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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빈의 경제정책 : 코비노믹스를 말한다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운데)와 맥도넬 그림자내각 재무장관(왼쪽). 2017.9.23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운데)와 맥도넬 그림자내각 재무장관(왼쪽). 2017.9.23ⓒAP/뉴시스

편집자주/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정치권은 여전히 혼란에 빠져있다. 그 틈새에서 성장하는 코빈의 노동당은 이제 공공연한 집권가능성을 엿본다. 코빈의 경제정책은 과연 지금의 영국, 그리고 과거의 노동당과 어떻게 다른가?

이코노미스트의 관련 기사를 소개한다. 물론 이 기사는 이코노미스트의 평소 성향에 따라 코빈과 그의 경제정책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다. 원문은 Corbynomics would change Britain—but not in the way most people think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존 맥도넬이 티타임 미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맥도넬은 영국 노동당의 소수 좌파 블럭 소속으로 30년을 보내다가 제레미 코빈이 당수로 선출되면서 2015년 노동당의 그림자내각에서 재무부장관으로 임명돼 갑자기 당 지도부에 합류했다. “자본주의의 전복을 꾀하는 것”을 취미 중 하나로 꼽던 맥도넬은 이제 런던을 돌며 재계와 금융계 인사들과 티타임을 갖고 그들의 우려를 불식하려 애쓴다.

지난달 런던에 있는 블룸버그 본사에서 금융계 인사들에게 연설한 그는 “은행가들은 나를 만날 때 자신의 기업을 국유화하고 자기들을 북쪽 어딘가로 재교육을 받으라고 쫓아보내려 하는 극단주의자를 떠올린다”고 말했다. 물론 듣던 이들은 모두 웃었다. 하지만 18개월 전까지만 해도 농담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을 ‘극좌 정권’, 그러니까 코빈과 맥도넬이 이끄는 정권의 수립은 더 이상 웃어넘길 수 일이 아니다.

노동당은 작년 총선에서 보수당의 과반을 허물었고, 현재는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 협상 때문에 쩔쩔매고 있는 보수당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노동당이 실제 정권을 장악하면 어떤 경제 정책을 펼칠까?

보수당 의원들은 좌파 노동당 정부가 세금을 인상하고 정부 지출을 늘려 경제를 엉망으로 만들었던 1970년대처럼 코빈이 영국을 다시 되돌려 놓을 것이라 경고한다. 또 어떤 보수당 의원들은 코빈이 자신이 칭찬했던 우고 차베스의 나라 베네수엘라처럼 영국을 바꿔놓을 것이라고도 한다. 물론 (베네수엘라에 넉넉한) 석유와 햇빛은 빼고 말이다.

코빈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지난 11월의 한 영상에서 “금융계 인사들은 우리가 위협적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옳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또 맥도넬은 모든 은행을 국유화하자고 주장한 바가 있고 2013년에는 자신이 ‘맑시스트’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경제정책이 중도좌파였던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전 대표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때도 있다. 지난해 나온 노동당의 성명서는 예상보다 온건했다. 코빈이 “내가 이런 얘기를 독일에서 한다면 사람들은 나를 우울할 정도로 온건하고 고리타분하다고 했을 것”이라 말했을 정도다.

코빈과 맥도넬은 마르크스 형제(미국의 유명한 가족 코미디 단체)?

코비노믹스를 짜맞추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코빈이 노동당을 이끄는 동안 그것이 변해 왔기 때문이다. 노동당 지도부의 과거 입장과 가장 최근에 나온 당 성명에 있는 온건한 정책의 차이를 보면 코빈이 이끄는 정부가 펼칠 정책이 얼마나 불확실한지 알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코비노믹스는 노동당에 대한 비판자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코비노믹스는 칼 마르크스보다는 덜 알려진 20세기 경제학자들과 더 연관돼 있다. 그리고 코비노믹스의 급진성(그렇다. 코비노믹스는 실제로 급진적이다)은 현재까지 가장 관심을 받지 못했던 부분에 있다.

