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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용 충격’ 벗어나려면 소득주도성장 제대로 추진해야

통계청 고용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 증가가 3월 11만명, 4월 12만명, 5월 7만명, 6월 10만명이다가 7월 5천명으로 뚝 떨어지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참사, 고용 충격이라는 기사가 쏟아졌다. 대통령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직을 걸고 일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매우 심각한 분위기다. 야당과 보수 언론은 이것이 다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규제완화 등 기업주도성장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용 상황이 좋은 지 나쁜 지를 판단하는 지표는 실업률과 고용률이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참가자 중 실업자 비율이다. 국제비교 통계를 만드는 OECD는 고용률을 15~64세 인구 대비 취업자 수 비율로 잡는데, 한국은 이와 함께 15세 이상 인구 대비 취업자 수의 비율도 고용률 지표로 중요하게 본다.

실업률은 약간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예를 들어 일자리가 없어 취업을 포기했던 실망 실업자는 비경제활동인구여서 실업 통계에서 빠지지만 경기가 좋아져 일자리를 다시 찾기 시작하면 실업자로 분류되기에 경기 호전에도 실업률 통계는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노동시장 상황을 판단할 때 고용률이 실업률 통계보다 더 중시된다.

취업자 및 고용률 추이
취업자 및 고용률 추이ⓒ통계청

박근혜 정부의 건설 경기 부양으로 2017년 고용 개선 효과
2015·2016년보다 높은 현재 고용률, 고용 위기 주장 적절하지 않아

고용률은 2018년 6월 61.4%, 7월 61.3%로 2017년 6월 61.5%, 7월 61.6%에 비해 각각 0.1%p, 0.3%p 하락했다. 6월 고용률은 전년에 비해 거의 변화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7월 0.3%p 고용률 감소는 상당히 큰 폭이어서 고용 충격이라고 할 만하다.

2017년 2분기, 3분기 고용 상황은 박근혜 정부의 ‘빚내서 집사라’ 정책에 의한 건설 경기 부양으로 건설업과 부동산업 고용 상황이 최고점이었던 이례적 시기였다. 즉 2017년 7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1만명 증가했는데, 그 중 건설업에서 10만명, 부동산업에서 7만명 증가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 이전 고용률을 보면 2015년 7월 61.1%, 2016년 7월 61.2%로 지금의 61.3%보다 낮았다. 그러므로 현재 고용률은 2017년에 비해 낮을 뿐 2015년, 2016년 보다 높아 지금 고용 위기라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 지표를 보면 2017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30만명 정도 되던 것이 2018년 3월 11만명, 7월 5천명 증가로 나타났기에 사람들이 고용상황을 심각하다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 취업자 수 증가 둔화는 인구구조 변화, 건설 경기 둔화, 중국인 관광객 감소, 조선업·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한 것이다.

먼저 인구구조 변화를 보면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2016년 전년대비 18만명 증가했는데 2017년 정체 상태에 들어가고 2018년 7월 전년대비 7만 4천명 감소했다. 즉 생산가능인구 추세가 2017년을 정점으로 해 증가에서 감소로 완전히 바뀐 것이다. 2018년 7월 고용률이 각각 75.5%, 79.1%인 30대와 40대 핵심 생산 인구는 전년 대비 12만명, 10만명 감소하는데 반해, 고용률이 41.6%에 불과한 60대 이상 인구는 전년 대비 53만 6천명이나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취업자 수 증가 둔화는 불가피하다. 생산가능인구가 18만명 이상 증가하던 2015년, 2016년에 전년대비 취업자 수 증가가 30만명이었다. 2017년 생산가능인구가 정체상태에 들어가면 취업자 수 증가도 큰 폭으로 하락해야 하지만 실제로 2017년 상반기 취업자 수 증가는 여전히 30만명에 달했다. 그 이유는 앞에서 말했듯이 건설업과 부동산업 고용이 이전에 비해 이례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즉 건설업·부동산업의 전년대비 취업자 수 증가는 2015년 7월 6만명, 2016년 7월 5만명에 불과했던 것이 2018년 7월 17만명으로 전체 취업자 증가 31만명의 55%에 달할 정도였다. 따라서 2017년 상반기 건설·부동산업 취업자 수 증가가 2015~2016년과 비슷한 5~6만명 수준이었다면 2017년 상반기 취업자 수 증가는 30만명이 아니라 20만명 수준이었을 것이다. 즉 2017년 상반기 고용률과 취업자 수 증가가 이례적인 것이지 2015년, 2016년에 비해 2018년 상반기 고용 상황이 이례적으로 악화된 것은 아닌 것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빈곤율이 46%에 달하는 노인 인구 증가는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조업의 취업자 수 감소는 조선업·자동차산업 구조조정에 의한 것이며, 조선업·자동차산업을 제외한 제조업 고용상황은 예년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

도소매, 음식숙박업, 시설관리업 등의 고용 감소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고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규모와 금리 인상 부담, 고소득층 해외 소비 증가, 해외 직구 증가에 의한 소비 위축의 여파도 크다. 그리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가 2018년 1월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고 경비노동자가 많은 서비스업 단순노무직도 증가하고 있어 자영업과 시설관리업 고용 감소가 최저임금 때문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

고용 위기가 최저임금, 소득주도성장 때문에 발생했다는 보수 언론과 야당의 주장은 통계적 근거가 취약하다. 그러나 고용률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자리 정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는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를 통한 사람중심경제 실현은 고용률 개선 없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중·하층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중·하층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뉴시스

최저임금 인상 통한 1차 분배만으론 한계 뚜렷해
2년 연속 긴축재정으로 내수와 고용 위축시켰던 거시경제정책

문재인 정부가 중소벤처기업부를 만든 것은 대기업 중심의 혁신만이 아니라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도인데, 최근 대법원 판결을 앞 둔 삼성 이재용 회장을 굳이 만나 투자 확대를 요청하고 규제완화를 추구하는 등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닮아가고 있고, 본래 의도의 혁신성장은 성공의 싹도 보이지 않는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1차 분배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재벌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가맹본사의 갑질 등 불공정거래를 막아 소득흐름이 대기업에서 1, 2, 3차 하청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가맹점 자영업자로 내려가도록 해야 소득분배가 개선될 수 있는데, 집권 2년차에도 공정경제의 성과는 내세울만한 게 없다.

소득주도성장은 가계소득 증가와 소비 확대, 고용 증가의 선순환을 추구하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선순환은 사회복지를 늘리는 적극적 재정정책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과 포용적 복지국가를 추진하려면 적극적 재정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더욱이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에 의해 기업이 겪는 비용 상승 압박을 완충하려면 내수를 확대하는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그런데 2017년 14조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했고, 2018년 국세 진도율을 보면 2017년보다 더 좋아 20~30조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문재인 정부는 사실상 2년 연속 긴축재정을 폄으로써 오히려 내수와 고용을 위축시키는 거시경제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고용률이 개선되지 않은 것은 보수 언론이 주장하듯이 최저임금이나 소득주도성장 정책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포용적 복지국가, 적극적 재정정책 등 당초 공약한 정책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집권 2년 차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당초 약속한 정책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실적을 내지 못하는 부처에 대해서 엄정한 평가와 조치를 해야 할 시점이다.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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