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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정확대 기조 맞지만, 쓸 곳 분명히 해야

어제 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당정청 회의를 열었다. 지난 17일에 발표된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 결과가 충격적으로 나타나자 긴급 회동을 가진 것이다. 이 자리에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참석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주말에 당정청 회의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휴가 중이었던 김동연 부총리가 회의에 참석 할 만큼 현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7월 고용동향 결과를 살펴보면 고용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달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5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0년 1월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다. 정부가 지난 달 수정해 발표한 연간 고용 목표치는 18만명인데 7월까지 12만 2천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에 비해 내외의 조건이 좋지 않아 하반기에도 크게 늘어나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을 맬 수는 없다.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에서는 모든 책임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돌린다. 자유한국당은 “정부는 지금이라도 소득주도 성장의 환상에서 벗어나 규제혁신과 투자 활성화, 노동시장 개혁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의 근본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언론들의 논조도 비슷하다. 하지만 이 정부 들어 추진된 정책들이 일자리 감소의 원인이라는 건 아무런 증거도 없는 주장일 뿐이다.

물론 정책의 책임이 없진 않다. 하나의 정책이 긍정적 효과가 부정적 효과를 동시에 가진다면,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정적 효과를 보완할 정책 조합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테면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올 자영업 위기에 대해 대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자영업 비서관을 신설하고 부산을 떨었지만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종합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동연 부총리의 불협화음과 같은 정부내의 문제도 완전히 해소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당정청은 일단 재정확대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일자리 사업 및 추가경정예산 사업 집행을 강화하고, 내년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확대 편성하겠다는 것이다. 경기가 어려울 때 재정을 확대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어떤 곳에 세금을 쓰느냐다. 급하다고 과거식 SOC예산 늘이기나, 실효성 없는 기업지원을 반복하는 건 경제 체질을 바꾸지 못하고 문제를 뒤로 미루는 결과만 낳을 게 분명하다. 문재인 정부가 그 동안 내세워 온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그 자체론 문제가 없다. 필요한 건 정부의 팀워크와 실행능력이다. 확장적 예산은 구조개혁과 사회안전망 강화라는 방향에 맞게 집행돼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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