경제 정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진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그리고 구조적 개혁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보수당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코비노믹스를 비판해 왔다.

좌파 진영 내에는 통화정책에 관한 급진적인 생각이 매우 많다. 2016년에 힐러리 클린턴과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싸웠던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현대통화이론(MMT; modern monetary theory)”을 받아들였다.

MMT에 따르면 통화는 국가의 산물이기 때문에 정부가 현재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재정정책을 펼칠 수 있다. 정부는 세금을 먼저 거둘 필요없이 돈을 지출할 수 있고 디폴트에 대한 걱정 없이 빚을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MMT를 따른다고 한다면 맥도넬의 측근들은 의아해 할 것이다. 코빈은 당대표를 막 맡았던 시절엔 “민중을 위한 양적 완화”(people’s quantitative easing; 공공투자를 위해 화폐를 찍어내는 것)과 같이 황당한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빈과 맥도넬이 현재 주장하는 바는 정통파에 가깝다.

노동당은 영국 중앙은행의 임무를 바꾸는 문제를 고심 중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처럼 물가상승 뿐만 아니라 실업도 다루게 해야 할지를 놓고 말이다. 또 노동당은 중앙은행의 일부 부서를 제2의 도시인 버밍엄으로 옮기는 문제도 고민 중이다. 그건 그저 상징적이겠지만 말이다.

당내 좌파는 노동당의 조심성을 짜증스러워한다. 한 저명한 좌파 이론가는 “노동당이 통화정책을 가져 본 적이 없다”고 한탄한다.

노동당의 재정정책도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노동당의 재정정책은 보수당 정권이 2010년부터 시행했던 긴축 재정을 되돌리는 걸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노동당은 연간 경상지출을 약 610억 달러 올려, 2015년 수준으로 되돌려 놓으려 한다. 또 법인세를 19%에서 25%로 인상해 2011년 수준으로 되돌리려 한다. 그리고 “영국 개혁 기금(national transformation fund)”을 만들어 공공영역의 순투자를 4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인상해 GDP의 2% 수준에서 3%로 끌어올리려 한다.

이런 정책이 합쳐져 지난 수년간 중 가장 급진적인 노동당의 정책안을 구성한다. 어찌되었건 작년 총선 결과를 생각해보면, ‘노동당의 경제정책이 베네수엘라와 비슷하다’는 비판은 유권자들에게 먹히지 않았다.

당대회에 참석한 코빈.  2016.9.24
당대회에 참석한 코빈. 2016.9.24ⓒAP/뉴시스

칼 폴라니를 보라

사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노동당의 경제 정책안 중에서 가장 덜 급진적인 부분이다. 현재 맥도넬의 경제 보좌관인 제임스 미드웨이는 “케인즈주의로는 부족하다”고 2015년에 썼다. 노동당은 영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를 지나친 긴축 재정이나 금융긴축을 너무 오랫동안 유지한 것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미드웨이 보좌관은 “모든 것을 쉽게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므로 코비노믹스의 세 번째 축은 총선 이후 그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구조개혁이다. 코비노믹스의 가장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을 이제 만나보자.

마가렛 대처 전 총리는 1979년부터 영국의 경제-사회 구조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개시했다. 대처 정권은 프리드리히 하이예크, 특히 1944년에 출판된 그의 책 ‘노예의 길’에 의거해 공공부문을 축소하고 노조를 억압했다. 그리고 국민에게 개인주의와 자기 책임이라는 이념을 주입시켰다.

노동당 지도부는 노동당식의 1979년을 원하고 있다. 물론 개인을 강조하기보다는 공동체(collective)를 부활시키면서 말이다. 기존의 노동당 정부는 주로 재분배(redistribution)에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코빈은 경제의 제도적 구조(institutional structure of the economy)를 개조하려고 한다.

