자위원들은 “조건 없이 최임위에 복귀하는 것이 얼마나 무망한 것인지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발언에서도 확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12일 경제현안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달성’과 관련해 “여건을 봐서 신축적으로 해야 한다”고 작심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최저임금법 산입범위 확대 개악으로 한 번 빼앗더니, 속도조절론으로 인상률을 최대한 억제해 저임금노동자들의 임금을 ‘이중삭감’하겠다는 노골적인 망발”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개악 폐기, 임금개악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최저임금삭감법 폐기'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개악 폐기, 임금개악 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최저임금삭감법 폐기'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최저임금위원회에 복귀할 수 없는 이유
“이대론 최저임금 인상시켜도 효과가 삭감될 것”

최임위에 불참하고 있는 노동자위원들과 민주노총은 이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저임금 삭감법’ 폐기를 촉구했다.

애초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었다. 하지만 여당이 노동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이를 강행처리했다. 산입범위 확대에 이어, 박근혜 정권에서조차 건드리지 못했던 취업규칙 불이익변경까지 손을 댔다.

이에 항의하기 위해 민주노총은 지난 5월28일 최저임금위원회 불참을 선언했다. 그로부터 한 달 보름이 흘러, 2019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이 하루 앞까지 다가왔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에는 9명의 노동자위원 중 5명의 한국노총 노동자위원만 참석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노총이 복귀할 수 없다고 하는 이유는 여당 주도로 통과시킨 ‘최저임금 삭감법’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줬다 뺏는 최저임금법 폐기하라”며 온전한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최저임금 당사자이자,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인 전수찬 마트산업노조 부위원장은 답답한 마음으로 토로했다. “민주노총이 처음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제시했을 때, 안 된다는 말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1만원은 곧 사회적 의제가 됐고, 모든 대통령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이를 약속했습니다.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보수적폐세력들이 고용이 불안하다, 자영업자 다 죽는다는 등 근거도 없는 말을 떠들었고, 정부와 여당 역시 이들의 말에 동조했습니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이렇게 다를 수 있습니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금 상황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그러나’이다”라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최저임금 조금 올랐으니, 제도와 법을 바꿔야한다고 합니다. 경제가 어려우니 최저임금 더 이상 올릴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157만원으로 살아봤냐고 물어봐야 합니다. 온전한 최저임금 1만원을 만들기 위해 산입법위 확대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집권여당은 적폐와 손을 잡고 산입범위확대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노동자 동의 없이 의견 청취만으로 가능하게 했습니다. 국회를 통과했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원상회복해야 합니다. 이대론 최임위에서 아무리 최저임금을 인상시켜도 그 효과가 삭감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그동안 16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최저임금 삭감법’ 반대 서명을 청와대 민원실에 접수하려 했으나 경찰에 막혔다. 민주노총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5개 박스만 민원접수를 받겠다고 했다. 민주노총이 갖고 온 서명용지 박스는 60여개다. 박스를 든 민주노총 간부 및 조합원들은 “16만명의 서명용지를 모두 전달해야 한다”며 경찰과 한차례 실랑이를 벌였다.

13일 최저임금법 반대 서명지가 든 60여개 박스를 청와대에 전달하려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13일 최저임금법 반대 서명지가 든 60여개 박스를 청와대에 전달하려는 민주노총 조합원들.ⓒ민중의소리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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