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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함성 속 열린 남북노동자축구대회, “이것은 단순히 축구가 아니다, 통일이고 평화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에서 한반도 단일기가 경기장 중앙에 게양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에서 한반도 단일기가 경기장 중앙에 게양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 통일 축구대회’가 열렸다. 35도에 달하는 폭염 속에서도 상암월드컵경기장 좌석을 채운 노동자, 시민 3만여명은 남북노동자 축구팀을 응원하며 민족이 평화, 번영의 길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한껏 표현했다.

이번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는 4.27판문점선언 이후 이루어지는 첫 민간교류이다. 오랜만에 남북 민간이 만나 서로 교류하는 만큼 주최 측이나 참여하는 시민들이나 열기가 더없이 뜨거웠다. 경기장 밖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노동자, 시민들의 버스들이 북새통을 이뤘고, 착석한 시민들은 ‘우리는 하나다’가 쓰인 하늘색 응원봉을 흔들며 한시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4시 정각이 되자 남북 주빈단 및 대표단이 좌석에 착석했다. 그라운드엔 민주노총 팀, 조선직업총동맹(이하, 조선직총) 건설노동자축구팀, 조선직총 경공업노동자축구팀, 한국노총 축구팀이 입장해 관객들에게 인사를 했다. 양 측은 악수를 하며 공정한 경기를 다짐했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선수들의 얼굴엔 긴장감보다는 차분함이 감돌았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개막식에서 한반도 단일기와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개막식에서 한반도 단일기와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오후 4시 2분이 되자 개막식이 시작했다. 개막식 사회는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 홍광효 조선직총 중앙위원회 통일부위원장, 서종수 한국노총 서울본부 본부장이 맡았다. 세 사람은 번갈아 준비된 멘트를 해 가며 식을 매끄럽게 이어갔다.

4시 5분경, 세 사회자는 “남북노동자들의 의지를 모아, 판문점 선언 이행 북남노동자 통일 축구대회를 시작한다”라고 개막선언을 했다. 이어 한반도기가 상암월드컵경기장에 게양됐다. 경기장 내 모든 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반도기가 하늘 높이 오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어 민주노총, 조선직총, 한국노총 대표자들이 대회사를 하며 대회 개최의 감격과 특별한 소회를 밝혔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서 남북노동자 3단체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주영길 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서 남북노동자 3단체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주영길 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첫 순서로 대회사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일촉측발의 전쟁위기와 대결정세를 걷어 낸 4.27 판문점 선언의 확고한 이행을 위해 노동자들이 먼저 만났다. 4.27판문점선언은 73년 분단체제를 끝나고 조국의 평화와 자주통일 시대를 열기 위한 또 하나의 역사적 이정표다. 민주노총은 분단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실현한다는 강령에 맞게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 실천해나가겠다고 약속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승패에 앞서 ‘우리는 하나다’ 함께 응원하고, ‘조국 통일’을 외치며 통일의 열정을 함께 확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라며, “이번 대회는 어떤 장애와 난관이 있더라도 남과 북이 하나임을 확인하는 대회, 남과 북의 노동자들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통일운동에 주도적으로 나서자는 약속과 다짐의 대회”라고 행사의 의의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회사 말미 “이것은 축구가 아니다, 이것은 통일이다”, “이것은 축구가 아니다, 이것은 평화다”라고 외쳐 관객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서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주영길 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서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주영길 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주 위원장은 “8월의 폭염보다 더 뜨겁고 열렬한 환호로 우리를 맞아주고 환영해 준 남녘의 노동자들과 서울시민들, 그리고 여기 모인 각계 인사들에게 북녘 노동계급을 대표하여 동포애적 인사를 보낸다”라며 사의를 표했다.