1981년, 대처는 “경제는 수단이다. 목표는 국민의 심장과 영혼을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코빈주의자들도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노동당이 영국의 심장과 영혼을 어떻게 바꾸려고 하는지를 이해하려면 1944년 역작을 낸 오스트리아 학자의 저술을 봐야 한다. 그는 칼 폴라니다. 폴라니는 역사학자들이 “도덕주의적 경제학자(moral economists)”라고 느슨하게 분류한 그룹의 일부였다.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주의의 전형적인 비판은 그것이 빈곤과 불평등을 낳는다는 것이었다. 도덕주의적 경제학자들의 비판 또한 사회주의적이었다. 하지만 그 접근방식은 달랐다. 이들은 측정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개념에 초점을 맞췄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수반한다는 영혼과 도덕적 타락이었다.

폴라니의 비판은 자유주의 경제학을 향했다. 폴라니에 따르면 이들은 시장과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회의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봤다. 그러나 역사의 과정에는 호혜나 명예, 혹은 의리처럼 사회의 기반이 됐던 다른 원칙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폴라니는 사회가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면 “저항” 혹은 “반작용(counter-movement)”이 반드시 따른다고 주장한다.

폴라니의 ‘위대한 전환’은 세계사에서 유난히 격동적이었던 시기 직후에 출판됐다. 20세기 초반의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금 본위 통화에 기반한 통합된 세계 경제가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폴라니는 경제적 자유주의에는 대가가 따른다고 믿었다. 자유로운 세계 무역이 이뤄지면 많은 기업은 파산할 수밖에 없고, 금본위제를 지키자니 정부들은 고통스러운 긴축정책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이주하는 것이 일상화되면 가족이라는 끈은 쉽게 떨어지고 깊은 우정도 이루기 어려워진다.

폴라니에 따르면, 이 모든 현상은 반작용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데 그 궁극적인 형태가 파시즘일 것이라고 봤다. 이들의 해결책은 시장을 완전히 없애자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도덕주의적 경제학자들의 해결책은 시장을 연성화하는(soften) 것이다. 즉, 노동자의 협상권을 강화하고 노동자들로 하여금 경제적 결정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권의 힘을 제약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의 특정 부문을 시장 메카니즘에서 제외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GDP가 감소하고 실업이 증가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 그들은 다른 것으로 충분히 상쇄된다고 주장했다.

노동당에는 도덕주의적 경제학자들의 생각을 따르는 이들이 오랫동안 있었다. 영국의 경제사학자인 R.H. 토니는 이미 1940년대에 노동당에서 인기가 많았다. 폴라니하고 비슷한 생각을 한 토니는 자본주의가 탐욕을 부추기고 모든 이들을 타락시킨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의원이자 코빈의 멘토이기도 한 토니 벤이 1970년대에 주장한 “대안적 경제 전략”에도 도덕주의적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녹아들어 있다. 1981년의 ‘맑시즘 투데이’에 따르면 대안적 경제 전략은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널리 인식됐다고 한다. 실제로 벤 의원은 “경제 계획에는 민주주의와 대중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코빈과 맥도넬의 생각도 이런 지적인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의 지도부와는 거리가 먼 평의원 시절에 맥도넬이 썼던 글을 보면 도덕주의적 경제학의 진한 자취를 볼 수 있다. 그 중 하나에는 맥도넬이 “소비자본주의(consumer capitalism)는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하기는커녕, 건강과 행복을 희생해 가면서 개인주의를 강화할 뿐이다. 소비자본주의에는 자신이 주인이라는 허상만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쓰고 있다.

맥도넬은 2016년 토니 벤을 기념하는 콘퍼런스에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코빈의 친구들에 따르면 맥도넬은 대부분의 경제학을 벤으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한편 코빈이 “필수적인 공공 서비스에서 뽑아낸 수익으로 기업가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할 때에도 도덕주의적 경제학자들의 반(反)공리주의적 접근 방식을 엿볼 수 있다.

노동당은 지금 영국에서 “반작용(counter-movement)”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듯하다. 1980년대부터 이뤄진 규제축소와 사유화를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영국 국민의 3/4 이상이 물과 전기, 가스와 철도를 다시 국유화하는 것을 지지한다.

