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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안 판사 대응 문건서 드러난 법원행정처 ‘거짓’ 해명
10일 공개된 차성안 판사 대응 문건 내용.
10일 공개된 차성안 판사 대응 문건 내용.ⓒ법원행정처

법원행정처가 당초 내놓은 차성안 판사(현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관련 문건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명이 사실상 ‘거짓’으로 드러났다. 차 판사는 주간지에 상고법원 도입 반대 글을 올리면서 양승태 사법부로부터 불법 사찰 등 집중 견제를 받았던 인물이다.

법원행정처는 10일 ‘(150921) 차성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비실명 형태로 추가 공개했다. 이는 차 판사가 직접 법원행정처에 문건 공개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31일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문건 전부를 공개하면서 이번에 공개한 문건을 포함해 ‘(160727) 제20대 국회의원 분석’, ‘(170308) 이탄희 판사 관련 정리’ 등 3개 문건을 개인정보 보호 등 이유로 비공개 조치했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개인정보, 사생활의 비밀, 통신비밀의 침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비실명화 조치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국회의원이나 법관 등에 대한 명예훼손의 우려가 있는 주관적인 평가 부분은 생략하는 방법을 사용했다”며 “이러한 방법으로도 개인정보 및 사생활의 비밀 등 과도한 침해를 막기 어려운 파일 3개는 실질적으로 비공개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3개 문건 비공개 조치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보면 당시 법원행정처의 해명은 사실상 치부를 감추기 위한 목적의 거짓 해명에 가까웠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문건에 있는 차 판사의 개인정보나 사생활의 비밀과 관련한 내용들은 이미 공개된 문건에 비해 오히려 낮은 수준이었다. 대신 법원행정처가 차 판사에 압력을 넣으려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그 효과를 분석한 내용들로 대부분 채워져 있었다. 법원행정처가 당초 차 판사의 명예훼손 우려가 아니라 법원 조직의 문제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는 해석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문건에는 차 판사가 언론사에 상고법원 반대 글을 올린 데 대한 대응책을 내부에서 논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겼다. 법원행정처 내에서 정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판사들 네 명이 제시한 각종 대응 방안들을 차례로 나열해 놓은 형태다. 이들 판사 이름은 모두 비실명 처리됐다.

가장 먼저 언급된 A 판사는 “법원 수뇌부에서 부담되는 논의가 퍼져 나가는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음”, “잘못 건드리면 역효과가 난다. 놔두어야 한다”, “괜히 건드리지 말 것”, “차성안 판사가 친한 사람들 파악” 등 방관하는 방안과 차 판사 주변을 이용한 회유책을 동시에 제시했다.

10일 공개된 차성안 판사 대응 문건 내용.
10일 공개된 차성안 판사 대응 문건 내용.ⓒ법원행정처

B 판사가 “법관윤리규정 중 권고 의견에 저촉되는 것”이라고 의견을 낸 부분도 있었다. 이는 차 판사의 기고 행위를 법관윤리규정에 근거해 징계할 수 있는지를 연구한 부분으로 보인다. 또한 B 판사는 “득실을 고려하면 징계의 실익이 없다”, “징계하면 자꾸 주목하게 만들어 주는 것일 뿐” 등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징계의 근거가 취약해 결국 법원행정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처에서 연락 온 것을 공개할 위험도 있음”이라고 쓰여진 부분도 있었다. 이는 법원행정처가 직접 차 판사에 압력을 넣을 경우를 가정해 차 판사가 직접 이 사실을 외부에 공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C 판사는 징계 등 차 판사를 압박하는 데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의견 표명을 두고 뭐라고 하는 것은 반대->더 큰 파문을 일으킴”, “반대 의견이 많다는 것을 행정처에서 알아야 함” 등의 견해가 대표적이다.

D 판사 역시 “본격적인 문제 제기를 하면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음”, “차 판사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근소하게 다수” 등의 견해를 제시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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