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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소득주도성장론을 두고 여야 간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악화된 고용지표가 최저임금 탓이라는 야당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자영업자 폐업률이 높게 나왔다고 주장하지만,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오히려 늘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더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여러 지표는 국민이 겪는 경제적 고통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정부여당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과 해법은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의 전부가 아니다. 가계 소득의 증대가 경제성장의 선순환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소득주도성장이라면, 단지 임금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시장소득인 임금 뿐 아니라 각종 복지 급여, 연금과 같은 공적이전소득인 ‘사회임금’을 늘리는 것도 소득주도성장의 중요한 축이다. 우리의 사회임금 수준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으로, 회원국 평균의 1/3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IMF에서 인정했듯 재정 상황도 양호하니 복지를 늘릴 여력도 충분하다. 특히 노동시장이 불안정할수록 복지를 대폭 확대해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야 한다. 최저임금은 가계 소득을 늘릴 여러 수단의 하나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그 내용이 빈약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최저임금을 올려서가 아니라 여기에만 머무른 게 문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방향도 중요하다. 정책 효과가 높은 곳에 투자해야 하는데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받은 박근혜 정부의 청년인턴이나 취업성공패키지 같은 사업이 여전히 올해 예산에 포함돼 있다. 재정으로 유지되는 한시적 사업보다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를 대폭 확충하고 여기서 고용을 창출하는 데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 사회서비스는 저숙련직부터 전문직에 이르기까지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 또 사회서비스가 늘어나면 가계의 가처분소득도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사회서비스공단’이 ‘사회서비스진흥원’으로 후퇴하고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보건의료 인력 확대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이런 면에서 크게 아쉽다.

야당에서 제기하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은 수긍하기 어렵다. 글로벌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낙수효과’가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데 넓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여러 국제기구는 물론 주류 경제학자들까지 불평등 해소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심지어 박근혜 정부조차도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웠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놓고 겨뤄야 한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낡고 경직된 논리의 반복은 무익하다.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김성태 원내대표의 말이 진심이라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도 달라져야 한다.

정부와 여당도 달라져야 한다. 소득주도성장론을 채울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정책 대안 마련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 정책 후퇴를 야당 탓으로만 돌려서도 안 된다. 정부의 정책과 실천 의지가 국민에게 얼마나 호소력을 갖고 있는지도 되돌아 봐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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