게다가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수백만의 국민이 얼굴도 모르는 유럽연합의 관료들로부터 “통제권을 되찾기(take back control)” 위해 경제적 번영이 흔들리는 것조차 감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지 않았던가.

폴라니에서 현재로

이런 맥락을 알면, 오늘날의 노동당이 무엇을, 왜 제안하고 있는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맥도넬의 제안으로 작년에 작성됐던 “대안적 소유 모델들(Alternative Models of Ownership)”이라는 보고서에는 노동당계 이론가들이 “경제의 민주화”라 부르는 아이디어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국유화인데, 물론 노동당은 이것이 2차 대전 이후 영국에서 이뤄졌던 국유화와는 다른 것이라고 강조한다. 허버트 모리슨의 사상에 따라 이뤄진 영국의 전후 국유화는 산업과 서비스를 운영하는 전문가 집단에게 크게 의존했었다. 맥도넬이 최근 연설에서 말했듯, 이 그룹들은 “너무 동떨어져 있었고, 너무 관료적이며, 서민들의 현실을 잘 알지 못했다.”

맥도넬 보고서는 모리슨 모델의 결과 “민주적인 검토나 논의 없이 활동하는 소수의 사적인 기업 엘리트 집단”이 탄생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 분석은 구 소련에 대한 폴라니의 생각과 비슷하다. 폴라니는 “경제 운영이 중앙집중화되면 서민은 권력을 잃게 된다”고 했었다.

그러므로 노동당은 다른 방식의 공공 소유(public ownership)를 제안한다. 서비스를 운영함에 있어 전문가 패널보다는 지역 정부와 노조, 그리고 노동자들에게 더 큰 역할을 맡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 차원에서 소유하는 수도, 전기, 가스 등의 경우 시의회가 운영에 참여하게 된다. 이 보고서는 “국가가 소유한 전력과 가스 부문의 망과 기반시설이 이런 지역적이고 공동체적인 소유 형태와 조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제안의 초기 버전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노동당이 지배하는 시의회가 있는 노팅엄이다. 2015년, 노팅엄 시의회는 비영리 가스-전기 공급업체인 ‘로빈훗 에너지(Robin Hood Energy)’를 설립했다. 로빈훗 에너지는 노팅엄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도 가스와 전기를 공급한다. 그 중 한 지역은 코빈이 거주하는 이즐링턴이다. 이즐링턴에서 로빈훗에너지는 ‘엔젤릭 에너지(Angelic Energy)’라는 브랜드를 쓴다.

로빈훗 에너지가 공급하는 가스와 전기의 가격은 사기업들의 가격보다 낮다. 로빈훗 에너지의 이사이기도 한 스티브 배틀머치 시의원은 “우리는 지방 수준의 사회주의(municipal socialism)를 재창조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한편 북서 잉글랜드에 있는 프레스턴에서는 코비노믹스의 다른 요소들을 실험하고 있다. 지역 의회와의 합의에 따라 대학과 큰 공공기관들은 조달 절차에서 지역업자들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다. 이 제도를 고안한 매튜 브라운 시의원은 이것이 공공자원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는 문제라고 말했다. “자본을 민주화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권을 잡으면, 노동당은 정부의 어마어마한 조달 예산을 이용해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 할 것이다. 공급업체들이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보다 조금 높은 액수의 생활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거나, 공급업체 대표들의 월급을 중위 노동자 임금의 20배 이내로 제한하는 식으로 말이다.

“경제민주화(democratisation)”는 또한 사기업에서 노동자의 통제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영국에는 노동자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기업이 매우 드물다. 노동자의 1% 미만이 협동조합에서 일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협동조합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설립하는지 잘 모른다. 노동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존 루이스 백화점을 좋아하면서도 말이다. 존 루이스 백화점은 협동조합에게 혜택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고 이는 종종 정치인들 - 심지어 보수당 내각의 총리였던 데이비드 캐머런을 포함해 - 에 의해 인용되는 기업이다.

