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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2의 플레이리스트] 싸이라는 엔터테이너
2018 싸이 흠뻑쇼 서머 스왜그 서울 첫날 현장
2018 싸이 흠뻑쇼 서머 스왜그 서울 첫날 현장ⓒ제공 = 싸이

2018 싸이 흠뻑쇼 서울 첫 날 공연이 8월 3일 서울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큐시트를 받아들고 놀랐다. 조용하다 싶은 노래들 몇 개 빼면 모두 물 난사 예정이었다. 대충 뿌리겠지 싶어 랩톱을 꺼내들었다가 화를 당할 뻔 했다. 흩뿌리는 수준이 아니었다. 물이 온 몸을 적셨다. 해가 지기 전인 오후 7시부터 뿌린 물은 앵콜 시작 직전인 9시까지 마르지 않았다. 해지고 불어오는 더운 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차가웠다.

관객들은 시도때도 없이 물세례를 요구했다. 싸이가 멘트를 하려면 일단 물부터 뿌려야했다. 싸이는 무대와 먼 관객들을 위해 물세례 수신호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여러분 저 보러 오는 게 아니라 물 맞으러 오시는 것 다 알고 있습니다”라며 웃음을 안겼다. 워터파크를 방불케하는 즐거움에 랩톱을 덮었다. 2만 5천 관객들은 머리 위로 뿌려지는 물 앞에 모두 하나였다.

이날 스크린에 비춰진 70대 할아버지 일행은 공연의 준 주인공이었다. 공연장서 흔히 하는 연령별, 구역별 함성 대결에서 비춰진 할아버지. 손가락 일곱 개를 펴보이며 70대임을 알렸다. 관객들은 손벽치며 ‘뽀뽀해’를 외쳤다. 앞서 싸이가 부른 ‘어땠을까’에서 화면에 비춰진 연인들이 입맞춤하던 분위기를 이어간 것이다. 할아버지는 계속 손가락 일곱 개를 펴 보이다가(나 70먹은 할아버지야) 결국 함께 온 옆 사람에게 입을 맞췄다. 잠실 하늘을 가득 채운 2030의 함성만큼 기억에 진하게 남았다. 2030은 물론 40대 이상 연인들 모두 화면에 비춰지면 각자의 방식대로 사랑을 나눴다. 2만 5천 관객은 환호하고 손뼉쳤다.

‘Dream(드림)’과 ‘아버지’ 무대는 싸이의 공연이 커버하는 감정폭이 넓다는 것을 입증했다. 스탠드 마이크를 붙잡고 ‘드림’을 열창하던 싸이의 뒤로 신해철이 등장했다. ‘인생은 어쩌면 긴 꿈일지도’라는 글귀와 함께 등장한 신해철의 생전 모습에 2만 5천 관객은 일동 그리운 눈빛을 보냈다. 워터 스크린에 비춰진 ‘아버지’ 가사를 읊조리던 관객들의 눈엔 눈물이 맺혔다. 싸이의 지휘대로 분위기는 오르락내리락했다.

공연장은 새파란 색 상의로 가득했다. 이날의 드레스코드였다. 2호선 종합운동장 역에 내리자마자 파란 옷을 입은 사람들은 공연장을 파도치는 바다처럼 채웠다. 공식 마지막곡 ‘We are the One’을 부르기 직전 싸이는 “요즘 같은 시국에, 여러분들이 하나되길 바라며 이 노랠 부른다”라고 말했다. 적어도 보조경기장의 2만 5천 명은 ‘전경과 학생’같은 구분 없이 열광하고 싶은 마음이 같음을 서로 확인하며 하나로 합세했다.

성별, 세대, 그리고 다양한 감정을 아우르는 ‘흠뻑쇼’는 싸이라는 엔터테이너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저와 함께하는 이 시간만큼은 일상을 잊고 즐거울 수 있게 해 드리겠다”라는 그의 다짐처럼 2만 5천 명은 더위까지 잊고 시원한 여름밤을 보냈다.

2018 싸이 흠뻑쇼 서머 스왜그 서울 첫날 현장
2018 싸이 흠뻑쇼 서머 스왜그 서울 첫날 현장ⓒ제공 = 싸이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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