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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설에 미국 눈치볼 이유 없다

정부가 이르면 내주 쯤엔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설된다고 밝혔다. 그 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대북제재 문제와 연관이 없다는 판단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것이다. 이미 다소 늦었다는 말을 들을 만하다. 이제 다음 달의 평양 회담을 앞두고 공동연락사무소가 열리는 건 환영할 일이다.

남북이 연락사무소를 운영하는 건 애초부터 논란이 될 이유가 없는 일이다. 판문점 선언에서는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해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했는데 이는 남북관계 발전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연락사무소에 남북의 책임있는 당국자가 상주한다면 남북간의 협의와 협력에서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문제를 삼아온 일부의 주장은 이 연락사무소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를 위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연스레 미국 등 국제사회에게 ‘제재예외’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하지만 대북제재의 정당성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그 목적이라고 할 비핵화와 연락사무소는 전혀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남북 사이의 대화와 협력이 발전하면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악영향을 끼칠 일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몇 명의 당국자가 상주하게 될 연락사무소가 문제라면 평양에 존재하는 외국의 대사관들도 하나같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평양에는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겸하고 있는 스웨덴을 비롯해 24개 대사관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 대사관 직원들의 생활에 들어가는 비용은 당연히 각국이 부담하고 있다. 이를 놓고 대북제재를 위반한다고 주장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실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는 미국의 마음대로 가져다붙이는 자의적 조치다. 자신들은 무엇이든 해도 되고, 주변국들은 자신들의 동의를 받아야 뭔가 할 수 있다는 식이 지금 대북제재의 현실이다. 오랜 시간 동안 미국과 동맹을 유지해 온 우리로서 미국과 어느 수준까지 협의할 필요는 있겠지만, 이를 무슨 ‘허가장’처럼 생각할 이유는 없다. 미국도 싱가포르 성명에서 판문점 선언에 대해 추인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민족 문제는 결국 민족 당사자간에 해결해야 한다. 이런 원칙이 확고하지 않으면 앞으로 남북 사이에 어떤 문제도 제 때 해결하기 힘들어진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설이 7.4공동성명 이래 모든 남북간의 합의에서 확인되어 온 자주적 원칙을 재천명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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