노동당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간다. 노동당은 노동자들에게 “소유할 권리(right to own)”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이 권리는 만약 회사가 매각될 경우 노동자들이 우선적으로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노동당은 또한 협동조합들이 자금을 더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협동조합의 설립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자금 마련이다. 협동조합은 노동자들이 소유한 기업이기 때문에 상장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은행들은 자신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소유구조를 가진 이색적인 기업체에 대출을 해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노동당은 “영국 투자은행(national investment bank)”의 설립도 제안했다. 아마 협동조합들은 매년 200억 파운드의 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이 새로운 자금 공급원으로부터 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코비노믹스의 비용

이런 계획을 실행하려면 상당한 초기 비용이 든다.

맥도넬은 사유화된 수도나 전기, 가스를 다시 국유화하는 문제에 대해 회사 주가를 의회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을 실제로 실행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국유화를 하면 투자자들이 보상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가를 결정하기도 어렵다.

수도의 국유화에 대해 노동당이 선호하는 조사 방법을 따른 조사기관은 그것이 140억 파운드 들 것이라고 한 반면, 수도 업체들이 의뢰한 연구는 그 가격을 900억 파운드라고 했으니 말이다.

그 가격이 어떻든, 그것은 큰 규모의 경상수지 적자를 가진 나라가 외국인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 된다. 자본이 강제 수용을 우려해 해외로 떠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장기적으로 보면 국유화가 사적 소유보다 낫다는 증거도 부족하다. 물론 사적 부문이 효율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16일, 정부는 동해안 메인라인의 철도 서비스를 다시 국유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사기업들의 실패에 따른 조치였다. 하지만 영국의 철도나 수도, 전기, 가스 등이 국가의 소유였을 때에도 이들 서비스는 “효율”하고는 거리가 멀지 않았던가!

국가든 사기업이든 누가 운영을 하는지 보다는 그 서비스들이 어떻게 규제되는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노동당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별 얘기가 없다.

경제를 민주화하겠다는 노동당의 계획에 대해 더 크게 의구심이 드는 지점도 있다. 그것이 실제로 서민에게 통제권을 줄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사기업 매니저들이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공무원이나 당료들로 그냥 교체될 수도 있다. 또 경제적 효과를 우선하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에게 직책을 나줘주거나 계약건을 넘기기가 쉬워진다.

게다가 프레스턴처럼 (공공기관이) 현지 생산물만 구매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보호주의적이다. 마치 수입을 금지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역 공급자가 더 나은 지역 바깥의 공급자를 누르고 계약을 따내는 것이 전국으로 퍼지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영국은 더 가난해질 것이다.

협동조합의 경우도 그렇다. 세계적으로 어떤 나라에서도 그것이 기업을 조직하는 방식으로 확산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협동조합이 성행한다는 이탈리아에서조차 협동조합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4% 정도에 불과하다는 추정도 있다.

협동조합의 대출을 보조해주면 적자 협동조합이 탄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노동자가 기업을 소유하게 되면 서민에게 더 많은 권한이 돌아가는 반면 위험부담도 집중된다. 노동자의 월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투자금도 자신이 일하는 직장에 매이게 되는 것이다.

코빈 정권이나 지역 정부가 이런 기업이 망하도록 그냥 내버려둘까? 좀비 회사(zombie firms)들을 구제함으로써 경제 전체가 짓눌리지 않으려면 정부는 이들이 망하도록 두어야만 하는 데 말이다.

이런 것들이 코비노믹스에 대해 제기해야 할 문제들이다.

또 하나. 노동당의 비판자들이라면 코비노믹스의 철학적 기반도 염두에 둬야한다. 그러니까 코비노믹스의 지지자들에게 ‘비효율성’을 들어 정책들을 비판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사람들이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했던 경고들은 유럽연합으로부터 주권을 되찾고자 했던 이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그런 것처럼 코빈의 계획이 모두가 더 가난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해도, 경제의 “통제권”(take back control of the economy)을 되찾으려는 유권자를 설득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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