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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물타기’ 김성태 무리수에 ‘역풍’ 제대로 맞은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문건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어설픈 물타기를 시도하다 역풍에 직면한 모양새다.

기무사의 '촛불계엄' 문건에 이어 세월호 유족 사찰, 노무현 전 대통령 통화 감청 의혹까지 연이어 터져 나오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펼치다가 도리어 궁색한 처지로 내몰렸다. 아울러 기무사 문건을 폭로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향해 저급한 인신공격을 펼치다 막말 논란까지 자초했다.

'노무현 기무사 문건' 헛발질한 김성태, '성 정체성' 막말까지

김 원내대표는 31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기무사가 군 대전복상황센터에서 대응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며 국방부는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윽박질렀다.

그는 "2016년 (기무사의) 대응문건 뿐만 아니라, 2004년 대응문건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반드시 진위가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기무사는 김 원내대표의 주장에 즉각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기무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2016년 12월, 지난 정부 기무사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기간 중 문제점을 짚어보았으나 계엄내용 검토는 일절 없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가 사실 확인도 없이 '노무현 기무사 문건' 의혹을 제기하며 '진흙탕 만들기'에 나섰지만, 당사자의 반박에 직면하면서 대응할 방법이 없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기무사가 자료요청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은 하지 않은 채 사실과 다르다고만 하고 있다"는 추가 입장을 내놨을 뿐이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3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발언을 지적하며 비판하고 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3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발언을 지적하며 비판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나아가 김 원내대표의 '기무사 물타기'는 문건 관련 의혹을 연일 폭로하고 있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의 '성 정체성'을 타깃으로 한 막말 공격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는 이날 "임 소장은 성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는 자"라며 "그런 자가 군 개혁을 주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심지어 TV화면에 비춰진 임 소장의 모습에 대해 "화장을 많이 한 모습"이라고 트집을 잡았다. 임 소장이 성 소수자인 점을 들춰가며 저급한 인신공격에 나선 것이다.

이에 임 소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논리가 부족하니 하등 상관이 없는 내용까지 끌어와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 원내대표를 향해 "인식의 밑천을 드러내면서까지 내란범을 지켜야 하는 이유에 국민들은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자유한국당은 공당으로서 친위쿠데타 연루 여부를 국민 앞에 해명할 책임이 있다"며 "당 내부에 내란음모에 가담한 공범들이 있는지 확인부터 해보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근혜 탄핵'이 기각될 경우, 당시 여당이던 자유한국당과 공모하려 했다는 내용이 문건에 명시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여전히 '문건 유출 경위' 물고 늘어지며 '물타기'…"홍준표 오버랩"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여전히 기무사 문건 파문의 본질적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문건 유출 경위'에 대해 음모론을 집중 제기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2급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문건을 어떻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손에 들고 나와서 흔들어댈 수 있었는지 그 경위도 상세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적폐몰이를 하려는 (현 정부의) 정치적 기획도 시원찮고, 이젠 (국방부가) 해명이라고 내놓는 것도 봉숭아학당 저리 가라 할 정도"라고 힐난했다.

또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군이 대응문건을 작성한 것은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합법적 대응"이라며 "이를 갖고 내란이니, 군사반란이니, 쿠데타 문건이니 하면서 정치적 의도에 따라 적폐몰이를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때 작성된 문건만 괜찮다는 것으로, '노무현 기무사 문건' 음모론을 제기하며 물타기하던 자신의 논리와도 배치된다.

결국 김 원내대표의 주장이 계속될수록 자유한국당의 궁색한 처지만 부각시켜준다는 평가다. 기무사 문건의 추가 공개가 이어지면서 '기무사 폐지' 여론이 형성됐고, 기무사 개혁위원회는 부랴부랴 이번 주 안에 강도 높은 개혁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군·검 합동수사단도 문건 작성의 '윗선'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정의철 기자

정치권에서는 김 원내대표의 도를 넘은 무리수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아니면 말고' 식 폭로정치를 하며 여론 호도를 대놓고 한 것"이라며 "더욱이 계엄령 문건과는 어떠한 관계도 없는 '성 정체성' 운운 발언은 한 개인의 인권을 짓밟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백 대변인은 "거짓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터무니없고 황당한 주장으로 본질을 흐리는 것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김 원내대표에게서 홍준표 전 대표가 오버랩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의당도 최석 대변인 명의의 브리핑에서 "자유한국당이 개인을 향해 무분별한 비난을 퍼붓는 것은 기무사 개혁을 무위로 돌리려는 추잡하고 치졸한 정치적 모략"이라며 "더 이상 기무사를 비호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독립수사단이 진행하는 수사를 지켜보며 반성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기무사가 친위쿠데타를 획책하고 초법적 일탈을 광범위하게 벌여왔다는 것은 불변의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더 이상 기무사 개혁을 방해하려는 행위는 용납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다음 날 지도부 공식 일정을 일체 잡지 않았다.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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