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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사진결혼’을 아십니까...국립극단, 연극 ‘운명’ 무대화
연극 ‘운명’
연극 ‘운명’ⓒ국립극단

1920년대 쓰인 작품이 2018년도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국립극단이 9월에 올릴 예정인 연극 ‘운명’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연극 ‘운명’은 국립극단이 지난 2014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기획 시리즈의 일환으로 올리는 작품이다.

윤백남 작가는 1920년대에 ‘운명’을 썼는데 공교롭게도 먼 과거나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닌 당대 이야기, 즉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작품의 배경으로 희곡을 썼다. 당시 조선인들은 정치, 사회, 문화 등 일제의 통제 하에 놓여 있었고 경제 상황은 최악이었다. 조선인들은 자유롭고 새로운 삶을 꾸리기 위해 하와이로 이주했다. 윤백남 작가의 ‘운명’은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하여 ‘사진결혼’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국립극단에 따르면 ‘운명’은 1920년대 흔히 있었던 하와이 사진 결혼의 폐해를 드러내려는 사회적인 의도로 창작됐다. 극중 등장하는 주인공 박메리는 이화학당 출신의 여성으로 아버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박메리가 결혼 전 볼 수 있었던 것은, 하와이에 있는 양길삼의 사진뿐이었다. 박메리는 사진만 본 채 하와이로 건너가 양길삼과 결혼을 하게 되고 생각과 전혀 다른 참혹한 결혼생활로 불행해 한다.

1920년 하와이라는 시기와 배경은 분명 2018년 대한민국과 다르다. 하지만 희망을 찾아 떠난 곳에서 시대가 낳은 비극을 온 몸으로 이겨내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발자취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극 ‘운명’은 이주민 부부의 대사를 통해서 당대 조선인들의 삶의 모습을 비춘다.

윤백남 작가는 극작가이자 소설가, 영화감독으로 활동했다. 주요 작품으로 희곡 ‘운명’, 연극 ‘등대지기’, ‘기연’, ‘제야의 종소리’, ‘국경’, 소설 ‘몽금’, ‘대도전’, ‘낙조의 노래’, ‘사변 전후’, ‘추풍령’, 영화 ‘월하의 맹서’, ‘운영전’ 등이 있다. 그의 초기 작품들의 경우, 한국 연극사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한편, 국립극단은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기획 시리즈를 통해서 ‘국물 있사옵니다’, ‘산허구리’, ‘가족’ 등 주옥같은 작품이지만 현대 관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희곡들을 선보여 왔다.

이중 ‘운명’은 9월 7일~29일까지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 볼 수 있다. 극단 죽죽의 대표이자 제1회 연강예술상 공연부문 수상자인 김낙형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양서빈, 홍아론, 이종무, 박경주, 이수미, 주인영, 박가령 등이 출연한다.

김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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