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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해찬 대표의 종부세 강화론, 실천으로 옮겨져야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이해찬 대표가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30일 열린 고위 당정협의에서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 등에 대해선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 정부에서도 강력히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정부가 7월 내놓은 세법개정안으로는 최근의 부동산 폭등을 막을 수 없고, 여당이 주도해 대책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대표의 제안은 전향적이다. 현 정부 들어 지난해 8·2대책을 내놓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지 못했다. 경기 등락에 맞추어 그때그때 조정되는 규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투기 세력들은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정부대책이 실효성을 잃기를 기다린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보유세에 초점을 맞춰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게 더 실효성이 있으며, 국민의 조세 정의 감정에도 부합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최근 서울 집값이 오른 데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개발계획 발표가 도화선이 되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정부 정책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보유세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무산되자 때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이 다시 집을 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언 발에 오줌누기’ 수준에 그친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권고안과 그마저 약화시킨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시장에 준 신호는 이처럼 명백했다.

정부는 그 동안 종부세 인상이 일부 기득권층의 조세 저항을 불러 정권의 기반을 흔들 것을 우려해왔다. 참여정부 시절 크게 정치쟁점화 했던 경험도 이런 우려에 힘을 싣는 이유였다. 하지만 보유세 개혁없이 부동산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낮은 보유세는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조세 형평성을 해친다. 실제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미국이나 캐나다, 일본보다 크게 낮고 OECD 평균에 비해서도 절반 정도다. 보유세 인상의 여력이나 명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조세 저항만 놓고 보더라도 참여정부 시절과 전혀 여건이 다르다. 참여정부 시절 경제민주화는 일각의 급진적 주장으로 간주되었지만,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시대정신으로 부각되었다. 대선 후보 시절 박근혜씨가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놓은 것만 봐도 그렇다. 더구나 그 때에 비해 사회양극화는 훨씬 심화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의 상황을 빗대어 보유세 강화를 포기하는 건 정치적으로도 유능한 태도가 아니다.

이 대표가 종부세 강화를 제기했지만 실제 국회 논의 과정에서는 난항이 예정된다. 야당의 극렬한 반대는 물론이거니와 정부가 여당 지도부와 잘 협조할 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인다. 하지만 종부세 강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국민은 실제 법안처리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는지 예의주시할 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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