이어 “북과 남의 노동자들이 펼치게 될 통일 축구는 민족사의 새 시대를 맞이한 크나큰 기쁨과 평화롭고 번영하는 통일조국건설에 한 몸을 기꺼이 내댈 북남노동자들의 억센 기상과 의지를 힘있게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민족끼리 뜻을 모으고 힘과 지혜를 합쳐 하나 된 위력으로 위대한 역사를 창조해나가자. 바로 그 선두에 민족의 맏아들이며 기둥인 우리 노동자가 설 것이다. 노동자가 있는 그 어디서나 판문점선언 이행운동을 힘 있게 벌려 겨레의 통일대진군을 기운차게 견인하자”라고 참여자들을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대회사에 나선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서울을 찾아주신 조선직총 주영길 위원장과 모든 성원들, 6.15 북측위원회 양철식 부위원장께 뜨거운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전한다. 대회의 성사를 위해 함께 해주신 6.15남측위원회 이창복 상임대표의장님과 모든 성원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이 상암구장을 제공해주고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격려하려 와 주신 박원순 시장님께도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자주적이고 평화로운 노동자의 삶을 위해, 남북 노동자의 연대와 단합을 더욱 적극화해야 한다. 단결된 힘을 하나로 모아 판문점선언을 이행한다면 비로소 노동자가 존중받는 새로운 통일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긴 시간 떨어져 살아왔으나, 노동자는 함께 해왔고 또한 함께 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개막식에서 한반도 단일기와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개막식에서 한반도 단일기와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이어 6.15 남측위원회, 북측위원회 상임대표들의 축사가 있었다.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위원장은 “판문점 선언 이후 처음으로 정부가 아닌 민간이 주최가 되어 규모있는 공동행사가 진행되고 있다”라며, “더 다양한 장소에서 더 다양한 계층이 다양한 주제로 만나서 토론하고 손 맞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총, 한국노총 북의 조선직총이 협력하면 우리 시대의 주인공으로 우리 민족의 미래와 희망을 담보해낼수 있다. 우리 겨레가 공존공영하는 통일의 길 전세계에 보여주자. 세계사적 사변이 될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민간교류협력의 물꼬를 튼 노동자들의 격려했다.

양철식 6.15남측위원회 부위원장은 “역사적 판문점선언 실천 고수 의지가 각자의 좁은 울타리를 젖히고 당파와 소속의 차이를 넘어 통일 애국의 길에서 마음과 뜻을 합쳐가게 한다. 민족 우선, 민족 중시의 입장에서 굳게 단결해야 한다. 계층, 부문 연대와 단합을 시동하고 그것을 민족의 대단합으로 이어 가야 한다”라고 남북이 마음을 모아가는 일의 중요성을 짚었다.

이어 “북남노동자통일 축구대회가 민족의 단합을 힘있게 추동하고, 통일로 가는 민족사의 큰 자욱을 남길 걸로 확신한다. 대회의 성과적 개최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축하의 뜻을 밝혔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서울시는 상암월드컵경기장 사용을 허가하고, K Water등을 지원하며 물심양면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표단과 함께 앉아 경기를 관람하며 통일을 바라는 노동자, 시민들과 함께 했다.

축사에 나선 박 시장은 “평화 특별시 서울에서 이런 뜻깊은 행사가 열려 너무 행복하다. 평화의 마음을 가득 담고 분단의 경계를 넘어온 조선직총과 북측대표단께 서울시민을 대표해 뜨거운 환영인사를 건넨다”라고 첫 인사를 했다.

이어 “다양한 분야에서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전세계 시민과 소통, 공감해야 분열과 대립으로 얼룩진 분단사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민족의 화합과 통일, 남북공동선언 판문점선언 실천을 위해 부단한 노력과 정성을 다하자. 남북노동자들의 선구적 노력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또 “저와 서울시는 어려움 속에서 남북공동선언을 지키고 그 정신을 살리려고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서울시민과 함께 평화 공동번영의 새 시대를 열겠다. 남북이 함께 할 일을 협의하고 고민할 것을 찾겠다”라며, “통일에 겨레의 미래가 있다. 저와 서울시도 멈추지 않겠다. 오직 평화를 위해 달리자”라고 연설을 끝맺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찾은 시민들이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찾은 시민들이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개막식 말미에는 축하공연이 이어졌고, 바로 남북 노동자들의 몸풀기가 시작됐다. 경기 시작전부터 “통일조국”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경기장을 꽉 채웠다.

이날 먼저 한국노총과 조선직총 건설노동자축구팀 경기가 전후반 30분씩 열렸고, 이어 민주노총과 조선직총 경공업노동자축구팀 경기가 이어졌다.

한국노총과 경기하는 건설노동자축구팀(붉은색 유니폼 착용)은 김정현 감독 지도하에 13명의 선수가 뛰었다. 민주노총팀과 경기하는 경공업노동자축구팀(백색 유니폼 착용)도 백명철 감독 지도하에 13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민주노총과 조선직총 경공업팀 경기에서는 북측에서 내려온 장철진 심판이 주심을 봤다. 한국노총과 조선직총팀 경기는 MBC 스포츠 플러스에서 생중계 됐다.

경기 후 대표단과 선수단은 남측 대표단 및 선수단과 함께 워커힐 호텔에서 환송만찬을 하며 서울에서의 마지막 밤을 정리 한다.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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