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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NATO의 품을 떠날 수 있을까?

NATO 동맹국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터키의 NATO 가입을 취소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터키와 미국의 관계는 수십 년 만에 최악이다. 반면 이란과 러시아와의 관계는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고, 터키가 중국의 도움으로 금융 위기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통적인 파트너들의 가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고 다른 곳에서 친구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NATO에는 터키가 없는 것이 나을까? NATO에서 그렇게 오랜 동맹국을 추방하는 것이 가능할까?

에르도안은 지난 한 해 동안 거의 의도적으로 그의 군사 파트너들을 적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에르도안은 중동에서 무슬림 형제단을 비롯한 이슬람 운동 세력들을 지원했고,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이슬람국가(IS)와 싸우는 쿠르드족에 맞서기 위해 시리아에 병력을 파견했다.

그는 작년에 러시아산 S-400 대공 미사일을 구매하는 계약을 모스크바와 체결했고, 러시아·이란과 함께 시리아 평화안을 제안했다. 게다가 에르도안은 미국의 새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무역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 발표했다.

또, 에르도안 대통령은 여전히 체포된 미국 목사를 석방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터키인들을 체포하면서 시작된 미국과의 이번 갈등을 악화시켰다.

NATO정상회의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오른쪽). 가운데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2018.7.11
NATO정상회의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오른쪽). 가운데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2018.7.11ⓒAP/뉴시스

계속 악화되는 미국-터키 관계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년 전 오바마 정권의 존 케리 국무장관은 2016년 실패한 쿠데타 시도 이후 에르도안이 시작한 숙청 작업을 멈추지 않으면 NATO에서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이로 인해 투옥되거나 해임된 군 장교와 판사, 교사와 언론인은 18만 명에 이른다.

트럼프 정권의 태도는 더 강경하다.

미국 상원은 NATO의 통합 무기 체계를 위협하는 터키의 러시아 미사일 구매에 분개해, 최신 F-35 전투기를 사겠다는 터키의 요청을 거부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목사 앤드루 브런슨이 가택연금에서 풀려날 때까지 터키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20~50%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에르도안은 “터키를 무릎 꿇게 하려는 미국의 시도”라며 맹비난했다. 또 그는 “(미국이) NATO에 함께 있으면서 전략적 파트너의 등에 칼을 꽂았다”고 트럼프를 비판하며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락한 배후에는 서방 국가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터키는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의 NATO 동맹국들과도 격렬히 싸우고 있다.

작년에 에르도안은 독일과 네덜란드가 나치처럼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독일과 네덜란드가 터키 장관들이 유럽에 거주하는 터키인들에게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홍보하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다.

에르도안은 유럽연합의 인권 개선 권고를 묵살하고, 유럽으로 가는 이민자를 제한하기 위해 맺은 유럽연합과의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물론 NATO는 “터키의 NATO 회원 자격을 논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에르도안이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직후 나왔다.

하지만 이 독재적인 터키의 지도자가 서방에서 결정적으로 방향을 돌려 그의 동맹국을 NATO에서 러시아와 중국으로 대체하려 한다는 의심은 예전하다.

NATO에서 터키는 여전히 중요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을 포함해 미국 신문사들이 터키의 추방을 주장하고 있지만, NATO에는 NATO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회원국을 징계하거나 추방할 메커니즘이 없다. 그 어떤 NATO 회원국도 이 동맹을 떠난 적이 없다.

프랑스가 1966년에 통합 군사 명령 체계에서 탈퇴해 43년간 돌아오지 않은 적은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당시 ‘소련의 팽창주의를 억제하려는 군사적 연대’라는 NATO의 일차적인 목표에서 스스로를 제외했지만, NATO의 정치적 틀 안에는 잔류했고, 다른 회원국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NATO 본부가 터키의 탈퇴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1952년 터키는 그리스와 함께 NATO에 가입해 창립 당시의 12개국과 결합했으며, 이후 NATO의 동남권역에서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지켰다. 터키는 NATO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군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터키는 수년간 소련을 억제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터키는 이란, 이라크, 파키스탄, 영국과 함께 바그다드 조약의 창립 멤버였다. 이 조약은 소련의 아시아 팽창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란에서 혁명이 일어나 1979년에 이 조약이 해체되기 직전까지 그 본부는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 있었다.

1960년대에는 미국이 터키에 러시아를 향하는 미사일을 배치해 이에 자극을 받은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하기도 했다.

터키 남부에 있는 인지를릭(Incirlik) 공군 기지는 여전히 NATO에게 중요한 기지이다. 미국 역시 첫 번째 이라크 전쟁 이후 사담 후세인을 피해 도망친 쿠르드족 난민들을 돕기 위해, 그리고 이슬람국가(IS)와의 싸움을 위해 인지를릭 공군 기지를 이용했다.

터키가 최근 NATO의 인지를릭 공군 기지 이용을 제한했지만, 거기에는 여전히 5천명의 미 공군이 주둔하고 있고 약 50개의 수소 폭탄과 전술 핵무기가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 몰락 이후 사라진 ‘봉합’의 명분

터키가 NATO에 가입할 당시 NATO는 회원국들에게 민주주의나 인권에 대한 어떤 기준도 제시하지 않았다. 심지어 당시 포르투갈은 파시스트 독재 국가였다.

1999년 구 공산권 국가들이 가입할 때가 되어서야 NATO는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현재의 터키는 그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NATO가 회원국에게 민주주의를 요구한 적은 없었다. 터키의 민주주의는 쿠데타로 인해 여러 번 전복됐지만 NATO 회원국 지위에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터키가 같은 NATO 회원국과 전쟁을 벌일 뻔한 적도 있다. 터키는 영유권 문제로 에게해 상공의 그리스 비행기들을 계속 괴롭혀 왔고, 1987년과 1996년에는 이것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뻔했다. 또 터키는 키프로스에서 그리스가 지원한 쿠데타가 성공하자 1974년 키프로스를 침공해 북부 지역의 점령했다. 이로 인해 그리스를 비롯한 NATO 회원국과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질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갈등은 소련 공산주의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늘 봉합됐다. 그런데 이제 그런 이데올로기적인 공동 목표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2015년 터키가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했을 때 잠시 끊어지긴 했지만, 터키는 러시아와 긴밀한 경제적, 정치적 관계를 발전시켜왔고 양국 간의 관광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터키가 NATO와 멀어지도록 격려해 왔다.

에르도안과 NATO의 갈등은 지도자의 개인적 성향이라는 측면이 크다.

에르도안은 터키에서 실패한 쿠데타 시도가 있었을 때 NATO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격분했고, 그 쿠데타의 배후에 있다고 믿는 페툴라 귈렌(터키에서 추방당한 이슬람 성직자)을 인도하지 않는다고 미국을 거듭 비난했다. 에르도안은 중동에서 이슬람주의를 장려하려는 자기 노력을 NATO가 막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실패한 쿠데타 시도 이후 NATO에 파견된 터키 군 장교들 몇몇이 망명을 요청하거나 그리스로 도망쳤는 데 이 역시 에르도안의 분노를 샀다.

물론 터키 군대는 여전히 NATO와 강력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터키군은 에르도안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터키가 NATO의 회원국으로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나토 당국자들로서는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터키가 친구라면, 그러면 적은 누구인가?”라고 말이다.

기사출처:Where next for Turkey in Nato?

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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