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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고위급회담에 거는 기대

오늘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남북 고위급회담이 개최된다. 남북 고위급회담은 지난 6월 1일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두 달이 넘게 열리지 못했다. 이번 회담이 지지부진한 남북미 관계에 진전을 만들 수 있는 만남이 되길 기대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측 대표단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대표단이 만나 논의할 의제는 ‘판문점 선언 이행 상황 점검’과 ‘제 3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준비’ 등 크게 두 가지이다. 김의겸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의 시기·장소·방북단 규모 등에 대한 합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면서 “합의가 이뤄지면 8.15 경축사에도 내용이 담길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이번 고위급회담을 그저 낙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남북관계가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과제가 산적한데 가장 큰 걸림돌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체적인 행동이 없다는 점이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풍계리 핵 시험장 폐기, 서해위성 발사장 해체, 억류 미국인 석방에 이어 7.27 정전협정일에 맞춰 미군 유해를 송환했다. 반면 미국은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한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한 술 더 떠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하기 전에 제재를 풀지 않겠다는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서명했던 당사자가 할 소리는 분명 아니다.

6.12 북미정상회담에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북한이 취해온 조치들은 말이 아닌 행동이었지만 미국은 여전히 대결적인 태도로 나오고 있다. ‘새로운 관계’를 만들자고 했던 두 정상의 약속이 무색해질 정도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한반도 운전자’를 자임한 우리 정부의 역할과 책임이 무거워졌다. 청와대가 미국 눈치나 보고 있으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비판에 귀기울여야 한다.

4.27 판문점 선언은 어느 한 쪽의 일방의 노력만으로는 이행될 수 없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합의서’가 아닌 ‘이행’이고 ‘행동’이다. 불신이 길었던 만큼 믿음을 줄 수 있는 행동이 아니고서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없다. 남과 북이 어떠한 경우에라도 맞잡은 손을 놓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북미관계도 순풍에 돛을 달고 갈 수가 있다. 전쟁을 끝내고 평화로 가는 길은 우리가 주인이 돼 확고히 중심을 잡아야한다.

오늘 열리는 회담이 발판이 되어 3차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기대한다. 2차 남북정상회담이 6.12 북미정상회담을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처럼 북미 교착상태를 풀어 가는데 있어 3차 남북정상회담의 조기 개최가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북미 실무 회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개최되는 회담이니 만큼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에 나서는 문제가 폭넓게 논의되며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

9월 하순으로 예정된 유엔 총회를 계기로 남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어 ‘종전선언’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에 기대를 거는 이들이 많다. 20일부터 이산가족 상봉 행사도 개최된다.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많은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많이 전해줄 수 있는 회담을 기대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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