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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눈물의 이산가족 상봉, 확대와 정례화 이뤄져야

구순이 넘은 어머니는 65년 전 어린애였던 아들을 단박에 알아보고 이름을 외쳤다. 머리가 하얗게 센 아들도 어머니 품에 안겨 오열했다. 가족과 헤어지고 고향을 잃은 아픔은 여전했다. 2015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열렸다. 20일 우리 측 상봉단 89명과 동행 가족이 북의 가족, 친지를 만나 혈육의 정을 나눴다. 비록 2박3일간의 짧은 만남이나마 생의 마지막 소원을 이뤘다.

아직도 가족, 친지를 그리는 이들에 비해 이산가족 상봉의 속도는 너무 더디다. 지난달 기준으로 이산가족 상봉 신청인원은 13만명이 넘었으나 이중 7만 5천여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남은 이산가족은 5만여명이다. 현재와 같은 방식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500차례 열려야 모두 가족, 친지를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이산가족 대부분은 70대 이상의 고령이 많아 매년 3천명 이상이 사망하는 실정이다.

남북은 1985년 고향방문단을 교환해 처음 이산가족 상봉을 실시했다. 이후 오랫동안 끊어져 있던 혈육 만남의 길은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으로 다시 열렸다. 2015년까지 20차례의 이산가족 상봉과 7차례의 화상상봉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관계 악화와 함께 이산가족 상봉의 횟수는 점점 줄었고 2015년 10월을 마지막으로 단절됐다. 4.27판문점선언에서 남북정상이 이산가족 상봉을 합의하면서 가족을 만날 희망이 다시 생겨났다.

이산가족 상봉을 상시적으로 보다 대규모로 실시해야 한다. 이산가족의 생사확인과 서신왕래를 전면적으로 보장하고 금강산 면회소에서 상봉을 정례 실시해야 한다. 화상상봉도 병행해서 열려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남북 당국에 지워진 책무다. 따라서 정치군사적 요인과 무관하게 확대하고 정례화해야 한다. 아울러 이산가족 상봉이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촉진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관계나 한반도정세에서 완전히 분리될 수 없는 면이 있다. 6.15공동선언으로 본격화하고 4.27판문점선언으로 재개된 점을 봐도 그렇다. 따라서 판문점선언 이행을 가속화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공동번영을 실현하는 것이 이산가족 상봉의 전면 확대와 제도화, 나아가 자유왕래를 이룰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남북 당국이 더욱 분발해주길 당부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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