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민주당, 국민 아픈 곳 못 보듬어드렸다” 초선 최고위원 후보 박정의 자성

편집자주ㅣ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국대의원대회가 오는 25일 열립니다. 송영길·김진표·이해찬 의원 등 중량감 있는 후보들이 나선 당 대표 선거가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초선 의원들의 도전이 두드러진 최고위원 선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 20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향해 패기없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쓴소리를 들어온 초선 의원들이 '호시절'일 수 있는 집권 2년 차에 앞다투어 목소리를 낸 까닭은 무엇일까요.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해영·박주민·박정(기호순) 의원은 왜 이번 선거에 나서게 됐는지, 이들이 바라보는 당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봅니다. 첫 순서는 박정 의원입니다.

더불어민주당 8·25전국대의원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박정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8·25전국대의원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박정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박정 의원 인터뷰

"(그동안 당이) 국민들의 아픈 곳을 못 보듬어드렸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박정 의원은 하락세인 당의 지지율에 대한 질문에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당내 분열로 비춰질까 우려해 그동안 꾹 참아왔던 목소리였지만, 이제는 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당 개혁에 초선들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건 비단 박 의원뿐만이 아니었다. 공부 모임, 밥 모임을 통해 삼삼오오 만나왔던 수십 명의 초선 의원들도 이와 비슷한 생각이었다.

박 의원은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에 대해 "민주당 의원 129명 중 초선 의원이 66명이다. 초선들이 (당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초선 의원들 중 '변화'와 '혁신'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바람이 많았는데, 최고위원에 출마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아서 용기를 가지고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초선 의원들이 변화·혁신 강조하는 이유는?
"민주당 우클릭 됐다는 의견 있어"

더불어민주당 8·25전국대의원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박정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8·25전국대의원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박정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박 의원이 유독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이유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20대 총선과 19대 대선, 그리고 지난 6.13 지방선거까지 큰 선거에서 잇따라 승리했지만 당이 변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최근 정부·여당의 행보를 두고 개혁성이 많이 옅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법 개정, 최저임금 1만원 등 일련의 노동·경제 정책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우클릭'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박 의원도 자당을 향한 따끔한 지적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 당이 많이 우클릭 됐다는 의견이 있지 않으냐"라며 "여당이 됐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보는 측면도 있지만, 기존에 (우리 당이 추구했던) 서민들과 약자들이 원했던 세상을 충분히 만들어 놓은 후에 다른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 필요한데 전체적인 스펙트럼이 오른쪽으로 옮겨가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라며 소신을 밝혔다.

박 의원은 "그동안 당의 분열이 두려워서 목소리를 안 냈다. 말을 못 했다"며 "지금까지는 (당이) 똘똘 뭉쳐서 선거를 치르는 과정이었고, 선거 승리에만 목적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여당이고, 대통령도 집권 2년 차가 됐기 때문에 이제는 충분히 (당내에서도) 목소리를 낼 때가 왔다"고 진단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토론할 수 있는 장부터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지도부라는 이유로 지도부가 모든 것을 다 결정하는 게 아니라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당이 갈 목표를 정해야 한다"며 "의원 개개인의 의견을 모아서 전달하는 장을 자주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당원들과의 소통이 중요
당의 정책과 비전, 이념 공유해야"

이번에 선출될 차기 지도부는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집권 2년 차인 문재인 정부의 개혁 과제들을 입법을 통해 성공시켜 내야 하고, 오는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차기 지도부가 맡아야 할 역할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하고 ▲2020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고 ▲2022년 정권 재창출의 기틀을 구축해 ▲100년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그는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당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당이 일방적으로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함께 수정해 나가야 한다는 구상이다. 2년 뒤 총선이든, 4년 뒤 대선이든 다가오는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당원들의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박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지금 민주당에는 73만명의 권리당원들이 있는데, 당원들이 당을 사랑하는 정도를 넘어 자랑스럽게 여길 정도가 돼야 한다"며 "당의 정책과 비전, 이념을 공유해야 한다. 그러려면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책 방향을 정할 때도 'TED'와 같이 소통의 플랫폼을 만들어서 당원들에게 설명하고, 혹시 잘못된 게 있으면 (당원들의 지적으로) 고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그러면 당원들이 (당원이 아닌) 다른 분들을 설득도 할 수 있고, 당에 대한 애정도 더 커질 것이다. 이런 것들이 모여서 2022년 정권 재창출의 기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박정 의원은 누구?
유명 어학원 CEO가 정치에 뛰어든 이유

더불어민주당 8·25전국대의원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박정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8·25전국대의원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박정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박 의원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정치인은 아니다. 여전히 정치인보다는 유명 어학원인 '박정 어학원'을 운영하는 교육인으로 잘 알려져있다. 요즘도 여전히 "박 의원이 '박정 어학원'의 그 박정이느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인 박정'으로서의 행보는 절대 가볍지 않았다.

그는 한창 어학원 사업에 열중했던 2003년 열린우리당에 인재영입 인사로 처음 정치계에 입문했다. 한창 어학원 사업이 잘됐기 때문에, 당시 정치 입문 제안을 받은 뒤 "고민을 많이 했다"고 웃으며 털어놓기도 했다.

박 의원이 마음을 굳히게 된 계기는 어려운 환경 탓에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지 못했던 '마음의 빚' 때문이다.

박 의원은 "중학교도 야간으로 나오고, 고등학교도 돈을 안 낼 수 있는 체육특기자로 다녔다"며 "대학교 때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었을 때인데, 나는 (집안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민주화 운동에 함께 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이에 대한 마음의 부채가 늘 있다"며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피 플렸던 많은 이들에게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당에 들어온 뒤 자신의 고향인 파주에서 출마했지만, 17대·19대 총선에서 모두 낙선의 쓴 맛을 봐야했다. 파주는 경기도에서도 보수 색채가 강한 곳 중 하나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20대 총선에 다시 출마해,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파주을에서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그는 자신의 최고 성과로 '통일경제 파주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 평화경제 특별구역의 조성·운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한 것을 꼽았다. 이 법은 박 의원의 1호 법안이자, 20대 국회 1호 법안이기도 하다. 법안의 골자는 개성공단과 유사한 공단을 파주에도 만들어 남북 경제 협력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박 의원은 "법안을 발의할 당시 야당이었기 때문에 보수 정권 아래서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잘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역할이 바로 통일에 대한 기반을 닦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국민의정부, 참여정부에서 이어진 꿈을 밥안으로 발의할 수 있어서 보람 있었다. (이 법이 통과돼) 남북평화로 이어질 수 있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소연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