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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갑의 수요뮤직]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악 시장을 복원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상품화 될 수 있다. 인간의 손을 거친 생산물만이 아니다. 인간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어떤 가치든 상품이 된다. 어머니의 손맛, 농부의 정성, 작가의 진정성도 상품이 되었다. 맑은 공기와 고급스러운 집의 이미지도 상품이 되었다.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필요한 물건을 사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구매자의 재력뿐 아니라 교양 같은 상징자본까지 전시하며 계급을 구축한다.

그런데 상품은 테크놀로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본주의 시장의 상품은 테크놀로지의 결과물이다. 음악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녹음 기술과 음반 제작 기술 같은 테크놀로지의 진화가 없었다면 음악 시장은 악보 시장과 라이브 시장으로만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 테크놀로지는 음반을 만들어냈고, 음반 시장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다들 알고 있듯 테크놀로지는 음반 시장을 음원 시장으로 대체하는 중이다. 1990년대 이후 음악 시장은 테크놀로지가 만들어놓은 변화를 수용하면서 새로운 상품의 패러다임을 만드는 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the Phonographic Industry)가 4월 24일 발표한 ‘글로벌 음악 보고서 2018(Global Music Report 2018)’에서도 음악 시장의 변화는 선명하게 드러난다. 가장 큰 변화는 음악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다. 세계 음악 시장은 지난 3년 동안 계속 성장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2017년 세계 음악 시장의 총 수입은 173 억 달러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IFPI Global Music Report 2018 news

Global Music Report 2018 표지
Global Music Report 2018 표지ⓒifpi

음반 시장 무너뜨린 온라인 서비스, 음악 시장 성장 견인
스트리밍 서비스 비중 급증

음악 시장의 성장만큼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음악 시장의 성장을 이끈 주역이 온라인 음악 서비스의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사실이다. 2000년대 이후 온라인 음악 서비스가 음반 시장을 무너뜨리며 음악 시장이 작아지게 만들었는데, 이제 반대로 음악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2017년 스트리밍 수익은 전년 대비 41.1% 증가했다. 디지털 수익도 19.1% 증가했다. 유료 구독 계정을 이용하는 1억 7,600만 사용자들 덕분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전체 음악 수익에서도 38.4%를 차지하면서, 가장 큰 수익원으로 등극했다. 애물단지가 효자로 돌아왔다고 해야 할까.

그보다 이 같은 수치의 변화는 음악 테크놀로지의 변화가 음악 소비 형태를 계속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고 해야 한다. 음반으로 음악을 듣다가 아직 온라인으로 건너오지 않은 이들이 차츰 온라인으로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스트리밍 서비스의 비중은 2016년부터 급증한다고 할 만큼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수치는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나아가 음악 시장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해 세계 음악시장의 성장은 세계 각 지역의 고른 성장을 기반으로 한다. 라틴 아메리카 수입이 17.7 % 증가하고, 아시아와 호주가 5.4 % 증가한 사실은 그 예이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큰 음악 시장은 미국이고, 그 뒤를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남한,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중국이 잇는다.

2017년 오디오와 비디오 스트리밍 이용자와 수익 비교
2017년 오디오와 비디오 스트리밍 이용자와 수익 비교ⓒifpi

음악 산업계의 3년 연속 성장은 그 전 15년 동안의 매출 감소를 극복할 수 있게 하지만, 2017년의 성장조차 1999년 시장 규모의 68.4 %에 불과하다. 물성을 가진 음반을 구매해 음악을 듣지 않고, 온라인으로 음악을 듣는 소비형태의 변화는 아직 과거 음악 시장의 영화를 그리워하게 만든다. 앞으로 과거 음반 시장의 영화를 재현할 수 있을까. 만약 과거의 영화를 재현한다면 그 동력은 무엇일까.

사실 온라인 음악 시장의 변화는 좀 더 복합적이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비중은 높아졌지만 다운로드 시장의 수익은 20.5% 감소했기 때문이다. 음악 소비 형태는 계속 변화하면서 뮤지션, 제작자, 플랫폼 사업자의 새로운 대응을 요청한다. 아울러 음반 시장의 수익 역시 5.4% 감소했다는 사실은 온라인으로 집중하는 시장의 변화를 더 명징하게 드러낸다. 처음으로 디지털 소득이 전체 수익(54%)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는 사실도 온라인으로 집중하는 변화를 증거한다.

그런데 음반 시장의 수익이 감소하는 변화는 역으로 음반이라는 매체의 희소성과 가치를 더욱 높이는 측면이 있다. 바이닐 음반과 카세트 테이프 시장이 성장하는 추세라는 사실은 그래서 흥미롭다. 음반 시장은 1999년 대비 1/5 수준으로 줄어들어버렸지만, 아직도 세계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72%, 독일에서는 43%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광고, 영화, 게임,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에서 음악을 사용해서 발생한 수익도 9.6% 증가했다.

2016년 탑 10에 오른 뮤지션들 중 1년 뒤 드레이크와 더 위켄드만 탑 10 유지
에드 시런, 2017년 싱글 차트·음반 차트 모두 1위

그렇다면 지난 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이 같은 규모의 돈을 쓰게 만든 주역들은 누구일까? 보고서는 에드 시런, 드레이크, 테일러 스위프트, 켄드릭 라마, 에미넴, 브루노 마스, 더 위켄드, 이매진 드래곤스, 린킨 파크, 더 채인스모커스의 이름을 거명한다. 팝과 힙합, 록, 일렉트로닉 뮤지션들 중 힙합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16년 탑 10에 오른 뮤지션들 중 1년 뒤 드레이크와 더 위켄드만 남아있다는 점은 이들의 인기와 시장의 빠른 변화를 동시에 보여준다. 싱글 차트에서는 이밖에도 루이스 폰시, 찰리 푸스, 디제이 칼리드 등이 10위 안에 올라 있다. 음반 차트에서는 핑크, 랙엔본맨, 샘 스미스, 유투, 해리 스타일스 등도 올라와 있다. 무엇보다 에드 시런이 싱글 차트와 음반 차트 모두 1위에 올랐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힙합과 일렉트로닉 음악의 시대에 팝 포크 뮤지션의 약진은 상징적이다.

애드 시런
애드 시런ⓒ프라이빗 커브

이 같은 2017년 음악 시장의 결과는 달라진 음악 환경을 선도한 기술의 변화와 음악 소비 형태의 변화에 조응하는 음악산업이 이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판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기기와 온라인 플랫폼이 연결되고, 다양한 컨텐츠로 확장해 접점을 만들면서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기 때문이다. 이제 더 많은 이들이 더 많은 컨텐츠를 더 빠르게 더 자주 소비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2018년과 그 후의 음악 시장의 모습은 더욱 궁금해진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어디까지 해낼 수 있을까. 그리고 AI 스피커는 얼마만큼 위력을 발휘할까. 더 많은 변화를 기다려보자.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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