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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딜 브렉시트(?) : 영국과 유럽이 아무런 합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브뤼셀에서 열린 EU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미닉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왼쪽)과 마이클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 2018.8.21
브뤼셀에서 열린 EU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미닉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왼쪽)과 마이클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 2018.8.21ⓒAP/뉴시스

지난 23일 영국 정부가 일련의 문서를 발표했다.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과 둘의 관계를 어떻게 재설정할지 합의하지 못할 경우 영국 정부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다룬 문서들이다.

영국 정부가 내놓은 건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에 관한 70여개의 문서 중 25개다. 여기엔 금융서비스부터 핵물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망라된다.

7개월 후면 영국은 유럽연합을 탈퇴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몇 주간 영국이 유럽연합과 어떤 합의도 못한 채 유럽연합을 탈퇴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그래서 영국과 유럽연합 간의 무역과 안보 협조가 심각할 정도로 약화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의 상황

영국은 2016년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51.9%의 찬성으로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테레사 메이 총리는 2017년 3월 29일, 유럽연합에 영국의 탈퇴를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그날부터 2년간의 협상 기간이 시작됐다. 어떤 조건으로 영국이 탈퇴할지를 결정하기 위한 협상이다.

협상단에 의하면 오는 10월까지 합의가 이뤄져야 영국 의회와 유럽연합의 나머지 27개 회원국이 영국과 유럽연합의 미래 관계에 대한 최종 합의안을 승인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이론상 현재까지 합의된 내용

지난 해 12월, 영국과 유럽연합은 탈퇴의 첫 조건들에 합의했다. 이로써 협상단은 영국의 탈퇴 이후 영국-유럽연합 관계에 관한 논의를 할 수 있게 됐다.

합의된 첫 조건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영국에 거주하는 3백7십만명의 유럽연합 시민들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에서 거주할 수 있고, 유럽연합에 사는 1백2십만의 영국 국민도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에 계속 거주할 수 있다.

또, 영국은 회원국이었을 당시 했던 분담금 약속들에 따라 유럽연합에게 ‘위자료’를 줘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그 액수가 52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가장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은 따로 있다. 영국은 유럽연합과 육지로 맞닿은 유일한 국경지대인 북아일랜드(영국의 자치주)와 아일랜드(유럽연합 가입국)의 경계선에 출입국 검사와 세관 검사를 시행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이 약속은 북아일랜드의 평화 협상 과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약속 때문에 메이 총리는 주권과 영토통합에 대한 문제제기를 받을 수밖에 없다. 메이 정부는 소수 정부라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Democratic Unionist Party)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다.

이 문제들에 대한 합의가 원칙적으로는 이뤄졌다. 하지만 양측이 승인한 문서에는 “모든 것이 합의되지 않는 한 아무것도 합의된 것이 없다(nothing is agreed until everything is agreed)”고 명시돼 있다. 쉽게 얘기하면, 이 합의들이 이행되려면 양측의 미래 관계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논의해야 할 문제들

무역과 안보 협력, 이민 문제를 포함해 브렉시트 이후의 양측 관계에 관한 모든 것은 여전히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영국 기업들이 5억 인구의 유럽연합 시장에 어떤 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가이다. 영국은 “가능한 한 제약 없는 무역”을 원하지만 유럽연합은 영국이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을 포함한 유럽연합 규정들을 따르지 않는 다면 무관세 무역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증가하는 이민자가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미친 영향이 상당했기 때문에 영국은 이런 조건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게다가 영국 정부는 이미 영국의 국경, 법과 경제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영국은 양측의 경제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의 깊은 관계를 감안해 유럽연합이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국은 안보나 과학기술 연구 등과 같은 분야에서 양측이 계속 협력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연착륙을 위해 과도기를 두는 것은 어떤가

영국은 2020년까지의 과도기, 즉 현재 유럽연합의 규정을 2020년까지 지키면서 기업과 국민에게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기를 두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또한 아직까지는 논의 의제로 결정된 바가 없다.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질 경우 식료품과 의약품 부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있다. 영국의 도미닉 랍 브렉시트 장관은 “영국은 꼭 브렉시트의 리스트를 통제하고 기회를 붙잡을 것”이라며 영국에서 샌드위치 재료를 비롯한 주식이 부족할 수 있다는 언론의 보도들을 일축했다.

23일에 무슨 일이 있었나

23일, 영국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질 경우 국민과 기업, 기타 단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비상대책 문서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야권은 이것이 정부가 어떤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국민에게 이를 지지하도록 하기 위한 술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이것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신중한 조치일 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기사출처:AP Explains:A look at where the UK is in terms of Brexit

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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