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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뚜렷한 근거없는 시진핑 방북에 대한 회의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달 9일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에 맞춰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정부가 명확하게 이를 확인한 건 아니지만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이 올해 내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건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후진타오 전 주석이 방북했던 2005년 이후 13년 만이다.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을 놓고 미국의 시각은 그리 탐탁치 않다. 중국과 북한이 밀착하면 북미 사이의 비핵화 협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다. 이런 시각은 북한이 협상에 나오게 된 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 따른 것이며, 중국이 이를 어기고 북한을 지원할 경우에 북한이 다시금 핵 개발의 힘을 얻게된다는 논리에 바탕한다.

하지만 이는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아무런 근거가 없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나선 것은 쌍방이 주고 받을 것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과 ICBM개발에 위협을 느낀다면, 북한은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군사적 위협을 느껴왔다. 쌍방의 안보우려를 해소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겠다는 게 지난 6.12 싱가포르 회담의 결론이다. 더구나 오랜 기간 대화와 협상을 거부한 건 미국이다.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라는 정책만 봐도 그렇다. 그러니 미국의 일방적인 대북 경제제재와 압박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건 그저 미국의 주장일 뿐이다.

중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있다거나, 비핵화 정책을 느슨하게 바꾸었다는 것도 아무런 근거가 없다. 시 주석의 평양방문이 13년만에 이루어진 건 그간 중국이 북한의 안보정책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리어 북한으로서는 ‘혈맹’이었던 중국이 미국의 편을 들어 자신들을 압박하는 데서 배신감을 느껴왔을 수 있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바꾸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시 주석의 방북은 한반도 정세가 크게 변화하는 데서 긍정적 기여를 할 가능성이 더 높다.

북한과 중국이 우호관계를 이어가고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건 그 자체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들끼리 갈등이 확대되는 건 두 나라는 물론이고 주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중국을 제외하고 지역의 새로운 정치구도를 만들겠다는 것도 비현실적인 발상이다.

오히려 우려되는 건 중국의 ‘비핵화 훼방자’론을 통해 지금 찾아오고 있는 해빙의 물결을 늦추어보겠다는 냉전 세력의 발호다. 밑도 끝도 없는 불신을 제기하고, 자신들의 말을 근거로 다음 번 주장을 전개하는 냉전 세력의 ‘말 폭탄’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훼방자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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