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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두환을 반드시 법정에 세워야 한다

전두환씨가 알츠하이머 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5.18 관련 재판에 불출석 통보했다. 2013년 진단을 받았고 지금까지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90세를 바라보는 고령 때문에 인지 능력이 현저히 저하됐다는 것이 불출석 이유다. 사실로 인정하기도 어렵고, 일부 사실이라 해도 전씨의 불출석 사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그가 저지른 수많은 악행과 그로부터 불거진 대참사에도 그는 반성은커녕 여전히 역사와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데 법원 출석마저 질병을 이유로 거부하는 것이 용인될 수는 없다.

일단 최근까지 드러난 사실로만 봐도 전씨는 알츠하이머 병으로 고통받아온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지난해 대선을 포함 세 번의 전국선거에 제 발로 걸어 나와 투표를 했고 불과 2년 전에는 대구에서 장세동 전 경호실장과 함께 연이틀 골프를 쳤다. 문제가 된 자서전 집필을 끝낸 것은 지난해 봄이었다. 누가 봐도 출석 거부를 위한 꾀병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전씨의 범죄혐의다. 전씨는 자서전에서 ‘광주사태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하여 사자명예훼손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권력을 잡기 위해 불법적으로 계엄군을 동원했으며 광주 시민을 학살하고 수천명의 학생과 재야인사들을 악랄한 고문과 폭행을 가하고도 그 죗값을 채 치르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최근까지 자서전을 통해 자신이 떳떳하고 아무 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5.18단체의 끈질긴 노력, 언론의 취재와 대통령의 지시로 최근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기총소사가 사실임이 확인됐고 전씨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임이 또 한번 드러났다. 1995년 5.18특별법에 따른 군관계자들 검찰조사결과에 따라도 당시 전두환의 발포명령을 볼 수 있는 친필메모를 보았다는 증언도 있었다. “다수의 희생이 있더라도 광주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라”고 쓰여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국방부장관 주영복도 “전두환의 지시로” 자위권(발포명령)이 발동됐다고 인정했다. 또한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전투기들이 공대지 폭탄을 장착하고 사천 비행장에서 대기했다고 한다. ‘공대공’이 아니고 ‘공대지’라면 폭탄을 광주시내에 쏟아붓겠다는 계획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광주를 생지옥, 불바다로 만들더라도 쿠데타를 성공시켜야겠다는 흉폭한 지배자의 모습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의 추가적인 범죄혐의가 정부기관에 의해 입증된 만큼 그의 출석여부가 사법절차 상 반드시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온 국민은 그가 역사의 법정이 아닌 실제 대한민국의 법정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범죄혐의가 모두 확인된 용서받기 어려운 범죄자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용서해준다는 것은 국민의 법 감정을 넘어 대한민국에 과연 정의가 살아 있느냐 하는 근본적인 의문에 봉착할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부작용을 감수해서라도 전씨를 반드시 법정에 세워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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