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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 외교수장 통화 놓고도 ‘대화 vs. 압박’으로 강조점 달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자료 사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자료 사진)ⓒ김슬찬 인턴기자

한미 양국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전격 방북 취소를 계기로 전개되는 한반도 상황을 놓고 미국은 ‘대북 압박 유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대화 모멘텀 유지’에 방점을 두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27일(이하 현지시간)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4일, 폼페이오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대북 ‘관여(engagement)’에 관한 후속 조치들을 논의하기 위해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어 “두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달성하는 데 한미 양국이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장관은 긴밀한 조율을 유지하기로 약속했으며,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압박(pressure)이 유지돼야 한다는데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의 이러한 발표는 양국 외교 수장이 전화 통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해 전념하면서, 특히 ‘비핵화 달성 때까지 압박을 유지’하겠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우리 외교부는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외교 수장의 전화 통화 사실을 전하면서,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연기 및 향후 대응 방향에 관해 중점 협의했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 간 긴밀한 조율 하에 향후 대응 방향을 함께 모색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우리 외교부는 이어 “강 장관은 남북·북미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철저히 이행해 나가기 위한 한미 양측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폼페이오 장관은 굳건한 한미공조를 계속 확고히 해나간다는 미국 측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양측 간 각 급에서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즉, 우리 외교부는 발표에서 ‘대북 압박 유지’는 언급이 없고, 또 미국이 강조하고 있는 ‘북한 비핵화(FFVD)’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으로 명기하고 있어 서로 강조점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 관례상 각국이 자국 장관의 전화 통화 내용에 관해 발표하는 것은 특별히 상호 간에 합의 등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각국은 자국 정부가 강조하기 위한 점만 내세우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다. 하지만 이러한 측면에서 보더라도 한미 양국 정부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놓고도 서로 강조점과 입장 차이를 분명히 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미 국무부는 27일 ‘폼페이오 장관 방북 취소 후에도 한국 정부의 연락사무소 계속 추진’과 관련해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변인 명의의 답변에서 “남북관계의 진전은 북한 비핵화의 진전과 ‘반드시 보조를 맞춰서’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남북관계의 개선은 북한 핵 프로그램 해결과는 별개로(separately) 진전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의 전격 방북 취소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트윗에 더 보탤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미 국무부가 거듭 이러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은 남북연락사무소 개소가 미국의 ‘대북 압박 유지’ 정책에 반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에 관한 우려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관해 익명을 요구한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미 간에 충분한 조율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통일부 입장에서는 남북연락사무소 개소를 추진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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