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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명박과 조현오가 기획한 쌍용차 살인진압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국가폭력 범죄들 가운데 다시 돌려보기 싫은 장면을 꼽으라면 둘에 하나는 2009년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살인적 진압을 떠올릴 것이다. 평화로운 평택에 갑작스레 엄습한 대규모 정리해고의 위협, 자본의 편만 드는 공권력이 시시각각 조여오던 생존권의 위기에 쌍용차 노동자들은 저항했고, 우리 국민들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함께 살자'며 뜨겁게 연대했다.

그러나 결말은 참으로 처참한 것이었다. 살려달라는 노동자들을 맞이한 건 인명까지 앗아갈 만큼 아찔한 진압에 나선 이명박 정권의 경찰이었다. 힘없이 결박된 노동자들마저 무자비하게 두들겨 패는 장면이 방송을 통해 중계될 때 국민들은 차마 고개 들 수 없었다. 쌍용자동차 공장 옥상은 마치 생포된 적군의 포로를 폭력으로 유린하는 점령군의 야만스런 전장 같았다.

그로부터 9년이 흘러서야 그 끔찍하고 공포스러웠던 진상이 일부 공개되었다. 28일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는 당시 쌍용차 파업에 대한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규정에 맞지 않게 대테러 장비와 인력이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심장 발작을 일으킬 수 있는 테이저건은 노조원의 얼굴을 향해 발사돼 꽂혔고 다목적 발사기로 스펀지탄과 고무탄까지 난사되었다. 더군다나 경찰은 20만 리터가 넘는 최루액을 마구 뿌렸다. 이 최루액에는 2급 발암물질인 CS와 디클로로메탄이 함유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이처럼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살상무기를 힘없는 국민을 향해 마구 사용한, 이 잔인무도한 진압을 최종 지시한 장본인은 누구였단 말인가. 진상조사위는 이명박의 청와대를 직접 지목했다. 또 이 사태를 실질적으로 지휘한 조현오 당시 경기경찰청장은 상관이었던 강희락 전 경찰청장에게 알리지 않고 청와대의 직접 승인을 받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부도덕한 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이 마구잡이 진압은, 그러나 이후 쌍용차 노동자들이 겪을 고통의 서막에 불과했다. 그때의 트라우마와 가중된 생활고로 지금까지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복직 문제를 놓고 되풀이된 사측의 경솔한 번복에 아직도 일터로 돌아가지 못한 이들이 119명이다. 그런데도 살인 진압의 책임이 있는 경찰은 적반하장으로 16억 7000만 원의 손배소를 노조 앞으로 걸어놓고 있다.

이쯤 놓고 보면 쌍용차 파업 진압 유혈사태와 여태 이어져 온 노동자의 희생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청와대와 민중의 지팡이여야 할 경찰이 공모해 벌인 대살인극이었다.

이제 늦게나마 진실이 밝혀졌다면 그 대책도 엄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우선 책임만 인정하고 처벌은 언급 안 한 진상조사위 활동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알 만한 여러 사실들이 새 정권 들어 공론화된 것에 불과하다거나 만시지탄이라며 한숨만 쉬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이미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과와 처벌은 물론이고 조현오 전 청장의 구속수사부터 시작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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