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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의 ‘셀프개혁’?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안 즉각 폐기해야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안 즉각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안 즉각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시민사회가 ‘기무사 시즌2’를 예고하는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안)’ 폐기를 촉구했다. 해당 입법안은 계엄 문건 작성, 민간인 사찰, 댓글 공작 등 정치 개입으로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부)를 해편하고 창설된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근거 법안이다.

군인권센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무사 간판만 바꾼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추진 중단 촉구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신설 조직에 대해▲방첩 임무만 담당 ▲대공수사권 폐지 ▲불법행위 통제 강화 ▲불법 직무 수행 지시에 대한 거부 의무화 ▲명칭에 방첩 기능 조직임을 명시할 것▲성역 없는 인적 청산 ▲기무사 개혁에서 기무사 요원의 개입 완전 배제 등을 요구했다.

시민단체들은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 입법안이 기존 ‘국군기무사령부령’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전혀 없다”며 “기무사의 숱한 불법행위가 밝혀졌음에도 개혁이 간판만 바뀌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상정된 입법안에 대한 폐기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지난 6일 “현재 기무사를 해체하고 과거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새로운 사령부를 신속히 창설하기 위해 8월 6일 부로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창설준비단을 추진하고, 신규 부대령인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대통령령)’ 제정령안을 입법예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이 기무사 개혁위원회와 국방부 장관의 기무사 개혁안을 건의 받은 뒤 내린 ‘기무사를 해편하고 새로운 사령부를 창설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안 즉각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안 즉각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총장은 “새 사령부령에 따르면 조직 설치, 운영 목적, 직무가 기존 기무사령과 동일하고, 독소조항으로 작용했던 조문들도 그대로 담겨있다”라며, “기무사 개혁의 주된 과제로 제시됐던 보안 업무 이관, 대공수사권 폐지, 민간 관련 정보 수집의 원천 차단, 장병 동향 관찰권 폐지, 정책 기능 폐지 등 어느 하나도 반영 돼 있지 않다”라고 새 사령부령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무사는 본래 법령의 모호성과 조문 미비를 악용하여 각종 불법 행위를 저질러왔다”라며, “직무 범위나 내용, 구조가 변한 것이 없는데 선언적 조문을 몇 개 추가한다고 기무사가 개혁되리라 믿는다면 매우 순진한 발상이다”라고 꼬집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새 사령부령이 미흡한 이유가 기무사 해편 작업에 기존 기무사 요원들이 개입해 ‘셀프 개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기무사 해체와 새 사령부 창설 업무를 맡은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창설준비단’에는 기무사 소속이 1명 뿐이다”며 “문제는 창설준비단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기무사 내부에 별도로 꾸려진 ‘창설지원단’이다. 이곳은 100% 기무사 요원들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안 즉각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국군기무사령부 개혁 정황을 발표하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안 즉각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국군기무사령부 개혁 정황을 발표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그는 “‘창설지원단’은 새 사령부 창설 기획 업무, 기무사 요원들 중 새 사령부에 잔류할 인원 선발 업무 등을 수행하며, ‘창설준비단’에 소속된 기무사 대령을 통해 본인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창설준비단’ 역시 기무사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다는 이유로 이들의 말을 신뢰하고 조직 개편 작업에 적극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적폐의 온상이자 개혁의 대상인 기무사에게 조직 개편과 인적 청산을 모두 맡긴 셈이다”고 꼬집었다.

군인권센터 등이 받은 제보에 따르면 창설지원단은 70여명의 중대령급 장교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대부분 '계엄령 문건 작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재임 당시 진급한 인사들이다.

시민단체들은 “창설지원단 단장 전모 준장이 새 사령부의 참모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은데, 전모 준장은 계엄령 문건 작성자라는 의혹을 받은 소강원 참모장과 대위 때부터 동고동락한 사이”라도 지적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각별함을 설명하는 사례로 “장군 진급시에도 조현천 전 사령관 비서실장이었던 소강원의 추천을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창설준비단이 발표한 2,100명 수준 인원 감축안 역시 해당 TF에서 만들었다”면서 “기무사 요원들은 전원 원대 복귀 후 일부만 새 사령부에 참여하기로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인사선발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잔류 1,500명을 선발하고 20일에 서류상으로만 원대복귀 시킨 뒤 다시 새 사령부에 배치하려는 꼼수를 준비중이다”라고 주장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안 즉각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안 즉각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 박석운 공동대표는 “기무사 요원들은 대통령의 지시를 면종복배(面從腹背)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기무사를 해편하고 불법행위 가담자를 전원 원대복귀 시킬 것을 지시했는데, 앞에서는 그렇게 하는 척 하면서 뒤에서는 종전의 적폐 세력들이 간판만 바꿔 기무사와 거의 유사한 조직을 재구성하려는 공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송상교 사무총장은 “현재 정부는 이같이 엉터리로 마련된 새 사령부령안을 입법예고했다”며 “행정절차법 상 ‘특별한 사정이 없을 시 40일 이상 의견 수렴’이라는 규정도 무시한 채 단 4일간 졸속으로(의견) 수렴한 후 8월 14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새 사령부령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정부가 9일까지 접수된 반대의견을 반영하여 입법안을 폐기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아울러 기무사 개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공청회 등 투명한 여론 수렴 절차를 거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석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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